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이 전라도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커다란 기와집을 찾아갔다. 주인은 나오지 않고 계집종이 나와서 저녁상을 내다 주었다. 밥을 다 먹은 뒤에 안방 문을 열어보니 소복을 입은 미인이 있었는데 독수공방하는 어린 과부였다. 김삿갓이 계집종편에 <贈某女>라는 시를 적어 보낸다.
贈某女 <증모녀> 어느 여인에게
客枕條蕭夢不仁 <객침조소몽불인> 나그네의 잠자리가 너무 쓸쓸해 꿈자리가 뒤숭숭한데
滿天霜月照吾隣 <만천상월조오린> 하늘가득 차가운 달이 내 주위를 비추는구나.
綠竹靑松千古節 <녹죽청송천고절> 푸른 대나무와 푸른 솔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나
紅桃白梨一年春 <홍도백리일년춘> 붉은 복사꽃과 흰 오얏꽃은 한 해 봄을 피울 뿐이라오.
昭君玉骨胡地土 <소군옥골호지토> 왕소군의 옥골은 오랑캐 땅의 흙이 되고
貴妃花容馬嵬塵 <귀비화용마외진>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 땅의 티끌이 되었소.
人性本非無情物 <인성본비무정물> 사람의 마음이 본래 무정치 않은 것이니
莫惜今霄解汝身 <막석금소해연신> 오늘밤 그대 옷자락 푸는 것을 아까워마오.
贈(증): 주다, 보내버리다, 선사하다, (남에게)바치다, 선물(膳物)
條(조): 가지, 조리, 조목, 끈, 법규, 유자나무, 통하다, 길다
蕭(소): 쓸쓸하다, 시끄럽다, 바쁘다, (바람이) 불다, 떨어지다, (말이) 울다, 맑은 대쑥, 물건소리
滿天: 온 하늘
霜月: 서리가 내리는 달이라는 뜻으로, 음력동짓달을 달리 일컫는 말, 서리 내리는 밤의 달
千古: 썩 먼 옛적, 영구한 세월, 오랜 세월을 통하여 그 종류가 드문 일
千古節: 천고에 빛나는 곧은 절개(節介)
玉骨: 빛이 희고 고결한 사람, 매화(梅花)의 다른 이름, 天子의 유해
花容: 꽃처럼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
嵬(외): 높다, 산이 험준하다, 쓸데없다, 허망하다, (술에)취하다, 평평치 않은 모양 8. 술병(-病)
霄(소): 하늘, 진눈깨비, 태양 곁에 일어나는 운기, 밤, 구름, 다 되다, 닮다 (초), 비슷하다 (초)
解(해): 풀다, 벗다, 깨닫다, 설명하다, 통달하다, 가르다, 벗기다, 흩어지다, 떠나가다, 녹이다, 화해하다
惜(석): 아끼다, 소중히 여기다, 애석하다, 아깝게 여기다, 아쉬워하다, 애처롭게 여기다, 두려워하다
중국의 4대미인 http://blog.daum.net/ybm0913/373
침어(浸魚) -서시(西施)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잊어버리다 "
서시는 춘추말기의 월나라의 여인이다. 어느 날 그녀가 강변에 있을 때 맑고 투명한 강물이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비추었다. 수중의 물고기가 수영하는 것을 잊고 천천히 강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그래서 서시는 침어(浸魚)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서시는 오(吳)나라 부차(夫差)에게 패한 월왕 구천(勾踐)의 충신 범려(範려)가 보복을 위해 그녀에게 예능을 가르쳐서 호색가인 오왕 부차(夫差)에게 바쳤다. 부차는 서시의 미모에 사로잡혀 정치를 돌보지 않게 되어 마침내 월나라에 패망하였다.
수화(羞花) -양귀비(楊貴妃) '꽃을 부끄럽게 하는 아름다움'
당대(唐代)의 미녀 양옥환(楊玉環)은 당명황(唐明皇)에게 간택되어져 입궁한 후로 하루 종일 우울했다. 어느 날 그녀가 화원에 가서 꽃을 감상하며 우울함을 달래는데 무의식중에 함수화(含羞花)를 건드렸다. 함수화는 바로 잎을 말아 올렸다. 당명황이 그녀의 ' 꽃을 부끄럽게 하는 아름다움' 에 찬탄하고는 그녀를 '절대가인(絶對佳人)'이라고 칭했다.
중국 당나라 현종(玄宗)은 나라를 잘 다스렸다. 그래서 번영을 누린 이 시기를 '개원의 치(開元之治)'라고 한다. 그러나 현종은 사랑하던 황후 무혜비가 죽자 완전히 의욕을 상실했다. 그럴 즈음 만난 여인이 양옥환(楊玉環)이었다. 이 여인은 현종의 18번째 아들 모(瑁)태자의 비였다. 현종이 며느리인 이 여인에게 빠져버렸다.
56세의 현종과 22세의 양옥환의 사랑은 비익조나 연리지 같은 사랑이었다. 암수 한 몸인 비익조처럼 둘은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었으며, 뿌리는 두 개이지만 가지는 하나로 합쳐진다는 연리지처럼 둘은 영원히 함께 할 한 마음 같은 사랑을 했다. 현종은 이 여인에게 귀비의 칭호를 내렸다. 바로 양귀비가 이 여인이다.
양귀비와 사랑을 나눈 또 하나의 사나이가 있었다. 절도사였던 안록산(安祿山)이다. 안록산은 양귀비를 어머니라 불렀고 양귀비는 안록산에게 기저귀를 채워주며 아들처럼 귀여워했다. 둘 사이의 추문은 세상에 퍼졌다. 허나 현종만은 몰랐다고 한다. 후일 안록산은 반란을 일으켰다. 때는 서기 755년이었다. 현종은 쫓기는 몸이 되었고 마외(馬嵬)라는 역에 도착했을 때 황제의 친위대들이 들고 일어나 양귀비의 오빠였던 재상 양국충을 죽이고 양귀비마저 죽이려 했다. 양귀비는 마지막 소원이라 하면서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다. 안록산도 아들의 손에 목숨을 잃었으며 반란군은 자중지란에 빠져 결국 반란은 실패했다.
낙안(落雁) -왕소군(王昭君) "기러기가 날개 움직이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지다 "
한(漢)나라 왕소군은 재주와 용모를 갖춘 미인이다. 한나라 원제는 북쪽 오랑캐 흉노와의 화친을 위해 왕소군을 선발하여 선우와 결혼을 하게 하였다. 집을 떠나 북쪽으로 북쪽으로 가는 도중 그녀는 멀리서 날아가고 있는 기러기를 보고 고향생각이 나서 금(琴)을 연주하자 한 무리의 기러기가 그 소리를 듣고 날개 움직이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이에 왕소군은 낙안(落雁)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폐월(閉月) -초선(貂蟬) "달이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다 "
초선은 삼국지의 초기에 나오는 인물로 한나라의 대신 왕윤(王允) 의 양녀인데, 용모가 명월 같았을 뿐 아니라 노래와 춤에 능했다. 어느 날 저녁에 화원에서 달을 보고 있을 때에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리웠다. 왕윤이 말하기를 "달도 내 딸에게는 비할 수가 없구나.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다." 고 하였다. 이 때 부터 초선은 폐월(閉月) 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초선은 왕윤의 뜻을 따라 간신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시키며 동탁을 죽게 만든 후 여포의 부인이 되어 산다. 여포와 살면서 초선은 나약한 아녀자로 변해버리고, 그래서 진궁의 계책도 반대했다가 결국에 여포는 패망하고 만다. 하지만 이에 여러 이의제기를 하는 설이 있기는 하지만, 자살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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