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이란 무엇일까

백수.白水 2012. 6. 18. 17:07

정이란 무엇일까

받는 걸까 주는 걸까

받을 땐 꿈 속 같고

줄 때는 안타까워

 

정을 쏟고 정에 울며

살아 온 살아 온 내 가슴에

오늘도 남모르게

무지개 뜨네

 

 

 

물건과 물건을 교환하는 것을 物物交換이라 하고, 서로의 노동력을 교환하는 것을 품앗이라 한다.

정확한 가치 환산은 어렵지만 둘 다 등가성(等價性)을 전제로 하며,

서로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상거래로 보는 것은 맞다.

그러나 물물교환이 쌍방 간에 물건이 오고간다면

품앗이는 노동력과 함께 둘 사이에 인정이 흐른다는 점이 다르다.

 

얼마 전에 이웃집에서 밭을 갈아 로터리를 치고 골을 내줬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내 편의를 봐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일인데

대강 성글게 해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내가 농사짓기에 편하도록 곧고 예쁘게 만들어 줬다.

남의 일을 내 일처럼 해주는 그 마음씀씀이가 얼마나 고마운지...

 

그 후 그 집 일이 몰릴 때마다 우리부부가 품앗이라 생각하지 않고 몇 차례 도와줬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은 나보고 일을 참 잘한단다.

일을 할 때 힘도 중요하지만 일의 갈피를 잘 잡아나가야 능률이 오르는 법,

내가 농담 삼아 일머리를 알아야지 꼬리를 잡고 쫓아다니면 힘든 거라했더니 다들 맞는단다.

 

고마움은 품앗이를 훨씬 넘어서는 덤으로,

그것도 한번이 아니고 계속적으로 듬뿍듬뿍 집어줘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요즘엔 미풍양속으로 여겨지던 경조부조금도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거래가 되고 말았다.

정이란 바로 덤에서 시작되는 것.

이란 무엇인가?

을 파자하면 . 파란하늘 같이 고운 마음이다.

字解대로, 사랑이요 사람의 본성이고 진리요 멋인 것이다.

 

오늘아침 우진네 할아버지가 트랙터 바가지에 쌀 40kg 한 포대를 싣고 들어선다.

되돌려 받으려고 덤을 준 것이 아닌데...

대가를 바라고 일한 것이 아니라고 손사래 쳤지만...

이란다. 자기가 농사지은 거니 먹어보라며 얼른 되돌아간다.

 

이제 밭에 물주러 나가야겠다.

참깨가 말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