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률 교수와 김경수 교수는 지난 2001년,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 일대(13만8200㎡)에서 사람발자국화석과 매머드, 사슴, 새, 게, 조개 등의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 물결무늬화석의 발견되어 이 일대가 당시에도 해안가였음을 알 수 있는데 화석위의 퇴적물이 거친 파도에 침식되고 풍화작용으로 깎여나가 화석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이곳은 지금 천연기념물 464호로 지정되어 있다.
제주도 사계리 해안가에서 발견된 게와 식물 화석
특히 놀라운 것은 구석기시대의 사람발자국화석500여 점이다. 구석기인의 발자국 발견은 탄자니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프랑스, 칠레에 이어 세계에서 8번째로 아시아전역을 통 털어 최초다. 아프리카에서 탄생된 인류가 기나긴 여행 끝에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시대를 거치며 한반도에 터전을 잡은 것이다.
그럼 발자국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보통 사람의 발길이는 키의 15.5%다. 500여개 발자국을 모두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당시 성인의 키는 150∼160㎝, 어린이는 130∼140㎝쯤 된 것으로 보이고, 족적의 방향으로 보아 9명이 바다로 나가 어렵을 하고 돌아오는 행렬로 보고 있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발자국 화석의 크기와 화석의 생성연대에 주목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그들은 무려 2만여 년 전 이 땅을 살다간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전곡리에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쓰며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보다 진일보한 호모 사피엔스, 제주도 사람 발자국 화석의 주인공들은 우리의 직접 조상이었다.
발자국 화석을 살펴보는 교수와 제작진/발자국화석으로 추정한 구석기인의 수
만달인(호모 사피엔스) . 후기 구석기인들이 사용한 석기
이 땅에 발자국을 남기고 간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호모 사피엔스는 가죽으로 옷을 지어입고 불을 지배했으며 언어를 사용한,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사용한 도구의 흔적은 없을까? 2010년, 제주도의 천지연 폭포 주변에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보다 작고 날카로운 ‘좀돌날’이 출토된다. 그리고 탄소연대측정결과, 이곳에 거주했던 사람들은 제주도 사계리에 발자국을 남긴 이들과 동일한 시대를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매머드. 2만여년 전 한반도의 모습
구석기인들은 어떻게 바다를 건너 제주도에 터를 잡고 살았던 것일까? 2만여 년 전 제주도는 마지막 빙하기의 영향으로 한반도와 붙어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구석기인들은 걸어서 제주도에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제주도까지 갔을까? 다량의 동물 발자국이 발견된 제주도 화석 산지, 그곳에 열쇠가 있다. <역사스페셜>에서는 자연환경과 싸우며 한반도 남단 제주도에 족적을 남긴 우리의 직접 조상, 발자국 화석의 주인공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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