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옻닭을 먹다.

백수.白水 2012. 1. 12. 17:19

이번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 문산지역이 영하 16도로 떨어졌다하니 위도가 더 북쪽인 이곳은 더 낮을 듯,

밖으로 나가니 콧속이 싸하게 얼어붙는 느낌. 아침 8시 45분. 당연히 아침식사준비도 되지 않은 시각,

전화벨이 울린다. 요즘은 직감적으로 대략 누구전화일거라고 짐작을 하는데 거의 맞는다.

전에 살던 동네 돼지농장 이사장 전화다. 옻닭을 삶고 있으니 빨리 오란다.

그렇지 않아도 추운 날 어떻게 뜨거운 국물로 속을 다스릴까 생각 중이었는데

잘됐다싶어 아침 겸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서둘러 달려갔다.

매번 먹을 일만 있으면 부른다. 情! 장작불의 열기처럼 추위를 녹인다.

 

 

내가 이사를 하면서 가마솥을 하나 넘겨주고 왔는데 벌써 불을 지펴놓고 있었다. 뜨거운 장작불에

몸을 녹이고, 숱 불을 끌어내 주전자에 물을 끓여 커피를 마시고 떡국 떡을 구워 허기를 면했다.

 

 

이른 아침부터 산 흙을 받아서 밭에 복토를 하며 지반을 높이는 작업.

임야를 개발하려면 허가를 받은 후 먼저 산의 흙을 퍼내서 평탄작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개발자가 돈을 들이지 않고 공사를 하는 방법이 있다.

흙이 필요한 사람에게 산에서 나오는 흙을 넘겨주면 된다.

그렇다고 흙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임야소유자한테 직접 돈을 건네며 사오는 구조가 아니다.

알아서 파오면 된다. 흙을 파서 옮겨오는 비용만 수요자가 부담한다.

산에서 흙을 파고 덤프트럭에 실어줄 포크레인 한대, 흙을 실어 나를 덤프트럭 세대,

받은 흙을 고루 펴줄 포크레인 또 한대. 수요자가 이렇게 중장비를 동원해서 퍼오면 되는 것이다.

요즘 포크레인을 부르면 큰 것은 하루에 500,000원, 좀 작은 것은 400,000원이고, 덤프트럭은 400,000원이란다. 오늘 비용은 총2,100.000만원. 결국 수요자가 흙 값을 부담한 것이고, 개발하는 사람은 앉아서 코를 푼 셈이다.

중장비기사들 점심과 새참을 해줘야 되는데 옻닭을 삶아내는 것이다.


 

옻닭은 옻 성분이 푹 우러나야 하므로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린다. 지난번에도 옻닭을 먹었는데 먹고 나니 속이 시원하고 몸에서 열기가 치솟는 기분이다. 너무 많이 먹거나 알레르기에 약한 사람은 옻을 탄다. 나도 지난번에 옻이 올랐었는데 사전에 예방약 한 알이면 오케이다. 시골남자들 다들 좋다고 즐겨먹는 뭐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는데 먹고 나면 기분이 좋다. 인터넷공간에 올라온 옻의 효능을 옮긴다.

의서 문헌에 나온 옻의효능 


1.동의보감 ( P 1969 )

옻은 어혈과 여인에 경맥불통 적취를 풀어 주는 역활 외에도 소장을 잘 통하게 하고 기생충을 죽이고 피의순환을 도와 다스린다 하였다.


2.본초학 / 본초강목 (P 1636 )

옻은 지방을 분해시키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키며 고지혈증지방을 분해하고 피를 맑게 한다. 모세혈관으로 뭉쳐있는 사구체기능을 강화한다. 임파선(림프선)의 해독작용을 한다. 신경부의 각종증상을 완화하고 운동신경을 진정시켜 만성류마티스에 지통 효과가 있다.


3.인산  김일훈선생의 "신약본초"( P 72~73 )

옻은 훌륭한 방부제이며 살충제이므로 암 근치에 반드시 쓰인다. 옻에 의해 소멸된 암균은 되살아나지 못한다.

증하된 옻은 인체의 색소를 파괴하지 않는다. 위장 - 소화제. 심장 - 청혈제(제반 심장병). 간 - 어혈약(염증 다스림) 폐 - 살충제 (결핵균 멸함). 콩팥 - 이수약(오장육부와 체질병 ) 옻은 신경통 및 관절염 피부병, 당뇨에도 훌륭한 약이 된다. 인산  김일훈선생은 그의저서 구세심방에서 "옻은 산삼에 비견" 하다했다.


4.본초강목의 옻의 주치 (목부 제35권 P1635 )

소어혈 비결요통 어혈과 허리 아픈 것, 월경을 순조롭게 한다.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으며, 중풍(뇌졸증)을 예방한다. 소화기계통, 고혈압, 저혈압, 기침병을 고친다. 산후조리잘못으로 허리 아픈 곳 오래 묵은 병 덩어리와 놀랜 피를 없애준다.

<참고문언 - 동의보감, 본초강목, 본초학, 신약본초, 구세심방, 식물대학사전, 현대과학.>

 

 

작년에 구제역으로 돼지 600마리를 매몰 처분했는데 전망이 흐리다며 금년도에 선뜻 입식을 못하고 다시 시작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 부업으로 개를 사육하고 있다. 하얀 개가 풍산개, 식용이 아니고 種犬으로 쓴다. 갈색 개는 아는 분이 접을 붙이려고 넣어 놓은 암캐.

 

 

나무보일러 땔감으로 쓰기위해 밭둑의 아카시아나무를 베어 넘어뜨렸다. 포크레인이 아니면 추스를 수 없을 정도로 큰 나무. 소 잡아 해체하듯 금방가지를 치고 토막을 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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