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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 신영

백수.白水 2014. 4. 11. 20:53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 신영

 

연둣빛 새순

여린 햇살에 고개 내밀고

초록이파리 봄비에 몸을 적실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뙤약볕에 익은 대지

소낙비에 식어지고

빗소리에 후박나무 잎 흔들릴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제 살갗을 긁어내고

제 몸을 태워 오색 물들이는

파란 하늘 아래 오색 빛 발할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오랜 기다림이

하얀 그리움으로 쌓여

겨울 햇살에 몸을 녹일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저자 : 신영

1964년 경기 출생. 85년 도미하여 보스턴에 거주.

보스톤코리아신문과 뉴욕일보에 칼럼 연재 중.

뉴잉글랜드 역사문제 연구소연구원으로활동 중.

미주한국문인협회,한국사진작가협회활동 중.

창작과 의식,대한문인협회활동 중.

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활동 중.

 

시집하늘, 동인시집꾼과 쟁이 2, 4

수필집나는 '춤꾼'이고 싶다,살풀이꾼 예수,

보스턴찰스 강가에서 부르는 노래,

보스턴하늘 아래에서 띄우는 편지.

 

 

다비(茶毘) / 신 영

 

허허로운 것들일랑 남겨두지 말고

태우고 태우다 하얗게 남은 재마저

날리다 날리다가 지친 먼지 터럭마저

허상의 껍데기들마저도 태우소서

 

남겨두지 말고 모두를 태우소서

남은 사람이 있다면

남겨 놓은 사랑이 있다면

모두를 태우고 가소서

 

오르고 또 오르는 저 연기처럼

천상의 나팔소리 들리고

하늘 문 열릴 때면

가벼운 손짓으로 오르소서

 

남겨 놓은 사람들일랑

안타까운 사랑들일랑

아쉬운 이별일랑 이젠 태우소서

이제는.

 

 

신영 작가는 중견 여류작가로 근 30년을 미국에 거주하면서 활발한 문학 활동으로 인지도가 높은 작가이다.

그동안 많은 문집을 발표했지만, 이번에 시음사에서 시집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와 수필집 보스턴 찰스 강가에서 부르는 노래”, “보스턴 하늘 아래에서 띄우는 편지를 발행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 든다.

한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서울을 바라보는 굴곡진 풍경에서 느끼는 의미와 덕투어 투어 차량을 타고 보스턴 도심을 달리다 보스턴 강을 함께 돌아보는 느낌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설렘을 우리는 신영작가의 心眼(심안)을 통해 감상할 기회를 가져볼까 한다.

 

 

삶은, 인생은, ..

 

 

인생은 어쩌면...

말갛고 투명한 수채화가 아닌

두텁고 투박해 보이는 유화는 아닐까?

 

이렇게 바르고 저렇게 바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덧바르는 일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리다가 잠시 쉼도 가지며...

그리다 만 그림을 들여다보면서

그렇게 다시 또 붓을 들어 덧칠하는 일.

 

어쩌면 우리네 삶이 인생이...

유화 같은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가끔 내 머리를 스치며 마음에 남는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정해진 정답이 없다는 것을

세상을 살며...새삼 더욱 느낀다.

나와 다른 또 하나의 나!

네 색깔과

네 모양과

네 소리가

참으로 고운 까닭이다.

 

누구와도 똑같아야 할 이유가 없으며

까닭은 더욱이 없다.

다만, 너는 너로 존재하는 그것만으로 족한 것이다.

 

 

그 누구와도 견줄 필요도 없고

비교할 필요는 더욱이 없다.

 

그저, 너로 있어 아름다운 것을 인정하기만 한다면...

너로 족하다. ...

 

 

어쩌면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을

우리 인생의 그림들...

 

조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채지 않는 마음으로 쉼도 가지며

여기저기 둘러보며...천천히 그리는 여유로운 인생의 그림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