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버리고 떠나는 것은 아름답다.
지금은 입동과 소설사이, 추위를 부르는 가을비가 후드득후드득 세차게 지붕을 때리고 있다.
기온이 많이 내렸고 오늘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
여기도 엊그젠가 살짝 살얼음이 얼기는 했지만 서울경기지역보다 추위가 늦게 내려오는 덕분에 난방비를 많이 절약하며 살고 있다.
가을걷이가 거의 끝나고 메주쑤는 일과 김장만을 앞둔 시기이다.
김장채소가 동해를 입는 온도는 무 0℃, 배추 영하 6℃ 정도라서 여차하면 보온재로 덮어줄 채비를 갖추고 대비 중이다.
찬란했던 영광의 한세월이 깜짝할 새 이렇게 황량한 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시를 쓰는 내 친구는 가을이 사랑도 식어가는 절기로, 떨어지는 시간을 보면서 가슴 식어가는 회상의 길을 돌아보는 때라고 했다.
나무가 제 스스로 낙엽을 떼어내야 혹독한 겨울을 날수가 있듯이
겨울로 가는 이 길목에서 비우고 버리고 내려놓음을 생각한다.
홍예공원에서 용봉산 쪽
뒷산아래 덕산 대치리에서 올려다보는 수덕산(덕숭산)
덕산 광천리에서 가야산과 원효봉사이의 회목고개가 보인다.
남천
사철나무
파라칸타
곶감을 뜨거운 물에 끓이니 꿀물처럼 달다. 간단하게 만든 수정과나 다름없다.
동영상
연습장에서 하고 집에서도 하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에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 아닌가.
나는 될 때까지 계속 때리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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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매일 써내려가는 허허당스님의 어록에서 몇 줄 뽑아 올려 읽는다.
(참고로 나는 이 스님의 정치적 성향과는 완전 다르다)
자유로운 영혼은 방향이 없다.
공중을 떠도는 낙엽처럼 은행나무 잎들은 길바닥에 나부낄 때 더욱 더 아름답다.
겨울달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빈 나뭇가지에 걸릴 때다.
고독의 끝에서 흔들리는 달!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간다.
지금 그대가 고민하고 있는 그 어떤 것도..
하지만 매 순간 자신을 잃지 않고 버티는 자는 반드시 한 송이 꽃을 피울 것이다.
어두운 밤에도 비상하는 새가 있다.
삶의 고통 속에서도 밤낮을 자유롭게 나는 새,
당신이 바로 그 새이기를 바란다.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면 말도 신경질 낸다.
하물며 사람한테 그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말이 씨가 안 먹힌다.
말이 씨가 안 먹히는 것은 말이 신경질 나 있기 때문이다.
버리고 떠나는 것은 아름답다.
사막의 황혼이 그토록 아름다운 것도 낮을 버리고 떠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