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감악산 산촌마을주차장에서 산촌마을로...

백수.白水 2015. 5. 28. 12:01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으로 가는 계절과 계절사이의 토용(土用) 기간. 햇볕이 뜨겁고 가뭄이 계속되는 현상은 이제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다. 515일날 들깨 씨를 뿌렸는데 잡초만 올라오고 들깨 싹은 보이지가 않는다. 밭이랑이 말라서 흙먼지 쌓인 신작로처럼 푸석거리는데다가, 이미 여러 차례 참새들이 날아와 배를 불려 갔으니 당연한 일이다.

 

아침에 나가서 들깨 씨를 다시 뿌리고 흙을 긁어준 다음, 조루로 물을 뿌리고 그 위에 바람이 통하는 차광막을 씌우고 돌아 왔다. 조루! 옛날부터 많이 쓰던 말인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 어감이 이상하다. 포루투갈어 jorro에서 온 일본식 단어란다. 습기증발과 참새피해를 막기 위한 두 가지 효과를 노렸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어이 하리야 / ....어이 하리야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시인의 푸르른 날>

 

강가라서 새벽안개가 자주 끼지만 아침을 먹고 나면 금방쾌청해지고, 가을하늘처럼 파란하늘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푸른 하늘은 그리움이다. 하늘 푸르러 그리운 날, 그리운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 이런 날은 물병하나 달랑 집어넣고 느닷없이 계획에도 없는 혼자만의 산행에  나선다.

 

정상에 다다를 즈음의 마루금위로 보이는 하늘이 제일 파랗다.

그리움의 절정이다. 늘 이렇게 그리움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큰 병이다.

 

 

 

2015.5.27. 객현리 산촌마을주차장에서 5코스(산촌마을 주차장 - 쌍소나무쉼터 - 까치봉 - 감악산 정상: 2.8km)로 올랐다가 4코스(정상 - 약수터 - 산촌마을: 2.3km)로 내려왔다. 오후13시에 출발하여 15시에 정상도착(2시간 소요)하였고, 16:30분에 출발지인 산골마을주차장에 도착(1시간 30분소요, 3시간 30)했다.

 

산촌마을주차장에서 산으로 드는 입구

 

땅비싸리

 

야생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꿩 대신 닭이라고 오르고 내릴 때 자주 보이는 개옻나무를 많이 찍었다.

 

 

오르는 길에서 정상이 보인다.

 

잔디는 다 사라지고 봉분위에는 온통 고들빼기다. 꼭 잔디를 입혀야만 되는가?

갖가지 야생화를 심어 아름다운 봉분을 만들어도 좋겠다.

 

 

 

정상으로 가는 도중에 감악산아래의 모습을 조망할만한 곳이 서너 군데 있다그때마다

사위로 삥 돌아가며 보이는 대로 다 담았다.이제는 보이는 곳이 어느 마을인지 설명은 생략한다.

 

 

 

 

 

 

 

 

 

 

 

 

 

 

감악산정상 1.4km남았다.

 

 

 

운계능선에서 올라오는 길(오른쪽)과 만나는 세 갈래길, 벙커가 보이는 길로 올라가야 된다.

 

 

 

 

 

 

 

 

 

 

 

 

 

 

 

 

건너편 능선의 임꺽정봉, 장군봉, 멧돼지봉

 

 

 

 

 

 

 

 

 

 

정상 뒤쪽의 배경하늘이 제일 푸르다.

 

 

 

 

 

 

 

 

 

 

 

산사나무

 

 

감악산 정상에서 보는 장군봉의 뒷 모습

 

아! 성모마리아

 

 

 

정상에서 산촌마을로 내려가는 4코스의 출발점

 

 

올라간 5코스(2.8km)보다 내려가는 4코스(2.3km)가 거리는 짧지만 대신에 더 까탈스럽다. 크게 위험구간은 아니지만 이렇게 줄을 타고 올라야 되고, 줄에 의지해서 내려가야 할 곳이 네댓 군데 더 나온다. 특히 지랄맞은 것은 무른 푸석돌지대라서 모래보다는 굵고 주먹보다는 작은 부서진 돌들이 등산로에 쭉 깔려있다는 점이다. 양손에 지팡이를 잡았는데도 그냥 쭉쭉 미끄러진다. 열 차례도 넘게 미끄러지니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무릎관절에 힘이 잔뜩 들어가 나중에는 진이 빠진다. 이러한 땅에서는 식물의 종도 다양치 못하고 야생화도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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