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침잠의 날들
백수.白水
2015. 1. 4. 18:55
겨울농한기! 冬眠의 계절이다.
스님들은 정월대보름에 끝나는 동안거(冬安居)에 들었고
농사꾼인 나는 무엇을 해야겠다는 강박과 욕심 없이 침잠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소회가 남다르지도 않았고
새해를 맞으면서 간절한 소망이나 새로운 각오를 다지지도 않았다.
평소처럼 담담하게 그저 강물처럼 흐르는 날들이다.
날이 확 풀려 영상 6도까지 올라가니 길바닥의 눈이 녹아 질퍽하다.
작년 11월 옆집이 이사를 나가면서 토종닭 5마리를 넘겨주고 갔는데 겨울이 되니 거두기가 번거롭다.
다 때려잡아 오늘점심에 이웃들을 불러 모아 잔치를 했다.
나는 살생은 않고 가마솥에 불만 땠는데 닭들이 얼마나 큰지 12명이서 간신히 3마리를 해치웠다.
진한 국물에 칼국수를 끓여 저녁까지 해결하고 헤어졌다.
이달 27일 날에 아내와 둘이서 태국과 라오스로 33일간의 자유여행을 떠난다.
아직 날짜가 많이 남아 천천히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겨울! 여유롭고 편안한 날들이다.
청둥오리? 나는 아직도 청둥오리와 기러기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임진강 ‘미수괘암’앞 빙판. 강바닥까지 차를 갖고 내려와 얼음에 구멍을 뚫고 있는 낚시꾼.
아스팔트길위의 눈이 녹아 도랑물처럼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