나의 이야기

인연이라는 것은?

백수.白水 2016. 8. 31. 21:48

 

비바람이 잦아든 다저녁때 배추모종을 하고 무씨를 뿌렸다.

둘 다 공히 130여포기는 된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안다.

씨를 뿌리는 것은 사람의 몫이지만 키우는 일은 하늘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옛날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이규태코너 '풍년터부'를 보면

 

명나라말기에 지어진 요재지이(聊齋志異)란 책에 

 세상은 정의대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이 꼭 따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세상은 7의 불합리가 지배하고 있으나 3분의 이치가 행해지고 있음을 명심해야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옛 선조들의 말에 농사도 7분은 하늘이 짓고 3분은 사람이 짓는다 했음도 이 논리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뭄, 홍수, 태풍, 충해, 냉해,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예기치 않은 일이 종횡으로 밀어닥치기에 7분의 불합리와 운명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풍년터부'의 요지다.

 

이제 오늘 나는 심었으니 30%의 노력을 다 한 것이고,

잘 되고 못 되는 것 70%는 모두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말이다.

 

아래는 오늘 보일 듯 말 듯 깜박이는 18知己별에게 보낸 통신이다.

 

 

인연이란?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지만

그저 스쳐가는 것은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

 

어디선가 한번 스치듯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서로 인연이 있는가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반기게 된다.

 

스침도 우연도 그것은 하나의 점이다.

점과 점이 이어졌을 때 비로소 선이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선이 이어져야 인연으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법정스님은 진정한 인연은 최선을 다하고

스쳐가는 인연은 무심코 지나쳐라!’고 하셨다.

소중하게 가꾸어나가야 진정한 인연이 된다는 말이지...

 

가느다란 선은 쉽게 지워지고 쉽게 끊어지게 된다.

진정한 인연이 된다는 것은 굵은 선으로 이어지는 것.

소중하게 가꾸어간다는 것은

결국 점과 점 사이를 오가는 선을 많이 긋는 노력이다.

 

멍석을 펴놓으면 뒹굴며 놀 줄도 알아야지...

님에다 점하나 찍는 것,

그것은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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