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벌금자리
미세먼지로 시야는 매일 흐릿하지만 기온만은 완연한 봄날이다.
서울의 벚꽃개화시기가 평년보다 보름정도 빨라졌다고 하니
각종 농작물의 파종시기도 예년보다 앞당겨야 할 것 같다.
작년 가을에 수확 후 나온 콩대와 깻대 콩깍지와 고구마줄기 등을 헤쳐 편 후
강가에 사는 이사장께 부탁하여 밭을 갈아놨었다.
농사일정상 4월 20일경에나 밭을 다시 갈고 고랑을 치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한 사날 전에 보니 누가 말도 없이 밭을 갈아 놨다.
당황스러워 여기저기 수소문해보니 명순씨네 아저씨가 갈았다고 한다.
강가 이사장님, 몸이 좋지 않아 검사받는다고 병원을 오갔었는데 폐암진단을 받았단다.
혼자 외롭게 지내다가 중병을 얻었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 아니겠는가?
그 경황 중에도 자기가 밭을 갈아주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었다며 대신 해주라고 부탁을 하더란다.
참 안됐다. 매일 강가를 건너다봐도 타고 다니는 트럭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뭐라고 한들 위로가 되겠는가...
불행이 불행한 사람을 다시 덮치는구나.
벌금자리! 충청도와 전라도에서는 ‘벌금자리’라고 하지만
경상도에서는 ‘나락나물’이라고 하고 ‘벼룩나물’이 표준어란다.
어릴 때 참 많이도 먹었다. 생으로 고추장식초양념장을 넣어 무쳐 먹거나
밥에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넣고 비벼먹는데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그러나 다듬는 일이 만만치 않다.
검불이 많이 붙어있고 아래로부터 누렁 잎이 지니 때를 잘 맞춰서 뜯어야 한다.
논바닥이나 논두렁 등에 자생한다.
다듬고
다시 또 다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