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 온 글

외로운 황혼 / 김춘수

백수.白水 2014. 1. 24. 09:31

 

외로운 황혼

 

 

닿을 수 없는 거리는 그리움을 낳고,

메울 수 없는 거리는 외로움을 낳는다.

 

바라는 보아도 품을 수 없는 것들은

사무침으로 다가온다.

 

가까이 있다가 멀어지면

그 거리만큼 눈물이 흐른다.

 

이별의 강은 그래서 마르지 않는다.

 

한 생의 황혼에 서면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가까울수록

이별의 슬픔은 배가(倍加)된다.

 

-<김춘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