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나마 다행한 일
백수.白水
2012. 8. 29. 09:08
불행이 휩쓸고 지나간 후에 우리들은 대개 참담한 결과를 가볍게 받아들이려고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마음을 다잡게 된다.
이제사 바람이 잦아들면서 하늘이 개기 시작한다.
식전에 밭에 나가봤더니 농작물피해는 생각보다 덜하다.
강풍이 휘몰아쳤지만 많은 비를 동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이 휩쓸렸지만 형편없이 나자빠지고 엎드리진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볼라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14호 태풍 '덴빈'이 북상하고 있단다.
권투할 때 상대방 얼굴에 난 상처를 때린데 또 때리는 잔인한 놈도 있다.
엎어졌는데 덥치면 그 결과는 참혹하다.
‘덴빈’맞이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다닥다닥 매달렸던 열매, 가다가 힘들면 어쩔 수 없다, 내려놓을 수밖에는...
텃밭의 가지는 장마통에도 무섭게 자란다. 가지의 가지(枝)가 가지의 무게를 못 이기고 찢어질 것 같아서
따왔다. 세상에...겁나게 컸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내 윗팔뚝처럼 굵다. 구워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