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分의 이치, 그리고 7分의 불합리
북상하는 태풍이 8월 28일 오후3시쯤 이 지역을 통과한다는 기상예보가 있었는데
막상 그 시간이 됐는데도 바람은 불지 않고 비도 내리지 않기에 다행히 조용하게 지나가는 걸로 생각했다.
그러나 안도의 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밤이 되니 광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뒷산 숲은 쏴아∼ 쏴아∼임진강물이 넘실대는 소리로,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로 울부짖고, 울타리 키 큰 나무들은 미친년 널뛰듯 팔 벌리고 다리를 떨며 온몸을 내젖는다.
창문이 덜컹거리고 전기는 몇 차례 깜박대며 들락거리더니 아주 집을 나가버린다. 어둠속에서 느끼는 태풍의 위세가 더욱 세차다. 그러면 그렇지 태풍이 그리 말랑말랑한 것은 아니지...
태풍전야는 고요하다는 것, 중심인 태풍의 눈은 조용하다는 것, 후폭풍이 거세고 무섭다는 사실을 이번에야 제대로 알았다.
농작물은 어찌 될 건가?
아름드리가로수를 통째로 뽑아놓는 판에 농작물이 어디 온전하리라고...
아마도 질퍽거리는 땅에 이리저리 널부러져 무릎 꿇고 바짝 엎드리고 말았을 것이다.
“이규태 코너 / 풍년터부’라는 글에서
『세상은 정의대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이 꼭 따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세상은 7分의 불합리가 지배하고 있으나 3분의 이치가 행해지고 있음을 명심해야한다』고 명나라말기에 지어진 요재지이(聊齋志異)란 책을 인용하고 있다.
또한 우리 옛 선조들의 말에 농사도 7분은 하늘이 짓고 3분은 사람이 짓는다 했음도 이 논리와 일맥상통하며, 우리나라는 가뭄, 홍수, 태풍, 충해, 냉해,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예기치 않은 일이 종횡으로 밀어닥치기에 7분의 불합리와 운명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풍년터부'의 요지다.
농사는 짓는 것이라기보다 자연의 섭리로 지어 지는 것, 나는 3分의 이치에 따라 최선을 다했으니
잘되고 못되는 건 하늘의 뜻이고 그저 주는대로 거둘 따름이다.
이참에 태풍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나 가자.
태풍[ typhoon , 颱風 ]
중심 최대풍속이 17m/s 이상이며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가리키는 말이다.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동부로 불어온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대풍속에 따라 4계급으로 분류하며, 열대성 폭풍부터 태풍의 이름을 붙이는데, 한국과 일본은 열대성 폭풍 이상을 태풍이라고 한다.
태풍의 어원은 '태(颱)'라는 글자가 중국에서 가장 처음 사용된 예는 1634년에 편집된 《복건통지(福建通志)》 56권 〈토풍지(土風志)〉에 있다. 영어의 typhoon이란 용어는 1588년에 영국에서 사용한 예가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1504년 typhon이라 하였다. 이밖에도 아랍어에서 빙글빙글 도는 것을 의미하는 tūfān이 타이푼으로 전화된 것이라고 추측된다.
중국에서는 옛날에 태풍과 같이 바람이 강하고 바람방향이 선회하는 풍계(風系)를 '구풍(颶風)'이라고 했으며, 이 '구(颶)'는 '사방의 바람을 빙빙 돌리면서 불어온다'는 뜻이다. 아라비아의 항해자들은 이 구풍에 대한 지식을 중국인으로부터 배웠고 그 바람의 뜻을 새겨서 tūfān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1946년까지는 난양[南陽]이나 남중국 해상 등에서 발생하여 필리핀·중국·한국·일본 등으로 올라오는 맹렬한 폭풍우라고 정의했을 뿐 확실한 기준은 없었다.
1953년부터 태풍에 매년 발생순서에 따라 일련번호를 붙여서 제 몇호 태풍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괌에 있는 미국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태풍의 이름을 23개씩 4개조 총 92개로 구성하였다. 태풍의 이름을 알파벳 순으로 미리 만들어 놓고 발생순서에 따라 하나씩 차례로 사용하였다. 1978년 이전에는 여성의 이름만 사용하였으나, 각국 여성단체의 나쁜것에 여성의 이름만 붙이는 성차별이라는 항의로 남성과 여성의 이름이 함께 사용되었다. 각 조의 마지막 이름 다음에는 다음조의 첫번째 이름을 사용하며, 92개를 모두 사용하면 다시 1번부터 재사용하였다.
그러나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각 국가별로 제출한 10개의 이름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총 140개의 이름이 28개씩 5개의 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처음 1번부터 다시 사용한다.
각 나라별 제출한 이름 은 아래와 같다.
한국 : 개미 Kaemi, 나리 Nari, 장미 Changmi, 수달 Sudal, 노루 Noru, 제비 Chebi, 너구리 Noguri, 고니 Koni, 메기 Megi, 나비 Nabi
북한 : 기러기 Kirogi, 도라지 Toraji, 갈매기 Kalmaegi, 매미 Maemi, 메아리 Meari, 소나무 Sonamu, 버들 Podul, 봉선화 Pongsona, 민들레 Mindulle, 날개 Nalgae
캄보디아 : 돔레이 Damrey, 콩레이 Kong-rey, 나크리 Nakri, 크로반 Krovanh, 사리카 Sarika, 보파 Bopha, 크로사 Krosa, 마이삭 Matsak, 찬투 Chanthu, 네삿 Nesat
중국 : 롱방 Longwang, 위투 Yutu, 펑셴 Fengshen, 두지앤 Dujuan, 하이마 Haima, 우콩 Wukong, 하이옌 Haiyan, 하이셴 Haishen, 디앤무 Dianmu, 하이탕 Haitang
홍콩 : 카이탁 Kai-tak, 마니 Man-yi, 퐁윙 Fung-wong, 초이완 Choi-wan, 망온 Ma-on, 산산 Shanshan, 링링 Lingling, 야냔 Yanyan, 팅팅 Tingting, 바냔 Banyan
일본 : 덴빈 Tembin, 우사기 Usagi, 간무리 Kammuri, 곳푸 Koppu, 도카게 Tokage, 야기 Yagi, 가지키 Kajiki, 구지라 Kujira, 곤파스 Kompasu, 와시 Washi
라오스 : 볼라벤 Bolaven, 파북 Pabuk, 판폰 Phanfone, 켓사나 Ketsana, 녹텐 Nock-ten, 샹산 Xangsane, 파사이 Faxai, 찬홈 Chan-hom, 남테우른 Namtheun, 맛사 Matsa
마카오 : 잔쯔 Chanchu, 우딥 Wutip, 봉퐁 Vongfong, 파마 Parma, 무이파 Muifa, 버빈카 Bebinca, 와메이 Vamei, 린파 Linfa, 말로우 Malou, 산우 Sanvu
말레이시아 : 절라왓 Jelawat, 서팟 Sepat, 루사 Rusa, 멀로 Melor, 머르복 Merbok, 룸비아 Rumbia, 타파 Tapah, 낭카 Nangka, 머란티 Meranti, 마와 Mawar
미크로네시아 : 에위냐 Ewiniar, 피토 Fitow, 신라쿠 Sinlaku, 니파탁 Nepartak, 난마돌 Nanmadol, 솔릭 Soulik, 미톡 Mitag, 소델로 Soudelor, 라나님 Rananim, 구촐 Guchol
필리핀 : 빌리스 Bilis, 다나스 Danas, 하구핏 Hagupit, 루핏 Lupit, 탈라스 Talas, 시마론 Cimaron, 하기비스 Hagibis, 임부도 Imbudo, 말라카스 Malakas, 탈림 Talim
태국 : 프라피룬 Prapiroon, 비파 Wipha, 멕클라 Mekkhala, 니다 Nida, 쿨라브 Kulap, 두리안 Durian, 라마순 Rammasun, 모라콧 Morakot, 차바 Chaba, 카눈 Khanun
미국 : 마리아 Maria, 프란시스코 Francisco, 히고스 Higos, 오마이스 Omais, 로키 Roke, 우토 Utor, 차타안 Chataan, 아타우 Etau, 아이에라이 Aere, 비센티 Vicente
베트남 : 사오마이 Saomai, 레기마 Lekima, 바비 Bavi, 콘손 conson, 손카 Sonca, 차미 Trami, 할롱 Halong, 밤코 Vamco, 송다 Songda, 사올라 Saola
1. 태풍의 구조
최성기의 태풍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중심 주위에 나선상의 구름대가 줄지어 있음을 기상레이더나 기상위성사진 관측으로 명확히 알 수 있다. 중심부는 그 주위가 두껍고 높은 구름으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맑게 개어 있는데, 여기가 바로 태풍의 눈이다. 발달기에는 태풍의 눈의 지름이 30∼50km가 되고, 여기에는 하강기류가 있다. 따라서 상층운은 볼 수 없으나 하층에는 층적운이 있다.
발달기의 태풍의 등압선은 원형이고 중심 부근에서는 기압이 급격히 저하된다. 태풍이 육지에 상륙하기 전 해상에 태풍의 중심이 있을 때는 중심기압이 월등히 낮은 태풍도 많이 있다. 중심 가까이에서는 기압의 저하가 급격하기 때문에 일정한 기압차로 그린 등압선의 간격은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조밀해진다. 이것은 보통의 온대저기압에서 기압이 거의 일정한 비율로 저하되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태풍에 동반되는 바람은 태풍의 눈 주변에서 최대풍속이 관측된다.
이상과 같은 풍속의 분포는 태풍이 정체하고 있을 경우에는 안정되나 태풍이 이동하고 있을 경우에는 진행방향 오른쪽의 바람이 강해지고 왼쪽은 약해진다. 이것은 태풍의 이동에 의한 바람이 태풍 자신에 의한 바람에 합세되기 때문이며, 왼쪽 반원은 가항반원(可航半圓), 오른쪽 반원은 위험반원(危險半圓)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가항반원이라도 중심 부근에서는 풍속이 강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이 명칭이 적당하지 않다고 하여 선박이 피할 때의 바람방향을 고려하여 오른쪽 반원을 바람을 향한 반원, 왼쪽 반원을 바람을 등진 반원이라 하기도 한다.
태풍의 중심 부근은 주변보다 기온이 높아져 있고, 약 400km 이내에서는 비가 내리며, 중심 부근에서는 1시간에 10∼20mm의 강수량을 보인다. 그러나 태풍이 한국 부근에 접근하면 전선이나 지형의 영향이 가해져서 더 많은 비가 내린다.
2. 태풍의 발생과 구분
일반적으로 열대저기압은 열대해역에서 해수면의 온도가 보통 26℃ 이상이어야 하고, 공기의 소용돌이가 있어야 하므로 적도 부근에서는 발생하지 않으며, 남북 위도 5° 이상에서 발생한다. 또한 공기가 따뜻하고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고 공기가 매우 불안정 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과 극동지방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북위 5~20°, 동경 110~180° 해역에서 연중 발생하며, 주로 7~8월에 많이 발생한다.
전세계적으로 연간 발생하는 열대저기압은 평균 80개 정도이며, 이를 발생 해역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즉, 북태평양 남서해상에서 발생하는 것은 태풍(30개), 북대서양 ·카리브해 ·멕시코만 ·태평양 동부에서 발생하는 것은 허리케인(hurricane:23개), 인도양과 오스트레일리아 부근 남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하는 것은 사이클론(cyclone:27개)이라 한다.
이 중 오스트레일리아 부근 남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하는 것을 지역 주민들은 윌리윌리( willy-willy:7개)라고 한다. 이와 같이 비교해 보면 세계의 열대저기압 중 약 반수는 태풍이라고 할 수 있다. 1961~90년의 30년간의 통계에 의하면 1967년에 39개로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 1969년 19개로 가장 적게 발생하였다. 또한 1976년에 직접 ·간접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다.
3. 태풍의 일생
태풍은 발생해서 소멸될 때까지 약 1주일에서 1개월 정도의 수명을 가지며, 보통 형성기 ·성장(발달)기 ·최성기 ·쇠약기의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① 형성기:저위도 지방에 약한 저기압선 순환으로 발생하여 태풍강도에 달할 때까지의 기간이다.
② 성장기:태풍이 된 후 한층 더 발달하여 중심기압이 최저가 되어 가장 강해질 때까지의 기간이다. 원형의 등압선을 가지며, 영향을 미치는 구역도 비교적 좁다. 따라서 미성숙기라고도 한다.
③ 최성기:등압선은 점차 주위로 넓어지고 폭풍을 동반하는 반지름은 최대가 된다. 따라서 확장기라고도 한다.
④ 쇠약기:온대저기압으로 탈바꿈하거나 소멸되는 기간이다.
4. 태풍의 경로
태풍은 발생 초기에 저위도에서 발생하여 천천히 서진한 후 소멸되는 것과 점차 북상하여 북위 20∼30 ° 부근에서 진로를 북동쪽으로 전향(轉向)한 다음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있다. 겨울에서 봄철에 걸쳐서는 전자가, 여름에서 가을철에 걸쳐서는 북상해서 전향하는 것이 많아진다. 특히 주목할 것은 여름철의 태풍경로로, 8월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화되거나 일본 남쪽 해상으로 치우치게 되면 한반도나 일본열도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경로를 취하는 태풍은 한국에 폭풍우를 몰고 오는 것이 보통이다. 태풍의 진로는 포물선을 그리는 것이 정상이나 때로는 지그재그나 고리 형태 등의 이상 진로를 취하기도 한다. 어떠한 태풍도 중심을 자세히 추적하면 평균경로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매끈한 경로를 따라 진행하지 않고 복잡한 경로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태풍이 육지를 횡단하는 경우에는 한쪽의 중심이 소멸되고 다른쪽에 중심이 생겨서 그쪽으로 세력이 옮겨지는 경우도 있다.
5. 태풍에 수반하는 현상
태풍에 수반된 해안의 현상에는 풍랑 ·너울 ·고조(高潮:폭풍 또는 저기압에 의한 海溫)가 있다. 풍랑은 태풍에 의한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약 12시간 후에 최고파고에 가까워진다. 이 파고는 대체로 풍속의 제곱에 비례하나, 바람이 불어오는 거리도 관계되므로 비례상수는 장소에 따라 다르다. 태풍에 의한 너울은 진행방향에 대해서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부분에서 가장 잘 발달한다. 너울의 전파속도는 파장의 제곱근에 정비례하므로 파장이 긴 것일수록 빨리 전해진다.
너울의 진행속도는 보통 태풍 진행속도의 2∼4배이고, 태풍보다도 너울이 선행(先行)하여 연안지방에 여러 가지의 태풍 전조현상(前兆現象)을 일으킨다. 태풍의 중심 부근에서는 다른 방향으로부터 전해오는 파도가 모여들고, 간섭에 의해서 이른바 삼각파(三角波)가 생기며, 삼각파로 인해 선박은 전복의 위험을 당하게 된다. 고조(한국에서는 폭풍해일이라고 한다)는 동해안에서는 태풍의 중심이 남해안이나 서해안에 상륙하여 동해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서 강한 북동 또는 동풍계의 바람이 불 때, 또는 태풍이 동해 해상에 있을 때 등이고,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는 태풍의 중심이 해안에 상륙할 무렵, 또는 상륙 후 해안 쪽에 직각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올 때 잘 나타나서 연안지방에 큰 피해를 준다.
그 원인으로는 다음의 네 가지가 있다. ① 바람에 의해서 해안에 해수가 밀려와서 해면이 높아지는 것으로 높이는 풍속의 제곱에 정비례하고, 만(灣)의 형태, 만의 길이, 물의 깊이 등도 관계된다. 수심이 낮고 V자형의 만일수록 위험하다. ② 기압하강에 의한 효과로, 예를 들면 기압이 1hPa 하강하면 해면은 약 1cm 높아진다. 950hPa의 태풍에서는 평균기압 1,010hPa과의 차이 60hPa에 상당하여 해면이 약 60cm 높아진다. 전체 폭풍해일 현상의 약 1/3은 이 효과에 의한다. ③ 정진작용(靜振作用)에 의한 것으로, 항만의 물이 양풍의 물이 흔들려 움직이는 것 같이 고유주기(30∼50분)로 흔들리기 때문에 일어난다. 태풍이 사라진 다음 2, 3회 조위(潮位)가 높아지는 일이 있으나 이것은 정진에 의한 것이다. ④ 풍랑이 가세한다. 태풍의 경우는 풍랑도 대단히 높아지고 높은 파랑은 해안의 방파제를 넘어 해수가 제방을 무너뜨리는 등 폭풍해일에 의한 파괴를 조장한다.
최근 공업지대의 연안 진출, 간척지의 이용, 강 하구언(河口堰)의 축조 등 사회적 상태변화에 의해서 새로운 폭풍해일 피해의 요인이 발생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태풍이 통과하기에 앞서서 그 중심이 되는 진로 부근에서 용오름이 발생하여 큰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또한 태풍은 중심 부근의 방전현상 때문에 밤중에도 밝게 느껴질 때가 있다. 태풍에 수반되는 염풍(鹽風)은 수목이나 송전선의 애자에 부착하여 큰 피해를 주는 일이 있다. 그리고 태풍 중심 부근의 바람이 약하고 맑게 갠 구역(태풍의 눈) 안에 새나 곤충 등이 갇힌 채 이동되어 오는 일이 있는데, 이들을 미조(迷鳥) ·미충(迷蟲)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최근 곤충이나 병균 등이 태풍이나 저기압을 타고 일시에 많은 양이 날아와서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는 데 대해서 조사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6. 태풍의 예보
현재는 기상위성(氣象衛星) 관측에 의하여 태풍의 발달 초기부터 추적할 수 있다. 발생이 확정되면 미군의 비행기 관측에 의해서 중심기압과 정확한 위치 등이 확정된다. 태풍이 한국에 이동해 오면 위성분석을 통하여 중심위치 ·이동방향 ·이동속력 ·크기 등을 추적하며, 한국에 접근하면 제주에 있는 레이더를 이용하여 자세하게 분석하며 매시간 또는 30분마다 특별관측을 실시한다. 이와 같은 관측은 태풍의 실황파악이고, 앞으로의 진로나 상륙지점, 강우상태 등은 이들 실황을 기초자료로 해서 예보한다.
이 근본이 되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 ① 운동학적인 예보, ② 태풍이 일반류에 의해서 이동된다는 지향류(指向流)적인 생각, ③ 전조법, 예를 들면 태풍은 상층 700 hPa 면의 수렴역(收斂域)을 향해서 진행한다는 생각, ④ 태풍에 의한 우량예보 등에 사용되는 앞의 예의 원리(유사법:축적된 과거 자료의 이용) 등을 들 수 있다. 태풍은 육상뿐만 아니라 해상의 선박에 대해서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태풍에 의한 폭풍우가 예상될 때는 기상청에서 태풍경보 ·주의보(注意報) ·경보 등을 수시로 발표한다.
7. 태풍의 재해와 대비
인류가 겪는 자연재해 중 가장 인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주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강풍과 저기압, 강수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와 해일 ·홍수 등에 의한 간접적인 피해로 구분할 수 있다. 바람에 의한 피해는 나무를 부러뜨리고 건축물을 파괴하는 등 풍속에 따라 그 피해 정도가 다르다. 또 태풍의 눈이 통과하는 시간은 보통 수분에서 1시간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지 않지만 뒤이어 접근하는 태풍벽의 강풍에 의해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또한 태풍에 의한 엄청난 강수는 토양을 침식시키고 산사태를 일으키며, 강과 호수를 범람시켜 홍수를 유발하기도 한다.
태풍이 접근하여 태풍경보가 발표되면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① 배수문 및 배수장을 수시점검할 것, ② 라디오로 주의보 또는 경보를 자세히 청취할 것, ③ 창문이나 지붕 등 비 ·바람에 의해서 손상될 염려가 있는 것은 잘 손질해 둘 것, ④ 강가에 거주할 경우에는 홍수에 대비하여 언제든지 대피할 수 있도록 비상식량과 필요한 용구 등을 챙겨놓을 것, ⑤ 산 밑에 거주할 경우에는 산사태에 대비하며 수시로 상황을 살펴서 미리 대피하도록 할 것, ⑥ 해안가에 거주할 경우에는 폭풍해일에 대비할 것 등이다.
<출처: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