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쐐기벌레에 쏘였다.
백수.白水
2018. 7. 11. 16:54
어떠한 경계심도 갖지 않고 늘 하던 대로 정원에서 태연스레 아로니아열매를 수확하다가 쐐기벌레에 된통 쏘였다. 면도칼로 살갗을 긋는 듯, 예리한 가시로 찌른 듯 갑자기 따갑고, 화상을 입은 듯 욱신거린다. 얇지만 긴팔샤스를 입고 있었는데도 한군데가 아니라 손등 팔목 가슴팍 등 대여섯 군데를 한순간에 쏘인 것이다.
처음에는 지네에 쏘였나 아니면 벌에 쏘였나 생각을 했지만 이내 벌레가 갉아먹은 잎이 많은 나무에서 보호색을 두른 쐐기벌레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밤송이처럼 성게껍질처럼 가시로 무장한 모습이 어찌나 섬뜩하던지...살짝만 스쳐도 그 독성을 피해 갈수가 없다.
나는 어릴 때 싸리나무 등의 쐐기에 많아 쏘여봐서 그렇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약을 발랐지만 통증이 쉽게 가라않지 않는다. 아마도 사나흘은 갈 것이다.
유독 이 나무의 피해가 크다.
쐐기나방의 유충을 쐐기라 부르는데 몸마디마디에 가시가 있어서 쏘이면 몹시 아프다. 과일나무 등을 해치는 벌레로 가을에 알 모양의 고치를 짓고 이듬해 성충이 된다.
내가 발견한 놈은 장수쐐기나방의 유충으로 보이는데 몸의 각 마디마다 좌우로 한 쌍씩의 털 다발이 있다. 유충은 감나무·밤나무 등의 잎을 갉아먹으며 성충은 6∼7월 및 8∼9월에 걸쳐 연 2회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