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산행

양주 도락산에서

백수.白水 2015. 6. 15. 11:15

2015. 06. 14(일요일)

 

새벽에 눈을 뜨니 요란한 천둥번개소리로 하늘은 무섭게 쩌렁대고, 돌풍에 휩싸인 폭우가 세차게 쏟아진다.

비가 부족하다고 늘 투정을 부렸었는데,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간사할 수가... 어서 조용히 그쳐줬으면 싶다.

그러더니 갑자기 전기가 나가버리고, 휴대전화도 불통, 어디에 제대로 벼락을 때린 모양이다.

2시간 가까이 지나고 7시가 넘어서야 복구되었다.

 

비가그친 들녘을 한 바퀴 돌았다. 푸르림이 짙어진 초목들이 싱그럽고 밭작물은 완전히 생기를 찾았다.

하늘이 금방 파란얼굴을 들어낸다. 날 한번 좋다. 양주분지에 있는 도락산을 오르기로 했다.

 

 

 

사진을 자주 올리니 이제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웬만한 사람은 이곳의 산 이름을 다 알 것이다.

북녘 개성송악산에서 안개가 피어오른다.

 

 

보나마나 감악산

 

 

파평산

 

 

오디

 

 

보리수

 

 

살구

 

 

앵두

 

 

밤나무 수꽃을 보며 어떤 이는,

곱게 따은 흑인아이들의 머리카락처럼 바람에 흔들리며 갈라지는 모습이 공연한 슬픔을 자아낸다고...

 

 

북방세력인 고구려의 남하루트! 임진강과 한탄강을 건넌 군사는 문산천로설마천로간파천로신천로를 따라 양주분지(천보산군 일원)로 모이고, 다시 중랑천로를 따라서 한강유역으로 진출하게 된다.

 

천보산군 일원의 고구려관방유적은 주로 양주분지를 에워싸고 있는 동쪽의 천보산맥(천보산1,2,3,4,5보루), 서쪽의 불곡산(불곡산1,2,3,4,5,6,7,8보루) 도락산(도락산1,2,3,4보루)일원에 분포한다. 그 외에도 양주대모산성(백석읍), 회암리보루, 독바위보루(옥정동), 고장산1,2보루(덕계동), 큰테미산보루(산북동), 작은테미산보루(마전동), 비석거리토성(남방동), 노고산보루(광적읍)등이 있다.

 

중랑천은 양주의 불곡산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흘러든다. 따라서 중랑천로가 양주분지에서 한강유역으로 진출하는 연결통로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왕에 불곡산과 천보산 그리고 대모산성을 오른 있다. 따라서 이번 산행은 도락산에서 고구려의 남하루트인 양주분지를 조망하고, 보루를 둘러보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오늘의 코스는 양주 가납리 새낭골(11:00출발) - 도락산정상 (3.4km, 13:00) - 전망휴식처(3.6km) - 정상하산(3.8km, 13:30) - 용암리 동신기도원(6.7km, 15:00) - 서정대학교(8.0km, 15:20도착)

 

 

적성에서 25번 버스(또는 25-1)를 타고 와서, 양주시청에서 133(또는 35)버스로 갈아타고 17번째 정류장인 가래비주유소 앞에서 내렸다. 가래비는 가래나무()가 많은 마을이라는 데서 유래되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광덕읍 가납리(加納).

정류장에서 가납1리 새낭골벽화마을로 찾아들어야한다. 새낭골은 새의 창자처럼 좁은 골짜기에 위치하였다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새낭골! 그리 풍족해 보이지 않는 마을이다. 하나같이 허름한 집들이 벽화로 인해 한층 산뜻 보인다.

 

 

 

 

 

 

 

 

 

 

산행의 들머리에서부터 2002월드컵기념돌탑이 조성되어있다. 이곳에서 도락산정상까지는 3.4km.

 

 

 

 

 

 

 

 

정상을 향해서 능선을 오르다보면 능선왼쪽(서쪽, 가남리쪽) 아래로 들어 얹은 바위가 보인다.

내려가 보니 엄밀하게 말하자면 들어 얹힌 바위.

 

 

 

 

 

위쪽에 위치한 둥근 바위는 설악산의 흔들바위처럼 세게 밀면 아래로 굴러 떨어질 것같이 위태로워 보이고,

 

 

 

그 아래쪽의 크고 넓적한 바위는 다른 바위위에 얹혀있다.

 

 

 

 

 

 

 

 

 

능선에서 오른쪽(남쪽)으로 보이는 불곡산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오르는 능선, 그리고 정상에서 양주 용암리로 내려가는 상당한 거리의 능선 바로 턱밑까지 채석장이 잠식해 올라왔다. 따라서 채석장은 위의 ()위성지도에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도락산 정상부의 서쪽 반쪽이 잘려나간 느낌이다.

 

 

 

 

 

 

 

지난 61일 날. 비학산에서 양주 쪽으로 보이는 벗겨진 저곳이 도대체 어느 산인지 매우 궁금했었는데...

오늘 보니 그게 바로 도락산이었구나!

 

 

도락산2보루

 

 

 

 

 

 

이번 답사 때 나는 못보고 지나쳤지만, 2010년도 데일리안 최진연 기자의 글을 보면 2보루 아래에서 2개의 기둥 홈을 발견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사진과 글을 아래에 옮긴다.

 

“2보루를 향해 오르다보면 2개의 기둥 홈이 파져 있는 암반이 나타난다. 홈 사이는 2m 정도 간격을 두고 있는데, 주변에 너부러진 성돌이 있는 것으로 볼 때, 보루출입구 시설물로 추정된다. 여기서 30m 정도 오르면 보루석축이 보이고, 주변에는 무너진 성돌이 너부러져 있다.....

 

4보루에서 산등성이를 따라 3보루로 간다. 40m 정도 가다보면 암반에 또 하나의 기둥 홈이 파여 있는데, 이곳의 홈은 하나만 보인다. 2보루 초입의 홈은 경사면에 설치했으나 이곳은 평탄지에 설치 됐다. 저쪽과 마찬가지로 보루출입구 시설로 추정된다.”

 

보루안내판에는 기둥 홈에 대해 능선을 따라 보루로 진입하는 길목에 차단용 목책을 설치하거나 출입구를 만들었던 시설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이따가 정상에서 내려와 이곳에서 용암리 동산기도원쪽으로 하산할 것이다.

 

도락산4보루

 

 

 

 

 

도락산4보루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에 가공흔적이 확연한 돌을 발견했다.

 

 

위는 작년9월 불곡산5보루근처에서 발견한 유사한 돌, 확처럼 생겼지만 '기둥 홈'이 맞을 것이다.

 

 

 

도락산3보루(도락산 정상)

 

 

 

 

 

 

정상에서, 광백저수지

 

 

불곡산

 

 

백석읍

 

 

광적읍

 

 

개암나무 수꽃은 쉽게 눈에 띄지만 암꽃은 찾기가 어렵다. 암꽃을 구경도 못해보고 결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도락산3보루 아래에 축조된 군 벙커, 삼국시대의 요지가 지금도 요지임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정상에서 덕계리 방향으로 200m쯤 내려온 곳에 만들어진 전망휴식처.

 

 

채석장으로 미루어보아도 돌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덕계저수지

 

 

오늘은 좀 흐릿하지만 이곳에서는 양주분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사진으로는 구별이 잘 안되지만 내가 며칠 전에 다녀왔던 칠봉산과 천보산 그리고 회암사지 까지 제대로 조망된다.

 

 

 

하산 길

 

 

 

 

산불감시 망루에 올라가 봤다.

 

 

 

 

교회시설 때문에 막혀있는 길이다.

 

 

 

 

이곳이 양주 동산기도원 나들목이다.

 

 

이곳에서 25버스를 타는 서정대학교 앞까지 1km가 넘는다. 끝판에 아스팔트길을 걷는 것이 제일 짜증나고 힘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