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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가을… 젊은 가을… 늙은 가을

백수.白水 2011. 9. 28. 20:55

 

 

바람꽃

 꽃무릇(석산)

왜 유목민은 가을을 잘게 쪼갤까.

어린 가을, 젊은 가을, 늙은 가을.

그만큼 가을은 그들에게 금쪽 같은 계절.

햇살 한 가닥, 바람 한 자락, 구름 한 조각,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 없다.

어린 가을엔 모시 같은 바람꽃이 길 위에 피고, 젊은 가을엔 바람이 비몽사몽 길을 잃는다.

늙은 가을엔 바람이 길손의 가슴팍에 시리게 파고든다.

붉은 꽃무릇 우우 돋은 젊은 가을.

애끓는 산꿩소리.

<김화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