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란 무엇일까
정이란 무엇일까
받는 걸까 주는 걸까
받을 땐 꿈 속 같고
줄 때는 안타까워
정을 쏟고 정에 울며
살아 온 살아 온 내 가슴에
오늘도 남모르게
무지개 뜨네
물건과 물건을 교환하는 것을 物物交換이라 하고, 서로의 노동력을 교환하는 것을 품앗이라 한다.
정확한 가치 환산은 어렵지만 둘 다 등가성(等價性)을 전제로 하며,
서로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상거래로 보는 것은 맞다.
그러나 물물교환이 쌍방 간에 물건이 오고간다면
품앗이는 노동력과 함께 둘 사이에 인정이 흐른다는 점이 다르다.
얼마 전에 이웃집에서 밭을 갈아 로터리를 치고 골을 내줬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내 편의를 봐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일인데
대강 성글게 해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내가 농사짓기에 편하도록 곧고 예쁘게 만들어 줬다.
남의 일을 내 일처럼 해주는 그 마음씀씀이가 얼마나 고마운지...
그 후 그 집 일이 몰릴 때마다 우리부부가 품앗이라 생각하지 않고 몇 차례 도와줬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은 나보고 일을 참 잘한단다.
일을 할 때 힘도 중요하지만 일의 갈피를 잘 잡아나가야 능률이 오르는 법,
내가 농담 삼아 ‘일머리를 알아야지 꼬리를 잡고 쫓아다니면 힘든 거라’ 했더니 다들 맞는단다.
고마움은 품앗이를 훨씬 넘어서는 덤으로,
그것도 한번이 아니고 계속적으로 듬뿍듬뿍 집어줘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요즘엔 미풍양속으로 여겨지던 경조부조금도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거래가 되고 말았다.
정이란 바로 덤에서 시작되는 것.
情이란 무엇인가?
情을 파자하면 靑과 心. 파란하늘 같이 고운 마음이다.
字解대로, 사랑이요 사람의 본성이고 진리요 멋인 것이다.
오늘아침 우진네 할아버지가 트랙터 바가지에 쌀 40kg 한 포대를 싣고 들어선다.
되돌려 받으려고 덤을 준 것이 아닌데...
대가를 바라고 일한 것이 아니라고 손사래 쳤지만...
情이란다. 자기가 농사지은 거니 먹어보라며 얼른 되돌아간다.
이제 밭에 물주러 나가야겠다.
참깨가 말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