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또 습격을 당했다. 폭염에 달궈진 집안이 너무 더워 마당에 놓인 평상에서 밥을 먹고, 평상에 드러누워 밤하늘의 별을 헤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열기가 가시면 집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작년가을 전에 살던 곳에서 허벅지에 다섯 군데나 벌을 쏘여 고생을 했던 아내는 벌을 무서워하고 모기도 무서워한다. 아랫집 이장네 창고에 있는 벌집이 신경 쓰였다. 새끼손가락 끝마디만큼이나 큰 벌이 처마 밑 흙덩이에 구멍을 뚫어 집으로 사용하는데 평소에도 낮이면 쉴 새 없이 드나든다. 벌이나 모기는 밤이면 불빛을 보고 날아드니 혹시 누워있는 사람에게 달려들지도 모를 일, 안전을 위해 사전에 토벌을 하기로 하고 손전등을 비춰가며 스프레이모기약을 품어 넣었다. 냄새에 놀란 벌들이 기어 나오고 나는 그때마다 조준사격을 했다. 세찬공격에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놈도 있고 도망가는 놈도 있다. 마지막 한 놈이 나올 때까지 분사를 계속한 후 모조리 퇴치했다고 안도한 후 철수했다.
집안이 너무 어두우면 드나들기 불편하므로 전등불 하나만 밝혀두고, 출입문을 열어놓고 롤스크린방충망만 쳐놓은 상태로 밖에서 누워있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화장실에 가려고 집으로 들어가던 아내가 기겁을 한다. 집안의 불빛을 보고 날아온 벌들이 방충망에 붙어서 윙윙거리고 있었던 것, 내가 모기약을 꺼내기 위해 방충망을 열었더니 그 순간을 틈타서 한 마리가 집안으로 날아들었다. 그놈부터 잡아야 한다. 스프레이를 뿌려도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떨어지지 않는다. 간신히 파리채로 때려잡고 여전히 방충망에 붙어있는 벌을 향해 안에서 모기약을 쏘아댔다. 약발이 약해서인지 떨어지질 않는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때려잡는 것. 문을 열고 나가서 몇 마리를 때려잡았다. 모기장에도 한 마리가 붙어 있어서 파리채로 가격했더니 나가떨어진다. 완전히 소탕한 것으로 생각하고 모기장에서 잠이 들었다.
밤이슬이 내리는지 축축해지는 바람에 잠을 깼다. 11시 30분 철수, 아내는 먼저 베개와 이불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갔고 내가 모기장을 접는데 뜨끔하다. 파리채로 때려잡았던 벌 한 마리가 기절에서 깨어나 모기장에 붙어 있다가 나에게 원수를 갚은 것, 금방 통증이 온몸으로 퍼진다. 계안이라는 약을 발랐지만 손가락이 붓고 몸 이곳저곳이 따갑고 군데군데 쐐기에 쏘인 것처럼 벌겋게 부어오르며 간지럽기도 하다. 몇 시간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다. 6월 26일 내가 한번 당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당한 것, 오늘 벌집을 살펴보니 여전히 벌이 드나든다. 이걸 어찌한다? 독한 살충제를 뿌려서 다 죽일까? 아니면 그냥 이선에서 내가 물러나 타협을 하고 서로 건들지 말기로 할까?
어젯밤 달도 별도 밝고 고왔다.
구멍이 얼마나 깊은지 모르겠다. 흙을 이겨서 틀어막을 궁리도 하는 중
이 모기장에 붙어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을 줄이야..
벌레 물린데 옛날엔 계관, 지금은 계안이 잘 듯는다.
벌이 큰데 이름을 잘 모르겠다. 맨 오른쪽에 있는 놈이 나를 공격했다.
금년에 벌침을 두방이나 맞았으니 보약이 필요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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