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 온 글

못 / 정재호

백수.白水 2012. 10. 7. 07:11

철없이 벽에도, 남의 가슴에도
숱한 못을 박아놓았다

 

부모님, 형제, 친구, 제자, 아내, 자식들 가슴에
알게 모르게 박아 놓은 못
죽기 전에 내 손으로 그것을 뽑아 버려야 할 텐데

 

부모님은 이미 먼 길 떠나셨고
아내는 병이 들었고
형제는 절반이 이승을 떠났고
자식들은 다 커 버렸다

 

지금도 그대들 가슴속 어딘가 박혀 있을 못을
무엇으로 뽑아내나

 

뉘우침이 못이 되어
내 가슴 깊이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