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錦北正脈)구간 중 나븐들고개에서 수덕산에 이르는 길을 따라 정혜사에 다녀왔다.
광천1리 너분들고개 – 정혜사 – 수덕산(덕숭산)정상 – 너븐들고개.
산행거리는 잘 모르겠고 놀며 쉬고 거닐며 3시간 걸렸다.
집에서 맞이하는 수덕산의 여명
우리 동네는 덕산면 광천1리로, 자연부락이름이 ‘남은들’ ‘너븐들’이다.
‘넓은 들’에서 파생된 이름으로 보이나 동네 어느 쪽에도 넓은 들은 없다.
화살나무
나무가 죽는다고 그냥 썩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참나무 고사목이 꽃처럼 버섯을 피워 올렸다.
청미래덩굴. 새을(乙)선생이 물어보던 명과나무가 이것이다.
새벽에 –3도까지 내려갔던 날씨는 금세 풀어졌지만 폐 속까지 스며드는 솔 냄새가 얼마나 청량한지...상쾌하다.
우리 집에서도 보이는 너럭바위(전망바위)
소박하고 다소곳이 정갈한 절!
하얀 구절초 꽃무리로 흐드러져 벌 나비 모여들고 가을향기 가득하던
지난달 4일에 이어 오늘이 두 번째의 방문이다.
음력10월 16일부터 동안거(冬安居)가 시작되기 때문에
11.15일부터 3개월간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다.
10시쯤이라 좀 이른 탓도 있지만 오늘도 산사는 고요하고 적막하다.
텅 빈 경내를 거닐다가 전에 잠깐 스쳤던 미모의 여인을 또 다시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눴다.
서른이 되었을까말까...
외국에 사는데 고등학교 때 외국에 나가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들어와
잠시 머무르면서 일을 돕고 불교공부를 하고 있다고...
일주일후에 떠날지...좀 더 있으면서 공부하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단다.
해맑고 청초한 모습이 구절초처럼 향기롭다.
한 순간 일엽스님이 떠올랐다.
정혜사는 수덕사와 함께 559년(법왕 1)지명법사(智明法師)가 창건하였으며,
창건 이후 많은 고승대덕들이 수도한 곳이다.
1930년 만공선사(滿空禪師)가 중수한 이후 사세(寺勢)가 크게 확장되었다.
그가 이 절 선원(禪院)의 조실이 된 이래 문하에 100여 명의 승니(僧尼)가 따랐고,
현대의 불교계를 움직인 고승들을 배출하였다.
정혜(定慧)란 불교용어로 선정(禪定)과 지혜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선정(禪定)이란 한마음으로 사물을 생각함으로서
마음이 하나의 경지에 정지하여 흐트러짐이 없음을 뜻한다고 하니
주로참선수행을 지향하는 절에 정혜사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멀리 보이는 용봉산
맨 뒤로 뾰족한 백월산
스님이 손짐을 내려놓고 사진을 찍는다. 나는 내려오면서 찍었는데... 사람의 감흥은 거의 엇비슷한가보다.
전월사로 올라가는 중(스님이 아니고 中)이라고 한다.
화강암이 땅속에서 풍화를 받는 과정에서 미처 풍화되지 않은 암괴 즉 핵석이 노출되어 마치 탑처럼 쌓이거나 흔들바위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토르(tor)라 하며, 바위 밑 부분이나 측면에 암굴형태(감실모양)로 구멍이 파이는 것을 타포니(tafoni)라 하고, 바위상층부평면에 돌우물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나마(gnamma)라 한다.
타포니현상으로 생긴 자연 감실에 배낭을 집어넣으니 쏙 들어간다.
둔리 저수지. 용봉산에서도 보인다.
덕산시내
맨 뒤 가운데 봉우리가 삼준산
가야봉(좌) 원효봉(우)
정상에서 160m내려와서 이정표를 만나면 좌틀하지 말고 계속 직진해야 너븐들고개가 나온다.
이정표나 안내도에는 표시가 없다.
개머루잎에 진한 색으로 단풍이 들었다.
생강나무의 노란 단풍잎
집에 와보니 아내가 구기자를 한 바가지나 따다 놨다.
'여행 이야기 > 국내여행.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웅혼(雄渾)한 기상의 용봉산(龍鳳山) 그리고 용봉사. (0) | 2016.11.12 |
---|---|
창경궁의 쓸쓸한 가을풍경 (0) | 2016.11.11 |
단풍절정 가야봉과 석문봉 <덕산도립공원> (0) | 2016.11.08 |
오서산(烏棲山) 억새산행과 탁월한 조망. (0) | 2016.11.02 |
서산 황금산 해변트래킹 (0) | 2016.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