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을안길을 정비하는 날입니다.
고향 떠난 사람들이 둥지로 찾아드는 추석을 앞두고
내 집안 청소하듯 골목의 잡초를 베고
울타리나무를 잘라 시야를 넓히는 겁니다.
그리곤 기다리는 거지요.
그리운 사람들을...
청소차가 못 들어올 정도로 울타리의 나무가 우거졌습니다.
울타리에는 대추나무가 많습니다.
7시에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작업을 했습니다.
십 수대의 예취기가 왱왱거리며 돌아가고
트럭 몇 대가 드나들며 잘린 나무를 실어 냅니다.
엄지손가락 첫마디보다도 굵은 대추가 우수수 떨어져 내립니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들어 대추를 줍지요.
대추나무가 없는 우리 집.
일찌감치 나선 아내가 제일 많이 주었습니다.
두어 말은 될 듯, 몇 년은 족히 먹을 것 같습니다.
10시가 넘어 일이 끝나고 회관 앞에 모여 해장을 했습니다.
오늘 점심은 전에 살던 동네
‘소야 사랑한다.’ 그 노부부와 식사를 약속했습니다.
사료 값은 오르고 소 값은 반 토막으로 떨어져 죽을 맛인데...
우리가 고추농사 안 짓는다고 마른고추를 열 근이나 보내주셨습니다.
내가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 이 고마움을 어찌 하지요?
두고두고 마음으로 갚아야지요.
그래도 마음으로 갚아나가야 할 대상이 많다는 것, 시골살이의 행복입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복한 한가위 맞으시길! (0) | 2012.09.28 |
---|---|
하늘을 바라고 해를 바라는... (0) | 2012.09.27 |
누군가의 가슴 속에 별이 되어 (0) | 2012.09.25 |
<속보> 파주 장남교 공사현장 붕괴…2명 사망·12명 부상 (0) | 2012.09.22 |
그리운 사람 (0) | 2012.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