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김장철, 첫눈이 내리다.

백수.白水 2019. 11. 19. 18:15


[배추파동이 일어났던 2010년 가을 김장철의 이야기]

 

엊그제 긴 가뭄 끝에 비가 내리고 영하의 아침공기를 흠뻑 빨아들인 콩밭등걸 사이로 서릿발이 힘차게 뻗혀 올랐습니다가을걷이가 거의 끝나고 들녘은 김장채소를 거두는 농부들의 모습만 간간이 보입니다.

경기북부지역은 중부지방보다 김장을 일찍 하지요.



이른 김장해서 한갓지다던 아내는 아무리 생각해도 김치를 조금 더 담가야겠다며 장에 다녀왔습니다.

파주 적성면에 5일장이 서는 날, 배추 값은 떨어졌는데 부속 값(?)이 더 비싸다는 아내의 전갈입니다.

무배추 값이 비싼 해는 양념값이 싸고, 반대로 무배추가 싼 해는 양념값이 비싸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옵니다.

  


김장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적이는 시장바닥, 어떤 중년부부와 그 남편의 친구 등 세 사람이 미나리를 사려고 흥정을 하더랍니다. 갓 한단 오천 원, 미나리 한 움큼에 칠천 원이래요.

 미나리가 너무 비싸다고 부인이 망설이고 있으니 옆에 있던 남편의 친구가 남편에게 하는 말

"! 그러지 말고 차라리 돈을 찢어 넣어라"고 하더랍니다.


만 원짜리 지폐를 배춧잎이라고 했거든요.

그 부인은 고심 끝에 결국 금년에는 미나리를 넣지 않겠다며 갓만 사 들고 가더랍니다

돈을 찢어 넣으면 금치배추가 미나리 넣으면 미치? 새우를 넣으면 새치?




내일 영하4도로 떨어진다고 한다. 김장 무가 동해를 입을까 걱정되어 덮었다.




첫눈이 내린 날, 오늘은 덕산장날 김장시장이 크게 열린다.



 

예보에 없던 큰 눈이 쏟아져 내리니 급하게 포장을 치는 상인들의 손길이 바쁘다.



아내는 아침부터 친구네 김장을 도왔고, 나는 점심 때 독상을 받아 거하게 먹고 왔다.



멋진 산행기http://blog.daum.net/0709im/561<늦가을의 진안 구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