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상처의 치유

백수.白水 2014. 1. 11. 08:17

 

가실보다 표준말인 가을의 어감이 더 아름답지만,

마실이 정겨운데 누가 마을 간다고 표준말을 쓰니 영 어색하다.

 

지난가을 고샅굴착공사를 할 때

이리저리 내두르던 포크레인의 앞발에 채여 자두나무가 크게 다쳤다.

몇날 며칠 심하게 일그러진 생채기에서 맑은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무정세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생인손의 고통,

저 혼자  몸부림을 치며 얼마나 속울음을 울었을까.

 

세상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

눈물방울 상처에 내려앉아 종유석처럼 굳어 하얀 딱지가 되었다.

화해를 하겠다면서 굳이 상처를 헤집고 지난 자잘못을 논하지 마라.

속으로 참아내는, 그 세월이 약이다.

 

보드라운 손보다 뚝살 박혀 거치러진 손이 더 예쁘고

쭉쭉빵빵 매끈한 것보다는 참고 견뎌낸 흔적이 더욱 아름답다.

흉측하다고 욕하지 마라.

 

상처에 배어난 송진이 굳어 옹이가 생기고 관솔이 된다.

관솔은 어두운 밤을 밝히고, 평범한 무늬목보다 옹이 들어찬 목리문(木理文)을 더 친다.

 

 

자두나무에 생긴 상흔

유칼립투스. 호주에서 기념으로 조금 들고 들어 왔다.

 

유칼립투스는 강한 살균작용으로 실내살균소독효과와 면역력향상에 도움을 준다. 모기퇴치와 외용약품으로도 쓰이는데, 모기에 물렸을 때 바르는 물약의 주성분이 유칼립투스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근육통의 통증완화, 그리고 항염작용으로 초기감기, 코막힘, 인후염, 비염, 천식 등 기관지질환에 좋다.

 

송진(松津)소나무·잣나무가 손상을 입었을 때 분비되는 진액(津液)으로, 처음에는 깨끗하고 무색투명한 액체가 나오나, 시간이 지나면 희뿌옇고 끈질긴 성질이 생긴다. 비누, 도료, 살충제, 의약품, 접착제, 향료 따위를 만드는 데에 이용된다.

 

관솔은 주로 옹이(나무에 박힌 가지의 그루터기)에 많이 엉긴다. 예전에는 송진이 많은 관솔에 불을 붙여 촛불이나 등불 대신으로 썼다. 소나무속 나무의 줄기에서 분비되는 송진이 나무줄기에 발달한 세포사이에 엉겨서 생긴다. 성분은 로진과 테레빈유이다. 이것으로 짠 기름을 솔기름이라고 하며 기계 등에 사용한다. 일제시대 항공유로 쓰려고 강제공출하는 등의 수탈을 했다.

 

아름다운 관솔 목리문 http://blog.daum.net/jckimok/16149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