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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리랑, 해학과 풍자의 매력

백수.白水 2012. 6. 2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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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해학과 풍자의 매력

 

문화재청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아리랑

 

아리랑은 한국인의 마음이 담긴 소리이다. 아리랑은 우리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함께한 노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영화 「아리랑」과 주제가인 아리랑이 나라 잃은 시름을 달래주었으며, 저항의 노래가 되기도 했다. 6·25전쟁 때에는 포연 속 고단한 마음을 달래는 유행가가 되어 참전 용사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져가기도 했다. 그 후에도 아리랑은 근대화의 빛과 그림자를 아우르는 노래로,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등 국제 경기대회에서는 이념의 벽을 넘어 남북단일팀 단가와 응원가가 되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릴 때에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응원가를 넘어 신바람이 어우러진 당당한 외침이 되기도 했다. 아리랑은 고향의 노래, 민족의 노래로 가슴속에 뜨겁게 살아있다. 음악적으로 보면 지역에 따라 선율의 차이가 있고 노랫말도 다르지만 한결같이 심금을 파고드는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흔히 아리랑을 한恨의 노래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아리랑은 한과 신바람을 두루 넘나드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허기지고 서글프고 속상할 때 부르면 아리랑은 한의 소리가 되지만, 배부르고 기쁠 때 부르면 신바람의 소리가 된다.

지난한 역사 속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러온 아리랑은 한탄, 원망, 회한을 담은 한의 소리였지만 애이불비로 삭였고, 원한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체념을 통해 현실을 극복하거나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의지가 신바람으로 나타나 한을 풀어냈다. 체념과 좌절에서 일탈로 이어지는 과정을 한풀이라고 한다면 그 정점에는 아리랑고개가 있다.

 

 

 

 

아리랑고개는 인생의 분수령

 

‘아리랑고개’는 슬픔과 기쁨을 이어주는 고개다. “아리랑고개로 넘어간다”라는 능동형이 있는가 하면, “아리랑고개로 나를 넘겨주게”라는 수동형도 있다. 고개 너머는 알 수 없는 곳이기에 언제나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고개를 이야기 할 때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뜻인 아홉수를 써 아홉 굽이, 아흔아홉 굽이, 열두 고개라는 상징적인 수가 따른다.

아리랑고개는 열두나 고갠데
넘어 갈 적 넘어 올 적 눈물이 나네

우리 조상들은 고개를 오르내리는 것을 인생에 비유했다. 아리랑고개를 열두 고개로 표현하는 것도 시련과 고난의 연속인 삶을 표현한 것이다. 12수는 12지十二支와 일 년 열두 달을 상징하는 수로, 우리 민족이 저승에 이르기 위해 지나야 하는 열두 대문을 상징하기도 한다. 열두 대문은 지날 때마다 갖가지 시련이 있으며, 통과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여겼다.

괴나리 봇짐을 짊어지고서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월강곡)

아리랑고개는 괴나리봇짐을 짊어지고 넘던 고개였고, 눈물을 뿌리며 넘던 고개이기도 했다. 간난신고艱難辛苦를 벗어나기 위해 괴나리봇짐을 진 신세가 원망스러워도 넘어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과 의지가 담겨 있다.

아리랑고개는 실존의 고개가 아니다. 버거운 삶의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상징적인 고개로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존재한다. 아리랑고개는 슬픔에서 기쁨으로, 좌절에서 극복으로, 어둠에서 밝음으로 넘어가는 인생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다.


 

 

 

해학과 신명으로 풀어내는 아리랑

 

아리랑고개를 넘는 일은 이전의 한을 넘어서는 과정이다. 은근과 끈기로 현실을 극복하거나, 아니면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한풀이이다. 아리랑에 나타나는 한풀이는 오랫동안 터득한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한 흥겨운 가락, 신명과 해학을 통해 나타난다. 삶에서 겪는 어려움을 신명으로 푸는 흥겨운 가락을 얘기하자면 국내에 존재하는 백여 종의 아리랑 가운데 밀양아리랑이 단연 돋보인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로 시작되는 후렴부는 신바람이 최고조에 달한다. 밀양아리랑은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려니와 일본, 중국, 러시아에서도 널리 불리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잔칫집이나 공연장 등 흥겨움이 있는 곳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리는가 하면, SP음반에서부터 MP3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귀에 익은 소리가 되었다. 북한의 교과서에서도, 재일동포의 연주와 노래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노래책에서도 밀양아리랑은 빠지지 않는다. 경쾌하고 흥겨운 아리랑은 집단 갑갑증을 해소하는 데도 그만이었다.

아리랑에는 삶의 어려움과 이를 야기한 사회적 모순에 대한 저항, 지배층의 횡포와 신분적 불평등에 대한 비판, 가부장적 남성의 권위와 위선에 대한 고발이 풍자와 해학을 통해 나타나기도 한다.

진도아리랑은 아낙네들이 자신의 처지나 한탄을 주절주절 읊는 데서 비롯된 그 걸쭉한 입담이 재미나다.

씨엄씨 죽으라고 고사를 지낸께
친정엄마 죽었다고 기별이 왔네


힘겨운 시집살이에 대한 일종의 푸념과도 같은 이 노래는 풍자와 역설이 미묘하게 어우러져 멋과 흥을 더해준다. 삶에서 겪는 어려움을 체념을 통해 건강한 웃음으로 극복해보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걸쭉한 입담을 좋아하는 이들은 아리랑을 마냥 두루뭉술하게 놔두지 않았다.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을 투박하게, 때로는 그럴듯한 비유에 살짝 감춰 담아내는 등 ‘해학의 멋’도 빼놓지 않았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삶의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정선아리랑을 보자.

정선아리랑은 한이 맺혀 애잔하고 서러운 처지를 표현한 노래로 알고 있지만, 그보다는 두메산골 정선 사람들의 하루하루 고달픈 삶을 풀어낸 소리다. 첩첩 산골에 묻혀 사는 삶의 고단함, 남녀 간의 사랑과 그리움, 남편에 대한 원망, 시집살이의 서러움, 고부간의 갈등 등 희로애락을 풍자와 해학으로 달래는 소리였다.

남으집 하이칼라는 다꾸시를 타는데
우리집의 멍텅구리는 똥구르마만 끄네
정선읍내 물레방아 물살을 안고 도는데
우리집의 서방님은 나를 안고 돌 줄 모르나


하이칼라와 비교해 남편의 무능함을 풍부한 해학으로 보여 주고 있다.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을 ‘똥구르마를 끄는 멍텅구리’에 빗대는가 하면 성적으로 제구실을 못하는 남편을 물레방아에 빗대어 능청스러우리만큼 조롱하고 있다. 하지만 악에 받쳐 어금니를 앙다물고 남편을 욕되게 하는 모습은 아니다.

자신의 처지나 신세를 주절주절 한탄하면서도 그 걸쭉한 입담으로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쌓아두지 않고 풀어내는 소리였다.

희망을 노래하는 아리랑

 

아리랑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문법이나 규율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삶을 짓누르는 관념적 도덕의 잣대를 박차고 일어나 슬픔과 기쁨을 자유롭게 넘나들 뿐이었다. 애절하면서도 해학적인 노랫말은 슬퍼도 비탄에 빠지지 않고 분노를 원한으로 갈무리하지도 않았다. 아리랑에서 한과 신명의 미학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리랑이 지닌 매력은 바로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는 해학과 신명을 통해 올올이 맺힌 응어리를 풀어가는 것이다. 아리랑 가사 속에는 이처럼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면서 각인된 풍자와 해학, 역설이 미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한과 신바람을 동시에 포용하는 아리랑의 정서는 단순한 민요를 넘어 문학과 역사까지도 담아내어 아리랑의 전승 기반을 넓혀왔다.

오늘날 아리랑이 한국인을 표상하는 대표적인 노래가 된 것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부를 수가 있으며 이를 통해 무엇이든지 거리낌 없이 표출하면서 삶의 가치를 구했기 때문이다. 아리랑은 오늘도 한국인의 마음을 담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잔잔하지만 우리 가슴속에 살아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글·사진·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 사진·연합콘텐츠

 

 

 

 

 

진도 아리랑.

 

남의 집 서방님은 전기기차를 타는데
우리집 서방님은 밭고량만 타누나 .
방안에 시계는 똑딱 똑딱
임하고 나하고는 속닥 속닥
아리랑 고개는 몇놈의 고개 .
가운데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게 .
넘겨줄 맘은 꿈같아도
새색씨 등살에 못넘겨 주겠네
너를보고 나를 보아라 내가 널따라살가
눈으로 못보는 정으혹만 산다
잇발을 보고서 정들었더니
말머리 안고와서 정떨어진다
놈이야 남편은 메가네를 썼는데
우리야 남편은 쌍다핫이 났네
저건너 어리번쩍 우리님인줄 알았더
이 억달새 풀잎이 날속여 낸다.
아리롱 첨배는 강물로 가고
딸가닥 구쓰는 나를 댈러온다
내딸죽고 내사우야
울고나 갈길을 멋할라 왔든가
신식볍단 접저고리에 자진끝동 달고
어매죽자동초매는 장구바람에 논다
신작로 나자마자 임잃어 불고
자동차만 왔다가도 임생각 난다
실거든 두어라 너하나 뿐이냐
삼념에 산이있고 물넘에 물있네
무정한 자영개 날 실어다 놓고
당요강 시길줄은 왜그리도 몰라
너를보고 나를보아라 내가널따라 살가
눈에못본 연분으로 내가널따라 산다
저건너 저가시나 날 보지를말라
널보는 니눈쌀에 날너무라진다.
무스야 맹창은 그대로 살살녹고
영감님 말한자루에 내몸이 살살녹네
저건너 져머시마 날보지나 말어
니눈쌀 맞어서 나죽겼다
일본아 대판은 뭣할라고 생겨
우리야 임하고 생이별을 한다
신작로 난일도 내원통한데
지놈이 무어라고 날조른다
술장사 딸년아 술걸러내라
진법단 재게에 돈나간다
씨엄씨 선산에 봉황새 울고
시동새 니동새 떼갈보가 나간다
피마주 담배야 열지를 말어라
우리딸 삼현제가 떼갈보가 된다
갈보라 하는것이 씨가종자 있는가
놈사정 볼라다 내가 떼갈보 되었네
아라린가 지랄인가 정전인가
얼마나 조먼은 저지랄이란 말이냐
논두락에 개고리도 배압의 간장을 녹인데
신식이라 여자치고 남자 애간장을 못애
육칠월 장마에 남창기 댔는데
큰애기 수단에 요내발이 떤다
우리딸 새끼난줄 뻔하게 암시롱
냉감새 새끼냐고 말부침 한다
이다지 저다지 빼다지 안에
어여쁜 처녀가 잠못자게 뱅뱅뱅 돌아라
멋없는 모자는 보릿대 모자
솔나무 어아장에 벗없이 논다
가노란다 나돌아간다
저잡년 따라서 내가 돌아간다
앞강에 푼배야 잦놓고 가거라
발발에 물들면 나도타고 갈란다
일본대판 가신낭군 믿지를 말고
밤중에 오신낭군 괄세를 말라
만주야 봉천은 얼마나 조먼
꽃같은 각씨두고 만주봉천올 가는고
이아래 갱물아 육로나 되아라
육로로 걸어서 임찾아 갈란다
시대로 말하자면 전장아시대요
임으로 말하자면 믿어볼 수가 없네
가지많은 나무는 바람 갤 날 없고
자식많은 우리부모 속 편할날 없네
각시는 조그만 한것이 치맛자락은 길어서
신작로 몸지는 다 몰고 가네
간산놈아 간산놈아 참새같이 간산놈
네아무리 조잘거려도 염분없이 덴디
건달놈 주머니에 돈 떨어지고
술장시 술독에 술 떨어진다
공중에 뜬 구름은 쏘내기 줄랴고 댔는데
신작로 복판에 푼 처녀는
누구를 줄랴고 댔느냐
개수나무 달밤에 흰양산 받고
아장아장 걷는것이 갈보로 구나
갈메기는 어디가고 물드는 줄을 모르고
사공은 어딜가고 배 뜨는 줄을 모르냐
가시나 못 된것 경머리 뺏고
머시마 못 된것 뒷 몬말 뺏네
가날픈 종소리 적막을 깨고
은은한 풍경소리 이 내 맘을 울린다
각시각시 공각시는 서방품에 잠자고
우리같은 처녀들은 엄마품에 잠자네
나둡고 너눔고 이불올 덮고
둥잔에 저불올 어느누가 끌까
내가싱긴 호박녕쿨 담장올 감는데
서당선비 우리님은 언제와서 손줄까
노량저고리 코에다 바느장 달고
뒷머리 느진느진 뒤간장을 녹일레
높은나무 파실은 딸수가 있어도
임자있는 남의닝군 딸수가 없네
날좋게 보란 소리는 숨절마다 전해도
느그마당 누워있는 개만도 못봐
돈주머니나 있올때는 김선달하더니
돈주머니 떨어진께 이놈저놈 한다
물길러 간다고 건강쪼 말고
마당 가운데 샘파주게
물속에 잠긴달은 가까워도 못참고
이내맘에 있는사연 쩍어져도 못하네
몰톱이 안에서 내주는 숭유
보리푼물 같아도 맛만좋네
목단꽃 하나에 나비나비가 둘인데
서로서로 꽁자고 닥노를 한다
못사궐 친구는 큰애기 친구
씨집만 같다오면은 본동에 만퉁
물고밑에 꼭사리는 가뭄들라 걱정
우리동네 늙은총각 장가못갈가 근심
마당가운데 챔버당은 연기만 나는데
요내가슴이 타는데는 연기짐도 안나
무저리 밑에 까량진 윤선
백날이 되어도 아니나 나오네
물좋고 산좋은데 일본놈 살고
논좋고 밭좋은데 신작로 난다
못사궐 친구는 뱃놈의 친구
물만 들며는 떠나간다
며느리 줄라고 바늘을 샀더니
사놓고 본께는 짝대기를 샀네
백년올 살자고 백년초를 심었드니
백년초는 어딜가고 이별초만 남았네
빨래독 좋아서 빨래하러 갔더니
봇된놈 만나서 돌비게를 비였네
본각씨 마다하고 뒷담장 넘다
강냉이 둥컬에 똥구멍을 쟁었네
바다가 좋으면 배놓기가 좋고
여자가 이쁘면 일통나기가 쉽네
불싸로 간다고 생강쪼 말고
방성냥 열개만 사다가 주게
본서방 김치는 둥개둥개로 썰고
셋서방 김치는 입구자로 썰어라
백작에 걸린시계 열두시를 쳤는데
갈손님 가고요 잘손님 잡시다
쑤숫대밭 묵밭은 다지내 놓고
반반한 잔디밭에서 왜이리 졸라
석새배 잠방치매를 입었올 망정
니까짓 하이칼라는 눈밑에서 논다
솔방울도 딸라문 크고 좋은놈 따고
임이라고 정하거든 이별없이 정하세
산천에 멀구는 익올라 말라
큰얘기 젖통은 생길라 말라
산천에 맹감은 볼들라 말라
요내야 손길은 왔다가 갔다
수천리 밖에다 정들여 놓고
오라는 둥살에 나는 못 살겠네
씨엄씨 모르게 술둘러 먹고
이방저방 다니다 씨압씨 궁둥이를 밟았네
신작로 복판은 넓어야 좋고
큰애기 보지는 좁아야 좋네
삼당개 바닷물은 씻다가도 드는데
한번가신 우리님은 다시올줄 모르네
서방님인가 남방님인가 경성올 가더니
보기싫은 봉투지만 날이날마다 오네
산천에 풀잎은 푸러야 좋고
임하고 나하고는 젊어야 좋네
수천리 밖에다 정들여 놓고
임찾아 갈줄올 널그리 몰라
씨압씨 술값은 햇 닷냥인데
며느리술값은 열닷냥이로구나
서울서 내려온 꼬꾸량 나발
농업학교 학생들 발맞쳐 간다
샘물은 쓰며는 돌만남고
님은가면 나혼자 남는다
슬아적 동백은 이슬도 맞고
장단올 맞춰서 동백올 따세
산천에 멸구는 검어야 달고
큰애기 손길은 부드러워야 좋네
싫어요 싫어요 당신은 싫어요
연지분통 안사준께 당신은 싫어요
술장시 삼년에 주전자 꼭지만 남고
엿장시 삼년에 연못판만 남었네
씨엄씨 죽으라고 고사를 지낸께
친정엄매 죽었다고 기별이 왔네
사세월 동백꽃은 머물지 마라
큰얘기 중신은 될라말라
온다네 온다네 통일이 온다네
삼천리 강산에 평화통일이 온다네
육지가 되었네 육지가 되었네
우리 진도가 육지가 되었네
우리딸 짖통은 활량에 유자
팔도야 잡놈이 다쳐다본다
이아래 저집이 무슨집인가
문만 열면은 분내가 난다
어린가장 귀울때는 후사볼라고 키었는데
이세상 나고봉께 군인에를 가네
아잡씨 까잡씨 가발쳐 놓고
용천할 산으로 갯마중가세
열두살 먹은것이 기생이라고
팔묵만 잡으면 웬고개를 트네
임따라 갈때는 엄마생각 나드니
친정에 오고봉께 임의생각 이로다
오기는 왔다마는 저팔좀 보소
팔도강산 바가지는 다둘러뱃네
올과같은 풍년에도 못가는 시집올
황소팔아 씨집올 언제나 갈가
야답세 두번걸어 열두폭 치매
신작로 다쓸고 엄마중 간다
우리야 엄마아배 내말좀 듣게
아리랑 고개넘어로 날여워주게
양복쟁이 서방얻기를 내 원했더니
검은양복 구듯발로 나를차네
앞강에 푼배는 임을실러 온배요
뒷강에 푼배는 나를실러 온배요
원수야 경성은 무슨일로 길터져
저건너 저가시나 시집올 갈랑가 말랑가
몰래독 보둠고 가지게 쓰네
절구통 좋아서 절구질을 갔더니
눈치없는 저 머시마 연애하자 하너
자동차 기차야 날 실어다 놓고
내친정 보낼줄올 널그리 모르냐

/ 전북 문화저널.

 

 

 

진도 아리랑.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싶어 지느냐
날두고 가시는님 가고싶어 가느냐
섭오야 밝은달은 내사랑 같고
그몸의 어둔밤은 내간장 녹이네

(후렴)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아리랑 웅웅웅 아라리가 났네

떳다 보아라 공산은 두견이로다
울고 간다 각새소리

산천의 초목은 달달이 변해도
우리둘이 맺은맘은 변치를 말자

말은 가자고 네굽은 치는데
님은 붙들고 아니를 놓네

세월아 봄철아 오고가지를 말어라
장안의 호걸이 다 늙는다

놀기 좋기는 세장고 복판이고
장안의 호걸이 다 늙는다

십오야 밝은달은 구름속에 놀고요
명기명창 화중선이는 장고바람에 논다

너보고 날바라 내가 너따라 살꺼냐
눈으로 못보는 정에 너따라 살제

물걷는 소리는 오돔방 톰방
날오라는 손길은 깐당 깐당

보고도 못먹는 것은 그림의 떡이고
보고도 못하는 것은 남의 님이로구나

아리랑 아들나서 나라에 바치고
서리랑 딸을나서 남의 집에 주어라

삼산은 반락 청천해요
이수중분 백로주로구나

저기가는 저처녀 엎으러나 져라
일세나 준댄께 보두나마 보자

남의집 서방님은 가방을 드는데
우리집 낭군님은 개똥망태만 든다

남이야 남편은 자전거를 타는데
우리야 남편은 논두럭을 타누나

칠산바다에 어선이 뜨고
월출산봉에 달이솟아 온다

신작로 복판에 솟때는 사람아
정떨어 진대는 멀로 때느냐

산천에 맹감은 수풀속에서 놀고
유자는 얽어도 한량손에서 논다

원수야 악마구야 이옷쓸 사람아
생사람 죽는줄은 어찌그리 모르냐

아첨에 우는새는 배가 고파서 울고요
저녁에 우는새는 님이 그리워 운다

산천에 머루는 용고래 망고래 하는데
언제 나는 님을 만나 흥고래 망고래 할꺼나

물동이 여다가 산뚝에 놓고
건네산 보면서 한숨을 한다.

물속에 노는고기 잡힐듯해도 못잡고
저처녀 마음도 알듯말듯 못잡겠네.

서방님 오시까바이 째벗고 자다가
문풍지 바람에 설사가 났네

저건너 저가시나 앞가슴 보아라
엉쿨없는 수박이 두통이나 열렸네

임은 죽어서 극락세계로 가고
나눈 죽어서 나미아비타불

목포야 유달산 새장구 소리
고무공장 큰애기 발맞춰 간다

임떠난 방에는 사진짝만 남고
연락선 떠난데 물결만 노네

저건너 가는총각 날보지 말어라
우리엄니 보며는 눈맞었다 한다

신작로 복판에 아카시 나무는
전방집 큰애기 사진찍기 좋네

바람은 손없어도 나무가질 혼드는데
이내몸은 손툴이어도 가는님 못잡네

원수의 삼팔선은 왜끙켜 졌나
도레미탕 콩밥에 환장을 하것다

임보고 싶으면 사진을 보고요
말하고 싶거든 전화만 치자

국화는 피어서 서릿발에 울고요
가시내 자라서 임의손에 운다

허리통 가늘고 등자른 큰얘기
뒷동산 좁은길로 나만따라 오너라

외강목 접처구리 남끝동 달고
뒷머리 느진느진 날죽여 낸다.

오늘죽을지 내일죽을지 모르는 세상
이웃방 가시나네 담이나 넘자

까마귀 검으면 속조차 검냐
겉몸이 늙으면 마음조차 늙냐

아리랑 타령은 누가야 냈길래
건방진 큰얘기 바람만 피우느냐

저건너 창천밭에 콩밭을 갈아
구덕두덕이 동부를 심고

동부따는 처큰아가
앞돌아라 이내보자

뒤돌아라 어허머리를 보자
뒤돌으면 무얼하고

앞돌으면 무얼할래
머리끝에 들은댕기

춘추냐재단이냐 공단이다
석자세치만 끊어주며는

우리성애 시집갈때
한산섬에 달을자네

총각때 떠다주신 진갑사 댕기
손때도 안가셔서 날받이가 왔네

물레야자세야 빙빙빙 돌아라
하루종일 스르릉 잘도돌아간다

물레를 보고서 다랭이를 보며는
안나던 심정이 저절로 난다

청천하늘에 별도나 많고
홍도야가슴엔 수심도 많네

그런다할적에 말어나볼것이
심심자연이 백발이로구나

간다네간다네 나는 간다네
임올따라서 나는가네

명년춘삼월이 돌아오면
꽃이피며는 또다시 잎피네

인생은 한번가면 못돌아오니
또다시 지금가면 어려우리라

이아래 강물이 내술이라면
팔도야 잡놈이 모두 내친구로구나

울넘에 담넘에 망보는 잡놈
마음만 있으면 날따라 오너라

저건너 저머시마 눈매를 봐라
아니본듯 아니본듯 꼭 나만보네

님이 날만치 사랑을 한다면
가시밭 천리라도 맨발로 가노라

일년초 고랑까시 낙사릇 만듯
어린가장 품에안고 잠잔듯 만듯

나락이개 보릿이개는 농부가 끊고
이삼사월 진달래는 한량이 끊네

바람이 불어서 옆걸은 쳤냐
새크네기 너를 볼라고 옆걸은 쳤제

세월이 흐르기는 시냇물 같고
인생이 늙기는 바람결 같네

허리통 늘어지고 가느쪽쪽한 크넥아
앞동산 좁은길로 나만찾아 오너라

석달열흘 가뭄이 들어도
가시나 궁둥이는 생수가 난다

산천에 동백나무는 별만보며는 반짝
우리집 저 잡것은 나만보면 빵끗

가는님 허리를 아드득 잡고
하룻밤만 자고 가라고 사정을 하네

오다가 가다가 만나는 님아
손목이 끊어져도 못놓겠네

씨엄씨 모르게 고추장먹고
뒷단장 넘어서 대운동 한다

뺑가오비게 뺑가오이불 둘이덥고 잠자도
얼마나 정이 들어서 뺑가옷이 남았네

임이 얼마나 임다움사
한비게 둘이비고 동돌라 눌까

저건너 저머스마 뒷꼼말 보아라
가마타고 장가기 영틀렸네

저건너 저가시나 속곳밑 보아라
대목장 볼라고 흥당목 젓네

떠다논 냉수도 변할수가 있는데
여자의 이내마음 아니 변할쏘냐

날다려 갈때는 사정도 많드니
날다려다 놓고는 잔말도 많해

씨엄씨 잡년아 잠깊이 들어라
느그아들 렵렵합사 내가 밤모시래를 돌이

훗치락 훗치락 무슨 소리냐 했더니
이웃집 크네기 목욕하는 소리

아리랑가 지랄인가 용천인가
사대육천 매듸가 아리살살 녹네

아리랑 아들나서 전장에 보내고
사리랑 딸나서 놈 좋은일 시킨다.

갈라믄 가고 말라븐 말제
집세기 신고서 시집을 갈까.

큰얘기 볼라고 울타리 단장넘다
옥수수대에다 똥구멍을 찌었네

씨엄씨 줄라고 멘테를 %더니
껴놓고 봉께 방망이를 %네

야산중틱에 진달래 꽃은
한송이만 피어도 모두따라 핀다

등잔에 춧불은 간드라지는데
갈손님 가고요 잘손님은 잡시다

높다가 가면은 친구가 되고요
자다가 가면은 정든님이 된다네

연자색 물색은 나날이 변해도
너와나와 먹은마음 변치를 말자

알뜰히 살뜰히 정들여 놓고
어느잡놈 따라서 만주봉천 갔느냐

만경창파에 두둥실 푼배야
어기차 어여뒤여라 노를 저어라

대학중학아 불이나 나거라
공부못한 우리아들 심화가 난다

어리포 경비선 장병싣고 떠난다더라
따라는 못갈망정 전송조차 못할까

우리야 오빠는 군인엘 갔어요
나라를 위하여 독자라도 갔어요

강로야 강로야 육로나 되거라
내발로 걸어서 내고향 갈란다

선생님 선생님 날곱게 보세요
우리가 학생이라면 노학생이라요

내가 살기는 조도면에 살아도
마음하나 두기는 진도군에 있다.

낼 날좋으면 홍어잡이를 갈란다
높은산 올라가서 어둡도록 보아라

창리야 지서앞에 전보대가 서고
국화꽃만 피어도 소집장 온다

백년연애는 못걸라도
삼십분연애만 걸어주게

어동나무 열매는 동실동실
큰애기 젖통은 몽실몽실

물은 쓰면 돌만남고
임은 가면 나혼자 남는다

치어다 보니 만학천봉
구버보니 백사지로다

임이 죽어서 극락을 가면
이내몸도 따라가지 지장보살

다려가오 날 다려가오
우리님 뒤따라서 나는가네

저넘어 계집애 눈매좀 보소
속눈만 뜨고서 발발 떠네

십오야 밝은달 구릅속에 놀고
이십안짝 큰얘기 내품안에 논다.

신작로 복판에 하이야가 놀고
하이야 복판에 신랑신부가 논다

신랑신부 좋으라고 비단이불 생겼고
총각처녀 좋으라고 연애가 생겼다.

놀다가세 놀다나 가세
저달이 떳다 지도록 놀다나 가세

만나니 반가우나 이별올을어이해
이별을 하라거든 왜 만났던가.

 

/ 전북 문화저널.

 

 

 

〈고흥 아리랑〉
(후렴) 아리아이량 스리스리아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꽁꽁꽁 아라리가 났네
1.

사꾸라꽃은 필듯말듯
님하고 나하고 정들듯말듯
2.

이웃집 담장은 높아야좋고
술집의 아주머니 고와야하네
3.

씨엄씨씨엄씨 강생올마라
자기자식엽엽하면 밤마슬 갈까
4.

씨시쌀 씻는지 뻔히 알면서
맹감씨 씬냐고 말불임하네
5.

저건너저꼴짝 랫하는팔짝
세머시매세가시내 눈맞는꼴짝
6.

산천이 높아야 꼬량도 깊으제
조고마한 여자속이 얼마냐 깊냐
7.

저놈의 가시나년 엉둥이 좀봐라
중신애비 들어간께 엉둥이 춤춘다
8.

배떠난 갯구석 연기만 들고
엄떠난 내방앤 찬기만 돈다
9.

치마끈 졸라서 논사논께
반밭으로 째래서 신작로가 났네

 

<장흥 아리량〉
1.

아리량고개는 열두고개
진달래한송이 피는고개
2.

아리아스리랑 하모니까소리는
자다가들으면 우리오빠소리요
3.

아리량춘자야 분발라라
스리랑달밤에 선보러가자
4.

아리랑타령은 누가냈나
건방진큰애기 내가냈네
5.

술집의처녀야 술걸러라
우중충달밤에 숭애배단다‘
6.

바다에픈배야 소리말고 가거라
참참한내속이 다헝크러진다.
7.

무정한기차는 날실어다놓고
환고향시킬줄 나는몰랐네
8.

기차는 가자고 짱고동올트는데
친구는붙잡고 날못가게하네

 

〈아리량〉 (신안지방)
1.

웃목에 걸린 비찌락 방썰로 내려오고
이불밑에 누웠는임 날맨치러 낼온다

(후렴) 아리아리량 쓰리쓰리량 아라리가 났네
아리량 허정세월 잘도 넘어간다.

2.

이고장 저고장 상놈의 고장
가시나 머시마 연얘건 고장
3.

노량저고리 색효에 떨어진 눈물
니탓이냐 내탓이냐 중신애비 탓이다
4.

각씨야 자자 각싼야 자자
옥산아 자자 동쪽서 뜨는 새빌 서쪽가 진다.
5.

어떠난 잡년이 임좋다고 했던고
알고나 보며는 백년의 원수다.
6.

저건너 저산이 개명산 아니냐
오동지 섣달에 꽃망이 피는산

〈아리랑〉 (신안지방)
(후렴)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용웅용 아라리가 났네

1.

관부(離)연락선 부산 삼바시
검은 연기만나고
내고향 처녀들이 내배타러 오른다
2.

우리어매 날날때 하날이 빙빙돌고
우리성제 이별할때 눈알이 실실감긴다.
3.

서산올 부르다가 신작로 놓고
가시끼리 불로 타고서 임마중 가세
4.

사냥요리 아니면 안먹든 우리님
감옥소 콩밭 먹올일 내 원통허드라
5.

바람이 불어서 쓰러진 남기는
눈비가 와야도 못 일어난다.
6.

물드는 소리는 해변갓이 올리고
시어머니 말해 말소리가 철소리가배긴다.
7.

우리 네 서방님은 명태 잡이를 갔는데
바랍아 불어 라 석 달 열훌만 불어라
11.

낫자리 호미자리 다 던져불고
말들은 서울로 내가 도망질을 칠란다
12.

중신애비는 죽으면 청개구리가 되고
요내나는 죽으면 꽃배 암 될란다.
13.

남자야 남자야 어셜픈 남자야
남자노릿올 못하면 초매저구리 입어라
14.

산이 높아야 고량도 짚내
쪼그만한 여자의 마옴이 얼마나넓으리
15.

선상봉 아래 외로수는 소낭구
날파 같이도 외로외로 섰네.

 

〈아리랑〉 (신안지방)
1.

우리집 뒤안에 임모초나무는
오월이라 단오날에 내몸에 약이라

(후렴)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량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어럴 얼써고 아라리가났네

2.

마당올 쩔어다가 갱부락올 낳더니
내속과 같이도 내속만이 탕구나

3.

은앙산 그늘은 갯강물올 덮는디
우리야 어매는 날 덮어오네

4.

지랄이 엮어서 문욱에 걸고
바람만 불어도 신간이 녹네

5.

머리를 벗고서 경대를 보니
촌살립하기가 내가 원통하구나

6.

못하나 것노라 못하나 것네
요놈의 종사를 내가 봇하것네

7.

바람아 강풍아 부지를 말어라
새각시 머리고무에 절 얼어난다.

8.

이너메 잔둥에 옷나무를 싶었디
돌아오는 삼사월에 기염올 볼거나

 

 

 

 

문경 새재는 웬 고개인고 구부야 구부구부 눈물이 난다.
쳐다 보니 만학 천봉. 내려다 보니 백사지로다.
님이 죽어서 극락을 가면 이내 몸도 따라가지 지장보살.
원수야 악마야 이 몹쓸 사람아 생 사람 죽는 줄을 왜 모르나.
저 놈의 계집애 눈매 좀 보소 속눈만 뜨고서 발발 떠네.
다려가오 날 다려가오 우리 님 뒤따라서 나는 가네.
왜 왔던고 왜 왔던고 울고 갈 길을 왜 왔던고.


가는 님 허리를 아드득 잡고 / 하룻밤만 자고 가라고 사정을 하네.

가냘픈 종소리 적막을 깨고  / 은은한 풍경소리 이내 맘을 울린다

가지 많은 나무는 바라 갤 날없고 / 자식 많은 우리부모 속할 날없네

 

간다 못 간다 얼마나 울어서 / 씨엄네 정재가 나무접시가 뜬다

갈길이 바빠서 아이노리를 탓더니 / 눈치없는 저 운전수 연애하자 하네

갈라믄 가고 말라믄 말제 /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내 어찌 살거나

 

 

강로야 강로야 육로나 되거라 / 내 발로 걸어서 내 고향 갈란다

구름은 발없어도 천하천리를 가고 / 바람은 손없어도 나뭇가지를 흔드네

까마귀 검으면 속조차 검냐 / 겉 몸이 늙었으면 마음조차 늙냐

 

큰애기 중신은 대 낮에 가고 / 홀엄씨 중신은 야밤에 간다

꽃이 필 때도 춘하 단절이요 / 당신이 젊을 때도 청춘 한때뿐이라

날 다려 갈 때는 사정도 많드니 / 날 다려다 놓고는 잔말도 많네.

널보고 나를 보아라 내가 너 따라 살까 / 눈으로 못 보는 정으로 산다.

 

 

놀다가 가면은 친구가 되고요 / 자다가 가면은 정든 님이 된다네.

남의 집 서방님은 가방을 드는데 / 우리 집 서방님은 개똥 망태만 든다.

나 눕고 너 눕고 이불을 덮으면 / 등잔에 저 불을 그 누가 끌 꺼나

님이 없는 저 방에 불을 쓰면 뭘하고 / 할일 없는 이내몸이 단장하면 뭘할까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나리

남의야 서방님은 색안경을 쓰는데 / 우리집 저 물견은 쌍다락끼만 나노라

님이 따로있냐 정이들면 임이제 / 고향이 따로있냐 살면은 고향이제 

 

 

남의집 서방님은 자전거를 타는데 / 우리집 낭군임은 논두럭만 탄다

님죽고 내가 살아 열녀가 될까 / 한강수 깊은 물에 빠져나 죽자

남의 서방님은 북장고를 치는데 / 우리집 저 물견은 지게 통발만 뚜두네

 

높은봉 상상봉 외로선 소나무 / 외롭다 하여도 날보다는 낫네

니정 내정은 속에다 만 두고 / 언제나 만나서 내 한을 풀까

내딸 죽고 내사오 왔냐 / 울리고 갈길을 왜 왔느냐

놀다 가세 놀다 가세 / 저 달이 떳다 지도록 놀다나 가세

담 넘어 갈 때는 개가 짓고 / 품안에 든께는 새벽닭이 우네

담장을 넘을 때는 먼 맘을 먹고 / 문고리 잡고는 아리발발 떤다

따라라 따라라 나만 졸졸 따라라 / 뒷동산 좁은 길로 나만 졸졸 따라라

문경새재는 왠 고갠가 / 구부야 구부 구부가 눈물이로구나

맹감은 고와도 가시 덤풀에 놀고 / 유자는 얽어도 한량 손에서 논다.

만경창파에 두둥실 뜬배야 / 어기여차 어여뒤여라 노를 저어라.

말은 가자고 네 굽을 치는데 / 정든 임 날 잡고 몸부림 치네

물 속에 잠긴 달은 가까워도 못 잡고 / 이내 맘에 있는 사연 썩어져도 못하네

물레야 물레야 왜 뱅뱅 돌아라 / 이웃집 귀공자 밤이슬 맞는다

 

무정한 연락선은 날 실어다 놓고 / 환 고향 시킬 줄을 널 그리 몰라

마당 가운데 잼비당은 연기만 나는데 / 요내 가슴이 타는데는 연기짐도 안나네

만나니 반가워라 이별을 어이해 / 이별이 될라거든 왜 만났던고

임 따라 갈 때는 엄매 생각 나드니 / 친정에 오고봉께 임의 생각이로다

모른 바닥에다 니배 내배를 띄고 / 어기어차 어라듸여라 때만 기다린다.

미영타로 가세 미영타로 가세 / 씨집갈 때 이부자리 거들어 가세

 

바람은 불수록 물결을 치고 / 님은 볼수록 정이 든다.

보고도 못 먹는 것은 그림의 떡이요 / 보고도 못사는 것은 남의 임이로구나

뼘가옷 비개 뼘가옷 이불 둘이 덮고 잠자도 / 얼마나 정이 들어서 뼘가옷이 남았네

바람은 손없이도 나뭇가지를 흔드는데 / 이 내 몸은 손있어도 가는 임을 못 잡어

백년을 살자고 백년초를 심었드니 / 백년초는 어딜 가고 이별초만 남았네

빨래 독 좋아서 빨래하러 갔더니 / 못된 놈 만나서 돌비개를 비었네

부모형제 이별은 눈물이 뱅뱅 / 정 든임 이별은 하늘이 뱅뱅

 

뽕도 따고 임도나 따고 / 겸사 겸사로 뽕 따로 가세

본 서방 마다하고 뒤 담장 넘다 / 강냉이 등컬에 OO구멍을 찧었네

 

바다가 좋으면 배 놓기가 좋고 / 여자가 이쁘면 일통 나기가 쉽네

본 남편 죽으라고 고사를 했더니 / 샛 서방 죽었다고 부고장이 왔네

석달 열흘 가뭄이 들어도 / 큰애기 궁둥이는 생수가 난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느냐 / 날 버리고 가는 님 가고 싶어 가느냐

씨엄씨 잡년아 잠 깊이 들어라 / 밤중에 오는 님이 밤이슬 맞는다

 

씨압씨 술값은 햇 닷냥인데 / 며느리 술값은 열 닷냥 이로고나

씨엄씨 잡년아 잠 깊이 들어라 / 느그 아들 렵렵함사 내가 밤모시레를 돌이

세월아 네월아 오고가지를 말아 / 아까운 내 청춘이 다 늙어 간다.

서방님 오신 줄 알고 깨 벗고 잤더니 / 문풍지 바람에 설사병이 났네.

새내끼 백발은 쓸 수가 있어도 / 인생의 백발은 쓸 수가 없네.

 

씨압씨 호령은 갈수록 더하고 / 어린 가장 품에 안고 잠잔둥 만둥

십오야 밝은달 구름 속에서 놀고요 / 명기명창 화중선이는 장고바람에 논다.

쑤숫대밭 묵밭은 다지내 놓고 / 반반한 잔디밭에서 왜이리 졸라

삼당개 바닷물은 썰다가도 드는데 / 한번가신 우리임은 다시 올 줄 모르네

산천 초목은 달이 달달이 변해도 / 우리 둘이 먹은 마음 변치를 말자

세월이 갈라면 저 혼자 가제 / 남이야 세월을 왜 가지고 가냐

씨엄씨 죽으라고 고사를 지낸께 / 친정엄매 죽었다고 기별이 왔네

세월이 가기는 바람결 같고 / 청춘이 가는 것은 물결같이 흐르네

신고산 봉오리 비온둥 만둥 / 어린 가장 품에 안고 잠잔둥 만둥

세월아 네월아 오고가지를 마라 / 아까운 내 청춘이 다 늙어진다

서쪽에 지는 해는 동쪽에서 뜨건만 / 임자없는 요내 몸 누굴 찾아 갈거나

사람이 살며는 몇 백년이나 사느냐 / 살아생전에 두리 둥실 놀아나 보자

 

이 아래 강물이 내 술이라면 / 팔도야 잡놈이 모두 내 친구로고나.

울 넘어 담 넘어 님 숨겨 놓고 / 호박잎만 노을노을 날 속이네.

임이 얼마나 임 다움사 / 한 벼게 둘이 베고 등 돌라 눌까.

임죽고 내가 살어 열녀가 되느니 / 한강수 깊은 물에 빠져나 죽자

아리랑 아들나서 전장에 보내고 / 서리랑 딸 나서 놈 좋은 일 시킨다.

앞집에 처녀는 시집을 가는데 / 뒷집에 노총각 환장병이 났네.

우리네 남편은 투전판에를 갔는데 / 공산아 명월아 새칠팔로만 노라라.

임 떠난 방에는 사진판만 남고 / 연락선 떠난데 물결만 남네

오시라는 정든 임은 왜 아니 오고 / 오지 말라는 궂은비는 줄줄이 오네

으름나무연쿨은 응크레등크레 하는데 / 나는언제 임을만나 응크레등크레할거나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곱아서 울고 / 저녁에 우는 새는 임이 그리워 운다

오동추야 밝은 달은 구름 속에서 놀고 / 임하고 나하고는 이불 속에서 논다

 

아서라 마러라 내 팔을 놓아라 / 우리님 보면은 정들었다고 할라

열두시에 만나자고 금시계를 준께 / 1234 몰라서 새로 한시에 왔네

 

우리딸 젖통은 활량에 유자 / 팔도야 잡놈이 다 다라 본다

우리 딸 입술은 청단지 인가 / 팔도야 잡놈이 다 빨아 덴다

 

아잡씨 까잡씨 까발쳐 놓고 / 용천할 산으로 갯마중 가세

아리랑 고개는 열두 고개 / 이내 고개는 한 고개로구나

임 떠난 선창에 갯내만 나고 / 임 떠난 빈방에 향수내만 나네

아리랑인가 지랄인가 용천인가 / 얼마나 좋으면 저 지랄인가

아리랑 꼭지를 스리랑 돌려서 / 북장구 장단에 놀아나 보세

 

알그닥 짤그닥 짜는 베는 / 언제나 다 짜고 친정에 갈까

윤선은 가자고 쌍 고동을 부는데 / 돈없는 저 건달은 발동을 한다

안 넘어 간다고 내가 다짐 했더니 / 정칠 놈 한테서 내가 녹아나네

열 일곱살 먹은 것이 무슨 단맛을 알아서 / 저녁밥만 먹으면 잔솔밭을 가느냐

 

아주끼리 동백아 열지를 마라 / 산골에 큰 아기 다 놀아난다

윤선아 병선아 오고가지를 마라 / 우리지비 매늘아기 밤 봇짐 싼다

우리나라 최남단 보배 섬 진도 / 인심이 좋아서 살기가 좋네

요요적적 깊은 밤에 귀뚜라미 스르르 / 추야장 나는 생각은 임뿐이로세

우리야 서방님은 명태잡이를 갔는데 / 바람아 불라면 석달 열흘만 불어라

왜 왔던고 왜 왔던고 / 울고 갈길을 왜 왔던가

 

원수야 악마구야 이 몹쓸 사람아 / 생사람 죽는 줄을 왜 그리 모르냐

우리야 엄매 아배 내 말좀 듣게 / 아리랑 고개 넘어로 날여워 주게

이붓 엄매 맷둥에는 할미꽃이 피고 / 우리엄매 맷둥에는 목단꽃이 피었네

염병할 놈 시병할 놈 일본에를 가더니 / 보기 싫은 봉투지만 달이 달달이오네

열 두살 먹은 것이 무슨 단맛을 알어서 / 밤밥만 먹으며는 잔솔밭으로 가느냐

 

왜 왔던고 왜 왔던고 / 구비구비 열두 구비 한숨이 나네

연락 서산에 해 떨어지고 / 월출 동산에 달 떠온다

이 몸이 죽어서 열녀가 되느니 / 한강수 깊은 물에 빠져나 죽세

열 두살 먹은 것이 기생이라고 / 속 눈만 감고 아리발발 떤다

열길 물 속은 알 수가 있어도 / 한길되는 사람마음 알 수가 없네

앞 강에 뜬 배야 닻 놓고 가거라 / 해안에 물들면 나도 타고 갈란다

열두세 베적삼을 언제 만들어 입고 / 산 넘어 친정을 언제나 갈까

저 건너 저 가시나 속곳 밑 보아라 / 대목장 볼라고 홍당목 젓네.

저기 가는 저 처녀 엎으러 나져라 / 일써나 주는 듯이 보듬아나 보자.

저 건너 저 가시나 시집을 갈랑가 말랑가 / 물래 독 보둠고 기지게 쓰네

전봇대가 높다 해도 하날 밑에서 놀고 / 여자가 코가 시여도 남자 밑에서 논다

 

저달 가는데 별 따라가고 / 우리님 가는데는 내가 따라를 간다

정들었다고 실 통정마라 / 이별수 들면은 못할 말이 없네

장고야 울어라 밤새도록 울어라 / 너도 울고 나도 울고 밤새도록 울어라

춥냐 덥냐 내 품안에 들어라 / 베게가 높거든 내 팔을 베어라.

청천하늘에 잔별도 많고 / 요네 가슴에 수심도 많다.

팔구 월 다래는 곱게도 피는데 / 우리네 부모 속은 밤중 속이로구나

홀엄씨 홀애비 정드는데는 / 막걸리 한잔이 정들어 준다

호박모 박모도 자리 봐서 심는데 / 백년 살라 심는 자식 좋은데로 심세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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