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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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길을 /고미숙이 말하는 몸과 우주

<4 > 나는 ‘별’이다!

백수.白水 2012. 3. 16. 11:42

 

 

<동의보감 속 신형장부도>

 

 

 생명의 원천은 우주…오장육부도 음양오행의 산물 동의보감은 양생을 기본 삼아 병막는 대신 타고난 원기 자양

 

1596년 선조는 허준에게 의서 편찬을 명한다. 허준의 나이 58세. 당시 조선은 전란의 와중이었다. 그때 선조는 세 가지를 당부했다. 한의학사(史)를 간결하게 정리할 것, 섭생을 위주로 할 것, 만백성이 두루 활용할 수 있게 할 것. 허준은 선조의 당부를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그중에서도 특히 두 번째, 양생을 의학의 기본으로 삼았다. 질병에서 생명으로!

알다시피, 현대 임상의학은 위생을 중심으로 한다. 그래서 병이 놓인 장소와 병인체(病因體)가 중요하다. 그것만 제거하면 만사 오케이! 마치 레이더망을 통해 적의 요새를 추적하고 다음엔 융단폭격을 하는 식. 그래서 현대의학을 전쟁모델이라고 한다.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이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신도 쓰러진다. 적을 제거하느라 생명의 원기를 다 소진한 탓이다.

양생은 그와 다르다. 양생은 병을 막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원기를 자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요절할 사람은 장수하게 하고 장수할 사람은 신선이 되게 한다.” 이것이 동의보감의 의학적 목표다. 이런 원대한 비전은 어떻게 가능한가? 몸을 ‘생명과 우주의 교차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동양우주론은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삼는다. 음양은 해와 달을, 오행은 목화토금수 즉 다섯 개의 별을 뜻한다. 이것은 우주적 동력이자 생명을 주관하는 토대다. 따라서 오장육부 또한 음양오행의 산물이다. 예컨대, 간·담은 목(木), 심·소장은 화(火), 비·위는 토(土), 폐·대장은 금(金), 신·방광은 수(水)다. “둥근 머리는 하늘을 닮았고 네모난 발은 땅을 닮았다. 하늘에 사시(四時)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가 있고, 하늘에 오행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이 있다. 하늘에 해와 달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두 눈이 있고, 하늘에 밤과 낮이 있듯이 사람은 잠이 들고 깨어난다.”(‘동의보감’) 요컨대 생명과 우주는 ‘대칭적으로’ 연동되어 있다. 믿기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이런 진술은 어떤가? 현대물리학에 따르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은 C(탄소) H(수소) O(산소) N(질소) 등이다. 그런데 이 요소들은 저 하늘의 별로부터 온 것이다. “먼 과거에 100억 년을 걸쳐 핵 연소 과정을 통해 별에서 생성된 원소들은 지구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근간을 이루고 있다. 즉,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별이 수없이 태어나고 죽는 과정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 몸의 각종 장기와 조직 속에 있는 탄소, 뼈 안에 있는 칼슘, 피에 들어 있는 철분, 몸의 수분 속에 들어 있는 산소 등과 같이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원소들은 모두 별에서 만들어졌다.”(하인츠 오버훔머, ‘우주의 모든 것’)

보다시피 음양오행론과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은 전혀 다르다. 전자는 별들의 운행을 궁구하고, 현대물리학은 별들의 연소과정을 탐구한다. 그럼에도 최종 결론은 같다. 생명의 원천은 우주다. 고로, 나는 별이다!

“하늘에서 별을 따다 두 손에 담아 드려요.” 별에 대한 동경과 꿈을 담은 노랫말이다. 하지만 이제부턴 연인을 위해 굳이 별을 따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그가 곧 ‘당신의 별’이고, 당신이 곧 ‘그의 별’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그 진리를 온몸으로 감지할 수 있는 열정과 경이로움뿐이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말하는 몸과 우주>

 

 

 

 

이 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안의 장기인 오장육부 [五臟六腑] 오행의 원리에 대해서 좀 더자세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오장(五臟)이란 간장(肝臟) 심장(心臟) 비장(脾臟=지라) 폐장(肺臟=허파) 신장(腎臟=콩팥)을 말하며 

 

육부(六腑)는 대장(大腸=큰창자) 소장(小腸=작은 창자)) 담장(膽腸=담낭=쓸개) 위장(胃腸=밥통) 방광(膀胱=오줌통) 삼초(三焦)를 말하는데 삼초(三焦) 서양의학에는 없고 한의학에만 있는 것으로 해부학상의 기관은 아니며, 상초(上焦=심폐의 호흡기는) ·중초(비위의 소화기능) ·하초(간신의 비뇨생식기능)로 나뉘는데 예로부터 형태는 없고 하는 일만 있는 장부라고 했다.

 

()은 내부가 충실한 것, ()는 반대로 공허한 기관을 가리키며()과 부()는 창고라는 뜻이다.

 

한의학에서는 또 장부를 오행(五行:····)에 맞추어 음양오행설이라는 동양적인 자연철학으로 기능적인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보통은 뱃속 ·마음속 ·몸속 등의 뜻으로 쓰인다.

 

 

 

 

오행의 상생과 상극

상생이란 물이 높은 곳에서부터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같이 자연의 순리를 뜻하고 상극이란 서로 지배하는 형국으로 상대의 세력을 극하는 성질을 말한다. 오행이란 원래 생하기도 하고 극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다.

 

상생(相生)상생은 순행하면서 전진적이고 순리적인 질서를 의미하며 서로 생해준다는 뜻으로 도와준다, 만든다, 낳는다의 의미가 있다.

 

수생목(水生木)- 물이 있어야 나무가 자란다. 물은 나무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영양소이다. 하지만 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나무가 물에 뜨고 썩어버린다.목생화(木生火)- 빛과 열을 얻을 수 있는 전형적인 재료는 나무이다. 나무는 불을 태우게 되는데 나무가 지나치게 많으면 불이 꺼지게 되고 불이 많고 나무가 지나치게 적어도 꺼지게 되므로 적당한 나무를 필요로 한다.화생토(火生土)- 불이 타면 재가 남고 땅은 태양이 굽어야 거름지다. 불이 타고 나면 재가 남고 그 재가 쌓여서 대지를 덮으면 땅이 기름지게 된다. 그러나 불이 지나치게 많으면 땅이 갈라지므로 화()가 지나치게 왕왕함을 꺼린다.토생금(土生金)- 대지가 굳으면 땅 속에서 금()이 나오는데 흙이 덮여야 광맥이 생긴다. 흙 속에는 많은 광물자원이 내장되어 있다. 그러나 쇠가 지나치게 많으면 흙은 매우 약해진다.그러므로 금()이 너무 많은 것을 꺼린다.금생수(金生水)- 쇠가 녹으면 물이 되고 쇠는 물을 배설한다. 가을이 되면 만물은 열매를 맺게 되고 열매는 수()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금()이 지나치게 많으면 쇠는 물을 배설하지 못하고 잠겨지고 만다.

 

상극(相剋)상극이란 서로 대립하고 부딪치는 것이 아니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파괴하고 누른다는 뜻이다. 성장과 팽창 발전의 이면에는 억제하는 정지의 작용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상극이라 해서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오행의 상극이란 상충과는 다른 면이 있다. 상극이란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누르는 것이고 상충이란 오행이 서로 충돌하는 것이다.

 

수극화(水剋火)- 물이 강하면 불은 꺼져 버린다.화극금(火剋金)- 불이 강하면 금은 불에 녹아 버린다.금극목(金剋木)- 쇠가 강하면 나무는 쇠에 의해서 베어진 다.목극토(木剋土)- 나무가 강하면 흙에 영양소는 나무에 의해서 파괴된다.토극수(土剋水)- 흙이 강하면 물은 흙 속으로 스며든다.

 

 

위의 그림을 보면, 비장과 위장은 五行상 土에 속하므로, 土氣를 기운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火氣는 당연히 심장과 소장을 담당하는 기운이고...

오행의 相生相剋으로 볼 때 火生土의 관계가 있으니, 비장, 위장(土)은 심장, 소장(火)의 도움을 받으므로 심장과 소장의 기운이 좋을수록 비장과 위장도 튼튼해지는 반면에 木剋土의 관계므로 비장, 위장(土)은  간, 담 (木)으로 부터는 상함을 받으니 간의 기운이 승하면 비장의 기운을 억제하고, 담의 기운이 강하면 위장을 손상 시킨다는 원리다.

지라가 나뿐 사람을 지랄병한다고 하는데 지라(土) 바로위에 있는 심장(火氣)이 너무 승할 때 지랄병이 생긴다. 지랄염병에서 염병이란 염통(火)이 나빠서 생기는 병으로 심장이 허약해서 오는 병이다. 심장의 기운인 火氣가 약해지면 지라(土)가 같이 허에 빠진다. 화생토로 비장은 토에 속하기 때문에 화기를 못 받으면 힘을 못 쓰고 심장이 나쁜 사람은 반드시 지라가 안 좋다. 그래서 염병은 지랄병을 부르고 지랄병은 반드시 염병과 같이 온다. 그래서 지랄염병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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