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는 것인가
- 석여공 -
내 안에 소리 없이 켜켜이 쌓이는
저 꿈같은 것들
그대는 문 밖에서 문풍지 바람으로 덜컹거리고
나는 마음 안에 빗장을 걸었다
쌓여서 어쩌자는 것인가
갈 길 막고 올 길도 막고
마음 안의 빗장
마음 밖의 빗장
봄 오면 길 뚫릴 것을
그렇게 쌓여서 어쩌자는 것인가
사진출처 / 여행,바람처럼 흐르다
폭설
- 석여공-
가끔씩은 저렇게
성난 눈발이었으면 좋겠다
미친 듯이 울다가도
잠깐 햇빛에 흰 이빨처럼
차갑게 반짝이며 웃어 봤으면
좋겠다 가끔씩은 저렇게
겨울 풀꽃이며 사람들의 집
어둔 곳의 캄캄함
우리들의 등 시린 사랑까지도
아주 덮여 버렸으면 좋겠다
잠에서 풀린 산기슭 짐승처럼
톡톡 얼음장 깨며
겨울 가뭄 속의
저 지독한 보리싹처럼 씩씩하게
살아날 것만 살아나고
돋아날 것만 돋아나는
그런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카룰리, 두 기타를 위한 세레나데
Serenades for 2 Guitars,Op.96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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