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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길을

끝없는 세계의 신비. 우주, 무한 공간

백수.白水 2012. 6. 7. 11:06

 

우주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우리가 아는 우주에서는 이 크기가 중요한 의미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엄청난 사이즈의 태양계부터 그보다 훨씬 큰 은하계,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우주 공간의 광활함이란 실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또 정반대로 아주 작은 분자와 만물을 구성하는 지극히 작은 원자도 있습니다. 이렇게 양 극단의 크기가 다 모인 공간이 바로 우주입니다. 아직 우주의 전체 크기를 알지 못하지만, 이 광활한 우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학자들은 정반대로 가장 작은 원자와 그 안의 미립자들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가장 가까운 우리 태양계 행성들의 크기와 은하계 너머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한 물체의 크기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태양계 행성들의 크기와 위치

 

컬럼비아 대학의 천문학자 데이비드 J. 헬펀드 박사는 시중에서 찾아볼 수 있는 태양계의 모형이 사실 잘못 만들어진 것이라 말합니다. 다닥다닥 붙여 세울 수 있게 배열된 모형의 상대적인 규모가 태양계에 대한 오해를 불러온다는 것입니다. 만약 풋볼 경기장 안에 태양과 행성들의 실제 비율을 고려해 늘어놓는다면 다 들어가지도 못할 것입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은 약 5천8백만 km 떨어진 곳에서 궤도를 돕니다. 금성은 약 1억 7백만 km 떨어져 있고, 지구는 태양에서 약 1억 5천만 km 떨어져 있습니다. 화성은 길쭉한 궤도를 그리지만, 태양과의 평균 거리는 2억 2천5백만 km 정도입니다. 목성은 태양계의 바깥쪽에 위치한 첫 번째 행성으로, 우주에선 약 7억 8천만 km입니다. 토성은 목성에서 14억 km 떨어져 있고, 천왕성은 태양에서 27억 km 거리에 있습니다. 마지막 행성 해왕성은 천왕성보다도 16억 km 더 멀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에리스의 발견과 명왕성 퇴출 사건

 

명왕성으로 인해 태양계에서 크기가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타원형 궤도에 다른 행성보다 기울어져 태양계 끝에서 도는 작은 공 같은 것이 바로 명왕성입니다. 명왕성은 심지어 달보다도 작습니다. 이전까지는 아주 먼 거리에서 태양 주위를 도는 유일한 행성으로 인정되었으나 2005년,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 천문학자 마이크 브라운이 태양계 끄트머리에서 그보다 큰 또 다른 행성 에리스를 발견하면서 학자들 사이에 흥미로운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행성을 정의할 때 크기가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 또 작다는 이유로 에리스와 명왕성이 다른 종류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하는 것입니다. 프라하에 모인 천문학자들은 길고 긴 논의 끝에 결국 명왕성을 우리 태양계에서 제외하기로 하였습니다. 에리스와 명왕성이 행성이 되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왜소 행성’이라는 특별한 범주에 넣기로 최종 결정했고, 최근에 ‘플루토이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습니다.

 

 

 


태양보다도 큰 거대 항성들

거대한 크기를 따진다면 이 태양계에서 태양과 비교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태양계의 99%는 태양입니다. 태양계가 곧 태양인 셈입니다. 불타는 가스 덩어리 태양은 지구 주변 39조km 안에서는 가장 큰 물체입니다. 백만 개의 지구가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거대합니다. 하지만 우주에 있는 다른 거대한 항성들에 비하면 오히려 작은 편에 속합니다. 그런 항성들을 작은 순으로 보면 먼저 시리우스, 폴룩스, 아르크투루스, 리겔, 붉은색 거성 베텔게우스, 안타레스, 뮤 세페이 그리고 브이 브이 세페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태양보다 무려 30만 배나 더 큽니다. 하지만 크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생존하는 것은 항성인 태양에서 1억 5천만km 거리의 지구가 딱 적당한 거리에서 돌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위의 행성들도 크기가 크지만, 우리 은하나 우주와 비교해 보면 사실 우리 태양계는 아주 작은 편입니다.

 

 

 


지구의 모래알 수보다도 많은 우주의 항성

 

태양에서 가장 먼 행성인 해왕성까지의 거리는 약 45억 5천만km입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항성은 몇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은하수라고 불리는 우리 은하는 길이가 10만 광년이나 됩니다. 그리고 우주는 당연히 그보다 훨씬 큽니다. 가능성을 초월하는 크기이기 때문에 80년 전만 해도 우리 은하가 우주 전체인 줄 알 정도로 실감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 은하 말고도 약 천억 개의 은하가 우주에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또 각각의 은하 안에는 수백억, 수천억 개의 항성들이 있습니다. 전부 합치면 이 우주에 있는 항성의 수는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나사 소속 과학자 루이스 햄린은 우주에는 은하가 2천억 개 있고, 각각의 은하마다 2천억 개의 항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이 광활한 우주에는 항성이 지구에 있는 모래알 수보다도 더 많을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우리 몸 속의 원자에서 우주의 별까지

 

우주는 아주 극단적인 크기들이 지배하는 장소입니다. 엄청나게 거대한 것들과 아주 미세한 것들의 차이점은 상상을 초월할 것 같지만 사실 생각보다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물리학자 제임스 트레필 박사는 가장 큰 것, 즉 우주를 바라보는 사람들과 가장 작은 것을 보는 사람들은 결국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든 현미경을 들여다보든 과학자들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와 같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속에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원자 하나하나는 한때 모두 별의 일부였습니다 태초부터 반복됐던 일입니다. 이것은 창조와 재창조라는 끊임없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생명의 비밀은 극단으로 나누어지는 크기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에 대해 알아야 할 진실들은 아직도 무궁무진합니다.

글·영상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