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구름에 달이 간다.
백수.白水
2012. 8. 31. 06:35
요 며칠 광풍이 한반도를 휘몰아쳤다.
북상하면서 세력이 약화되고 마른태풍으로 변했으니 망정이지
그 힘 그대로 쭉 밀고 올라왔으면 전국이 초토화될 뻔했다.
모든 것을 날려버릴 듯한 맹렬한 기세
쏴아∼ 쏴아∼ 쉬잉∼ 쒸잉∼
나무가 울고 강물이 울고 하늘도 무섭게 울어댔다.
창문을 닫고 사는 사람들은 그 공포를 덜 느끼며 이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때린 데 또 때리고 엎친데 다시 덮치니 남녘은 쑥대밭이 되었다.
참담하고 망연자실한 그 아픈 상처를 어이 할꼬..
그래도 살아야한다. 폐허를 딛고 일어나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불이 나면 꺼질 일만 남고 상처가 나면 아물 일만 남는다.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허허당 스님의 이 말씀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온 것은 간다. 반드시 간다.
비도가고 바람도 갔다. 볼라벤이 가고 덴빈도 뒤 따라 갔다.
어젯밤 오랜만에 별들이 총총하고, 호수같이 파란하늘에 새하얀 뭉게구름이 흘렀다.
그리고 구름사이로 달이 간다. 세월도 우리네 인생도 이렇게 이런 속도로 가고 있겠지...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동영상
구름에 달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