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태국의 역사
百聞과 一見의 상관관계
여행을 하고 유적답사를 하면서 늘 떠오르는 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고사성어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 아닌가? 백문(百聞)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직접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래 맞아. 이렇게 내 눈으로 확인해 보니 듣던 것과 다르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야!”라고 찬탄을 하게 될 때가 많다.
그런데 또 한 가지, 내가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一見이 百聞보다 상위의 개념이 아니라 서로 상관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곧 백문(百聞)이 있어야 제대로 일견(一見)할 수 있다는... 곧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이다.’ 여행기를 정리하다보면 어떤 것을 꼭 보고 왔어야 하는데 빠뜨려, 다시 보러 갈 수도 없고... 안타까움을 느끼게 될 때가 많다. 사전에 충분히 공부를 하고 다녀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쯤에서 태국의 역사를 개관(槪觀)할 필요가 있다.
타이(Thai)민족의 기원
중국남서부 운남(雲南)지역에 거주하던 타이족은 BC 2C경부터 중국계인 남소국(南昭国: 당나라때)의 지배와 영향을 받으며 수 세기에 걸쳐 남쪽으로 이동하여 현재의 태국북부, 라오스북부, 미얀마북동부에 걸쳐 소국가를 형성하는데, 일부는 오늘날의 라오스를 형성하였고, 다른 일부는 남하하여 차오프라야 강 유역에 정착하여, 오늘날의 태국을 형성하였다. 라오(Lao)인과 타이인은 원래 같은 민족인데, 라오스는 아이라오(Ailao)족으로, 태국은 타이족(자유인)이라 자칭한 데에서 연유한다.
13세기 몽골의 침입으로 남소국이 멸망하면서 타이족이 지금의 태국북부와 라오스지역으로 대거 이동하여 앙코르왕국의 영향권 안에서 마을을 형성하고 살고 있었는데, 이 지역에 먼저 거주하던 몬(mon)족과 크메르족의 세력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타이족의 독립 소국가가 생기게 된다.
이때 생긴 최초의 타이족왕국이 남부와 중부지역의 수코타이왕국(시암족, 1238년)과 북부의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한 란나왕국(타이유안족으로 1259년 -19세기 말까지 지속됨)이며, 라오스와 동북타이에 걸쳐 란산왕국(라오족), 북서부지역에 파야오왕국, 남부해안지역에 롭부리왕국 등 타이민족의 소왕국이 각지에 등장한다. 14세기까지 현재 태국 영토의 대부분은 크메르의 영토였고, 타이족은 크메르에 조공을 바치면서 거주하였다.
*외국으로 부터, 북부의 타이족은 ‘타이유안’으로, 남부와 동부는 ‘시암“으로 불리게 되었다.
캄 보 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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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국 |
라 오 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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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Funan) 왕국 (86-550) -.첸라 왕국 (5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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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왕국 (802-1431) -.캄보디아암흑기(1431-1863)
-.프랑스식민시대(1863-1953) |
-.수코타이시대(1238-1378) -.아유타야시대(1350-1767) -.톤부리시대(1767년-1782) -.차끄리시대(1782-현재) |
-.란나왕국(1259-1558) -.독립성상실(1558-1774) -.톤부리왕조의 자치권획득 (1774-1938) |
-.란쌍왕국 선포 (1353)
-.3국시대 (17세기후반-1893) -.짜오아누왕 (1804~1829) -.프랑스보호령 (1893~1945) |
-.란나왕국 태국에 편입(1939년) |
후난, 첸라왕국 등 선사시대 및 초기 역사는 어느 한 국가의 개별사로 보기는 어려워 공통으로 표시했다.
태국의 역사
1. 선사시대 및 초기 역사
2. 수코타이(Sukhothai) 시대(1238년~1378년)
3. 아유타야(Ayutthaya) 시대(1350년~1767년)
4. 톤부리(Thon Buri) 시대(1767년~1782년)
5. 차끄리(Chakri) 시대(1782년~현재)
1. 선사시대 및 초기 역사
반치앙(Ban Chiang)에서 약 5천6백년 전의 것으로 추측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청동기 문명이 발견되었는데 반치앙문화(Ban Chiyang)를 이루었던 사람들은 어떤 민족인지 정보를 남기지 않은 채 기원전후로 사라져 버렸다.
BC 2세기경에 성립된 힌두계의 푸난(Funan-부남,扶南)왕국은 지금의 캄보디아, 태국지역, 말레이반도북부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이후 6세기경 푸난 왕국이 몰락한 후 메콩강유역에는 크메르왕국(Khmer)왕국이 등장하고, 메남강 하류유역에는 지금의 타이족하고는 다른 몬족(Mon, Mon Khmer)이 최초의 왕국인 드바라바티(Dvaravati)를 세운다.
건국사정은 명백하지 않으나, 동방의 부남국(扶南國)이 쇠퇴함에 따라 7세기에 자립한 것으로 보인다.
유적이나 비문에 의하면 드바라바티(Dvaravati)왕국은 가장 번창한 때에는 차오프라야강의 하류 유역 및 말레이반도 중부까지 영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8세기경에 하리푼자야(Haripunjay)라는 또 다른 몬족왕국이 치앙마이 인근인 람푼(Lampun)에 세워졌다. 태국의 중부와 서부지역에는 6세기~10세기까지 몬족의 불교문화 지배를 받은 것이다.
몬족의 두 왕국은 크메르족의 앙코르왕국이 팽창을 하면서 점점 세력이 약해지고 결국 11세기에는 앙코르왕국에 편입되며, 14세기 중엽에는 이 지역에 타이족의 아유타야왕국이 세워졌다.
2. 수코타이(Sukhothai) 시대(1238년~1378년)
타이 역사상 정통 왕조는 수코타이 왕조(1238-1378)를 꼽는다. 수코타이 왕국은 1238년 타이족 일파가 크메르(Khmer) 왕국의 북서부거점인 수코타이를 정복하여 건국하였다. 수코타이 왕국은 3대 왕인 람캄행 왕(Ramkhamhaeng)이 재위하던 시기인 1277년~1317년 사이에 최대의 번영을 구가하였다. 수코타이 왕국은 당시 중국에 조공하였으나, 라오스, 미얀마, 말레이(Malay) 북부 등 주변 국가를 복속하였다. 또한 크메르 문자를 변형시켜 타이 문자(산스크리트어 계통)를 창제하였으며, 스리랑카로부터 남방불교를 도입하였다. 수코타이 왕국은 람캄행 왕 사후에 쇠퇴하다가 1378년 아유타야 왕조에 멸망하였다.
3. 아유타야(Ayutthaya) 시대(1350년~1767년)
1350년 몬(Mon) 왕국지배하의 타이계 우통국 왕자인 라마 티보디가 차오프라야강 하류의 롭부리(Lopburi) 지역에 아유타야(Ayutthaya) 왕국을 건설하였다. 아유타야 왕국은 14세기 말 수코타이왕국 등 주변 국가를 복속시켜 왕국의 기반을 조성하였다. 제9대 왕인 뜨라이록(1448~1488) 왕 재위 시에는 말레이(Malay) 반도와 벵골(Bengal) 만까지 통치지역을 확대하였다.
1765년에는 아유타야 왕조의 내부 혼란을 틈타 버마 군이 침공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아유타야 왕조는 1767년에 멸망하고 말았다. 아유타야 왕조가 멸망한 후 타이는 상당 기간 동안 정치적 분열 및 혼란기를 맞이하였다.
4. 톤부리(Thon Buri) 시대(1767년~1782년)
프라야 딱신(Phraya Taksin) 장군은 차오프라야(Chao Phraya) 강 하구 서안의 톤부리(Thon Buri)에 도읍하고 버마 군에 대항하여 아유타야의 과거 영토를 회복하였다. 1776년까지 딱신 장군은 타이(Thai) 왕국을 재통일하고 치앙마이(Chiang Mai)를 정복하는 등 타이 제국의 기반을 닦았다.
5. 태국의 차끄리(Chakri) 시대(1782년~현재)
타이왕국을 재통일한 딱신 장군이 죽고, 그 뒤를 딱신의 부하 장수인 차끄리(Chakri, 재위 1782~1809), 즉 라마(Rama) 1세가 왕으로 추대되었다. 그는 방콕(Bangkok)에 도읍을 정하고 관제 및 지방조직을 정비하였다. 1785년에는 버마의 침공을 격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