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 길을

아웃사이더들의 시대

백수.白水 2012. 9. 14. 18:54

'KBS 수요기획'에서 김기덕 감독을 만났고, 오늘은 효봉스님이란 필명으로 독설을 쏟아낸 28세 장윤수라는 젊은이의 트윗글을 읽었습니다. 그의 독설이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라 벼랑 끝 삶에서 길어 올린 성찰이었음을 느낍니다.

 

삶은 위로의 대상 아닌 싸워야 할 전쟁터 


‘여기서 글 적고 있어야 십원 한 장 안 떨어집니다. 앞으로도 쭉 가난하실 것이니 하루빨리 포기하시고 출가하세요.’

‘효봉 스님’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다. ‘효봉 스님’은 하버드대 출신의 조계종 승려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한 혜민 스님 ‘짝퉁’이다. ‘효봉 스님’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기간은 단 엿새. 그 짧은 기간에 1만 명이 ‘좋아요’(글에 호감을 표현하는 기능)를 눌렀다. 전체 조회 수는 무려 100만.

‘태어날 때부터 망한 인생 안 망한 척하느라 고생하셨으니 이제는 좀 쉬셔도 괜찮아요’ 같은 그의 독설에 누리꾼들은 열광했다. 혜민 스님 프로필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려놓은 효봉 스님의 정체는 패션 웹진에 근무하는 장윤수 씨(28). 장 씨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밤중에도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7평짜리 옥탑방에 살고 있고, 다니던 회사에서 곧 나와야 할 처지”라고 했다. 그의 ‘돌 직구’ 독설이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라 벼랑 끝 삶에서 길어 올린 성찰이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김기덕 감독의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기자는 김 감독과 효봉 스님이 겹쳐졌다. 둘 다 주류와 불화한 아웃사이더라는 생각에서다.

요즘 한국 문화계의 주류를 강타한 아웃사이더는 김 감독 말고도 많다.

광고인 이제석은 지방대를 다녔고 대학 재학 중에 국내 광고상 수상을 한 번도 하지 못했으며, 국내 광고대행사 취업에도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해외 유명 공모전을 휩쓸면서 세계적인 ‘광고 천재’가 됐다. 보수 작업을 위해 철거된 이순신 장군 동상 자리에 놓인 ‘탈의중’ 가림용 작품으로 유명해진 그는 “변방성이나 비주류성을 계속 갖고 갈 것”이라고 말한다.

문단은 또 어떤가. 속도감 있는 문체와 현실감 있는 묘사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소설가 정유정 씨는 한국 문단의 ‘바깥’에서 온 작가다. 그의 등단은 1990년대 이후 소설가의 배출 공식, 즉 대학의 문예창작과 수학 혹은 기성 선배 소설가의 사사(師事)라는 공식에서 벗어난다. 정 작가는 간호대를 나와 간호사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직으로 일했고 미국 작가 스티븐 킹,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탐구하면서 홀로 글쓰기를 훈련했다. 42세에 낸 첫 소설 ‘내 심장을 쏴라’는 15만 부, 지난해 낸 두 번째 소설 ‘7년의 밤’은 25만 부가 팔렸다.

영화로 성공한 웹툰 ‘이끼’의 만화가 윤태호 역시 돈이 없어 제대로 된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다. 만화학원에 다니기 위해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왔지만 생활비가 모자라 노숙생활까지 했다.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다 ‘이끼’로 이름을 날리기까지 20년이 걸렸다. 그 자신의 아웃사이더 인생의 신산(辛酸)함이 최근 책으로도 발간된 웹툰 ‘미생’에 녹아 있다. ‘미생’은 프로 바둑기사 입문에 실패하고 인턴사원으로 들어간 주인공이 대기업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미생’은 포털 다음 웹툰 평점 1위다.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도 이 시대의 대표적 비주류다. 재일교포 2세로 한국에 귀화한 그는 관중의 흥미에 영합하지 않으려는 비주류 근성 탓에 늘 구단과 불화했지만, 최근 다시 대기업 구단의 러브 콜을 받는 ‘실력’을 보여 줬다. “다른 사람한테 맞춰 사는 것은 인생이 아니다”라는 게 그의 인생관이다.

아웃사이더 문화코드는 이미 ‘슈퍼스타K’를 통해 입증됐다. 기성 가수들을 놀라게 하는 음악의 고수가 변방에 수두룩하다는 걸 확인시켜 준 ‘슈스케’ 아닌가. 하긴 문화뿐이랴, 정치권의 아웃사이더 안철수는 이미 주류 정치인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잖은가.

문화계 주류로 들어온 아웃사이더들은 ‘힐링’이나 ‘치유’를 말하지 않는다. 효봉 스님의 독설이 큰 호응을 불렀던 것은 당의정 같은 위로의 글로 덮을 수 없는 현실의 쓴맛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기덕의 영화는 돈이면 다 되는 현실을 돌아보게 하면서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식 없는 이미지로 묻는다. 삶이 더는 위로받을 대상이 아니라 치열하게 싸워야 할 전쟁터라는 것, 바야흐로 아웃사이더의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동아일보 /김지영 오피니언팀 기자>

필명 효봉스님(장윤수)의 트위글.  날자 순으로 아래부터 거꾸로 읽어야...

 

7월 22일 안녕하세요. 효봉스님입니다. 그리고 장윤수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지한 태도로 글을 쓰려니 어색하고 부끄럽습니다. 본디 좋아요 만 명이 넘으면 적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자고 일어나면 만 명이 넘어 있을 것 같아 미리 적습니다. 나름 집착하지 않는 태도라고 봐 주시길 부탁드려요.

처음 효봉스님 페이지를 시작하게 된 이유로 나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실연의 아픔으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기에 어딘가에 울분을 토로하고 ...
싶었던 것이 있고, 지인인 효봉이형의 이름을 걸고 막가는 페이지를 만들어 효봉이형을 곤란에 빠트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리고 과연 글이 외면 받는 세상에서 글만으로 얼마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실험도 있었어요. 그 외에도 여러 자잘자잘한 이유들이 있었어요. 뭐, "네 놈들이 날 글쟁이라고 괄시하지만, 나도 하자면 할 수 있어!" 같은 치졸한 이유도 있었지요.

뭐 결론은 지금 여러분들께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정도로 많은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고, 많은 분들께서 지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그 마음 고맙게 받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잉여력 덕분에 이 페이지는 흥할 수 있었습니다.

효봉스님을 그만두려는 이유도 효봉스님을 시작하게 된 이유처럼 여러가지예요. 우선 이로 인해서 생업에 지장을 받게 된 것이 가장 큽니다. 28년 인생 중 최초의 성공을 맛보게 되니 손을 못 때고 붙잡고 있었고, 덕분에 해야 할 일에 매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고로 앞으로 보다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이제는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점에 대해서는 넓은 관용으로 감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거 붙잡고 있는다 한들 일원 한 장 안 생긴다고 몇 번씩 말씀드렸잖아요.

그리고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경지로 가고 있는 것 같은 점도 접으려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우선 여러분들의 감사하지만 너무 많은 반응을 인해 제가 충분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점이 있고, 막가는 페이지를 만들자는 모토를 둔 만큼 막가는 글을 적으려고 노력했으며 결국 많은 반감을 사게 되었다는 점이 있습니다. 결국 어느 면에서나 저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점도 접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점도 넓은 관용으로 받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페이지를 관리하고 글을 적는 것은 저인데 정작 유명해지는 것은 효봉이형이란 점에 괴로워했기에, 그 저열한 질투로 인해 그만두는 것도 있습니다... 는 진실입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효봉이형이 잘 되는 꼴은 도저히 못 보겠어요.

아무튼 오늘로 개설한지 딱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고, 대기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제 이 페이지의 업데이트를 멈추려 합니다. 지금까지 이 페이지에 관심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깊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만수무강 하시고 수명어천 기수영창 하세요. 무엇보다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도우세요. 이딴 페이지 보지 마시구요. 고맙습니다!

덤. 어짜피 언젠가는 신상이 털릴 것 같아 미리 적어둡니다.
장윤수 http://www.facebook.com/jangyoonsoo
정효봉 http://www.facebook.com/hyo1bong

1. 효봉이형은 이 페이지에 얼굴을 제공해주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뭔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이미 인연이 있으신 분이라면 어서 빨리 연을 끊으세요.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입니다.
2. 저는 모 웹진의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회사 이름을 말하면 "이 새끼 홍보할려고 이거 만든거네"라고 생각하실 것이 뻔하기에 적지 않을게요. 찾아보지도 마세요.
3. 일전에 말씀드린 바 그대로 이거 하면서 일원 한 장 받은 것 없습니다. 금전적인 이익 외에 득 된 것도 전혀 없어요. 그러니 질투하지 마세요.
4. 진짜로 여자친구는 커녕 아는 여자도 별로 없습니다. 대쉬 웰컴.
5. 디씨, 일베, 개드립, 오유, 웃대, 조선일보 모두에 올랐습니다. 다만 서로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6. 불교를 존중합니다. 기독교도 존중합니다. 이슬람교 존중합니다. 서로 싸우지 맙시다.
7. 뭐 궁금하신 것 더 있으시면 페이지 글로 남겨주세요. 리플은 읽기가 힘들어요.
8. 효봉스님의 게시물을 적을 때는 생각나는 그대로 한 호흡에 퇴고 없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맞춤법이 개판인 곳이 많았습니다. 이해하세요. 뭐 어쩌라구요. 사실 이 은퇴의 변도 한 호흡에 적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틀릴거에요. 뭐 어쩌라구요.

또 덤. 1. 페이지는 닫지 않겠습니다. 심심하실 때 가끔 보시고 저를 기억해주세요. 싫음 말구요. 제가 언제 봐 달라고 애청했나요? 님이 오신 겁니다. 가시는 것도 님 마음입니다

사진: 안녕하세요. 효봉스님입니다. 그리고 장윤수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지한 태도로 글을 쓰려니 어색하고 부끄럽습니다. 본디 좋아요 만 명이 넘으면 적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자고 일어나면 만 명이 넘어 있을 것 같아 미리 적습니다. 나름 집착하지 않는 태도라고 봐 주시길 부탁드려요.

처음 효봉스님 페이지를 시작하게 된 이유로 나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실연의 아픔으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기에 어딘가에 울분을 토로하고 싶었던 것이 있고, 지인인 효봉이형의 이름을 걸고 막가는 페이지를 만들어 효봉이형을 곤란에 빠트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리고 과연 글이 외면 받는 세상에서 글만으로 얼마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실험도 있었어요. 그 외에도 여러 자잘자잘한 이유들이 있었어요. 뭐, "네 놈들이 날 글쟁이라고 괄시하지만, 나도 하자면 할 수 있어!" 같은 치졸한 이유도 있었지요.

뭐 결론은 지금 여러분들께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정도로 많은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고, 많은 분들께서 지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그 마음 고맙게 받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잉여력 덕분에 이 페이지는 흥할 수 있었습니다. 

효봉스님을 그만두려는 이유도 효봉스님을 시작하게 된 이유처럼 여러가지예요. 우선 이로 인해서 생업에 지장을 받게 된 것이 가장 큽니다. 28년 인생 중 최초의 성공을 맛보게 되니 손을 못 때고 붙잡고 있었고, 덕분에 해야 할 일에 매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고로 앞으로 보다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이제는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점에 대해서는 넓은 관용으로 감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거 붙잡고 있는다 한들 일원 한 장 안 생긴다고 몇 번씩 말씀드렸잖아요.

그리고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경지로 가고 있는 것 같은 점도 접으려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우선 여러분들의 감사하지만 너무 많은 반응을 인해 제가 충분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점이 있고, 막가는 페이지를 만들자는 모토를 둔 만큼 막가는 글을 적으려고 노력했으며 결국 많은 반감을 사게 되었다는 점이 있습니다. 결국 어느 면에서나 저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점도 접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점도 넓은 관용으로 받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페이지를 관리하고 글을 적는 것은 저인데 정작 유명해지는 것은 효봉이형이란 점에 괴로워했기에, 그 저열한 질투로 인해 그만두는 것도 있습니다... 는 진실입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효봉이형이 잘 되는 꼴은 도저히 못 보겠어요.

아무튼 오늘로 개설한지 딱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고, 대기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제 이 페이지의 업데이트를 멈추려 합니다. 지금까지 이 페이지에 관심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깊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만수무강 하시고 수명어천 기수영창 하세요. 무엇보다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도우세요. 이딴 페이지 보지 마시구요.

고맙습니다!

덤. 
어짜피 언젠가는 신상이 털릴 것 같아 미리 적어둡니다.
장윤수 http://www.facebook.com/jangyoonsoo
정효봉 http://www.facebook.com/hyo1bong

1. 효봉이형은 이 페이지에 얼굴을 제공해주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뭔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이미 인연이 있으신 분이라면 어서 빨리 연을 끊으세요.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입니다.
2. 저는 모 웹진의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회사 이름을 말하면 "이 새끼 홍보할려고 이거 만든거네"라고 생각하실 것이 뻔하기에 적지 않을게요. 찾아보지도 마세요.
3. 일전에 말씀드린 바 그대로 이거 하면서 일원 한 장 받은 것 없습니다. 금전적인 이익 외에 득 된 것도 전혀 없어요. 그러니 질투하지 마세요. 
4. 진짜로 여자친구는 커녕 아는 여자도 별로 없습니다. 대쉬 웰컴.
5. 디씨, 일베, 개드립, 오유, 웃대, 조선일보 모두에 올랐습니다. 다만 서로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6. 불교를 존중합니다. 기독교도 존중합니다. 이슬람교 존중합니다. 서로 싸우지 맙시다. 
7. 뭐 궁금하신 것 더 있으시면 페이지 글로 남겨주세요. 리플은 읽기가 힘들어요.
8. 효봉스님의 게시물을 적을 때는 생각나는 그대로 한 호흡에 퇴고 없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맞춤법이 개판인 곳이 많았습니다. 이해하세요. 뭐 어쩌라구요. 사실 이 은퇴의 변도 한 호흡에 적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틀릴거에요. 뭐 어쩌라구요.

또 덤.
1. 페이지는 닫지 않겠습니다. 심심하실 때 가끔 보시고 저를 기억해주세요. 싫음 말구요. 제가 언제 봐 달라고 애청했나요? 님이 오신 겁니다. 가시는 것도 님 마음입니다.

 

7월 22일 주말까지 만 분을 이 페이지로 모시고 은퇴하려 했는데, 한 시간 정도 남았거늘 만 분의 보살님들을 모시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계획과 목표를 정하는 것이란 참 부질없으니, 어짜피 안 될 것이건만 뭐하러 염두하여 실패한 스스로를 더욱 참담하게 만드는지... 여러분. 아무 것도 계획하지 말고 아무 것도 목표로 두지 마세요. 그저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사세요. 그렇게만 살아도 인생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데다 짧기도 짧아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부처님께서도 모르셨데요.

7월 22일 저는 전투경찰로 복무했기에 논산훈련소 있을 때 이후로 기상나팔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소리보다 더 괴로운 소리가 무엇인지는 알아요. 바로 스티비 원더의 '파트타임러버' 도입 부분. 이 음악과 함께 5일간의 아수라장이 찾아왔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죠.

 

7월 21일 윈도우즈 구리다고 욕하는 사람들 중 돈 주고 사서 쓰는 사람 별로 못 봤습니다. iOS 좋다고 칭찬하는 사람들 중 감성타령 안 하는 사람 별로 못 봤습니다. 결론은 역시 현실은 시궁창이건만 언젠가는 코딩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리눅스

 

7월 21일 불만제로가 생각난 김에 조금만 더 적을게요. 불만제로류의 프로그램에 걸리는 업체들을 보면 가끔은 좀 안쓰럽단 생각을 하게 되어요. 물론 선행조건이 업체들의 비양심적인 운영에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좀 불쌍해 보일 때가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빵집 중에 장충동에 있는 '태극당'이란 곳이 있는데, 오래된 곳이고 빵맛도 좋아 가끔씩 시주받으러 가곤 했습니다. 어느날 TV에 부정적으로 비추어졌기에 걱정되어 찾았더니 문을 닫았더군요. 뭐 지금은 다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만 닫긴 문을 보았을 때 잠시 애잔하긴 했어요. 뭐 태극당에서 빵은 커녕 밀가루 한 수저 공짜로 준 적은 없지만, 나름 팬심이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답니다. 아무튼 불만제로에 걸리는 비양심업체 사장님들, 그리고 임직원분들 힘내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개탄스러운 국민성이지만, 당신네들에게는 좋은 거잖아요. 정치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을 터이고

 

7월 21일 이 페이지를 들러주시는 분들께서 남겨주신 글들을 읽다가 보니, 남자 9할에 여자 1할이더군요. 프랑스의 환상시인 랭보의 시집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

 

7월 21일 오늘은 글을 안 적으려 했으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풍문들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이렇게 투정을 적습니다. 뭐 돈을 얼마를 받고 있는다니, 어느 회사에 일하는 누구인데 회사 띄울려고 하는 것이라느니, 불교를 해하기 위한 기독교의 술책이라느니, 마크 저커버그에게 사주를 받았냐느니 뭐가 어쩌니 저쩌니 말이 많습니다. 일전에 적었던 바 그대로 여기서 글 적고 있어야 십원 한 장 안 떨어집니다. 세상에 이거 아니어도 돈 벌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포기하세요. 앞으로도 쭉 가난하실 것이니 하루빨리 포기하시고 출가하세요. 일찍 출가하면 고참도 빨리 됩니다. 고참이 되면 식사와 빨래를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7월 21일 시작한지 삼일만에 6500명이 넘는 보살님들의 선호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글 하나를 적으면 3~4만명의 보살님들이 읽어 주십니다. 주신 너무나 큰 관심에 "나란 존재는 왜 태어났는가? 그리고 왜 아직도 살아있는가"에 답을 얻기는 커녕 주지스님에게 품위 떨어뜨린다고 뺨만 맞았습니다. 아무튼, 급작스러운 인기를 얻어 솔직히 고백하자면 초심을 조금 잃었기에, 오늘은 작문을 하루 쉬며 마음을 다스리고 초심을 되찾는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글 안 올린다고 타박하지 마시고 혜민스님, 쳬민스님, 문수스님들의 말씀이나 보세요. 전 동종업계 사람들끼리 서로 경쟁하기 보단 함께 상생하며 판을 크게 벌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야 망할 때도 크고 아름답게 망할 수 있거든요. 저는 대학교 축제의 폭죽을 참 좋아합니다. 화려하게 터지며 행복을 주는 것 같지만 여러분의 등록금 수천만원이 한 방에 날아가는 그런 허무함이 좋습니다. 아무튼 오늘 하루 쉽니다. 알아서 포기하시고 알아서 입적하시고 알아서 성불하세요. 어짜피 인생 혼자 사는겁니다.

 

7월 20일 운동을 하면 건강해져서 오래살 수 있지만 인생을 통시적으로 볼 때 그 늘어난 수명보다 운동에 소모한 시간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 포기하세요. 근육 길러서 망고나시 입고 NB2 앞에서 줄 서 있으면 철철 흘르는 간지 때문에 여성들이 접근할 것 같죠? 옆에 서 있는 비료푸대 입은 원빈을 쫓아갑니다. 그러니 포기하세요. 다만 여성분들은 운동하실 여건이 되면 열심히 해 보세요. 힙업이 단단하게 되어 엉덩이에 PINK라고 써 있는 회색 츄리닝 입고 다니는 분들 보면 세상에 전쟁 따위가 도대체 왜 일어나는 것인지에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7월 20일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해야 할 일이 많고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순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도 멈춰보세요. 그리고 오직 감각만을 열어 보세요. 내 곁을 지나는 바람의 고운 결,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민 햇살의 온화함, 멀리 보이는 풍경들이 주는 편안함. 그것들을 느끼세요. 내가 어디로 뛰어가고 있었는지가 중요하지 않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대로 계세요. 곧 모두가 님을 추월할 것이고 님은 도태될 겁니다. 뭐 어때요. 태어날 때부터 망한 인생 안 망한 척 하느라 고생하셨으니 이제는 좀 쉬셔도 괜찮아요. 그리고 어짜피 앞서 간 그들도 곧 망할거고

 

7월 20일 청춘들은 늘 슬프고 불안합니다. 도대체 이 어둡고 축축한 터널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으니 말이죠. 그래요. 청춘이라면 그런 불안은 당연한겁니다. 하지만 그 터널이 곧 끝난다는 것만은 알아두세요. 터널은 지점에서 지점까지를 연결하는 것이기에, 끝나는 곳은 분명 있으며 멀지 않았답니다. 청춘의 터널에 있어 끝나는 곳은 바로 인생의 전환점이죠. 지금 지나고 있는 어둡고 축축한 터널이 끝나고 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만나면, 곧 시꺼멓고 뜨거운 다음 터널이 이어질겁니다. 헬게이트.

 

7월 20일 얼마 전 불경공부를 하다가 좋은 글귀를 발견했는데, 삽화가 오래되어 가독이 어렵기에 불자님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이렇게 다시 만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키스를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언젠가는 연인이 생기리란 SF같은 희망을 가지시지는 말구요.

 

사진: 얼마 전 불경공부를 하다가 좋은 글귀를 발견했는데, 삽화가 오래되어 가독이 어렵기에 불자님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이렇게 다시 만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키스를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언젠가는 연인이 생기리란 SF같은 희망을 가지시지는 말구요.
7월 19일 "우리는 웃음을 주는 사람이지 웃기는 사람이 아니다" 라는 어떤 개그맨의 말이 생각납니다. 저는 슬픔을 주는 사람이지 슬픈 사람이 아닙니다. 슬픔 그 자체입니다. 물아일체. 제행무상

 

7월 19일 "우리는 웃음을 주는 사람이지 웃기는 사람이 아니다" 라는 어떤 개그맨의 말이 생각납니다. 저는 절망을 주는 사람이지 절망스러운 사람입니다.

 

7월 19일 주어진 환경을 불평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나아가는 자가 높은 곳을 향합니다. 찟어지게 가난했던 우리의 과거, 충북 음성의 산중에서 태어난 소년은 오늘날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되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비결은 주어진 것에 절망하지 않고 무언가를 갈구하며 노력하고 나아갔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에 감복한 하늘은 그에게 운을 내려 주셨구요. 하지만 우리는 게으르고 운도 없습니다. 그러니 그냥 포기합시다. 뭐하러 힘들게 뛰고 공부합니까? 그래봐야 안 됩니다. 발버둥쳐도 소용없습니다.

 

7월 19일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듯, 거울 속 당신을 사랑하세요.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세요.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당신이니, 스스로라도 아끼세요.

 

7월 19일 주지스님이 "하라는 선은 안 닦고" 라고 할 하시며 풀스윙으로 뺨을 때리고 가셨기에, 오늘은 글 올림이 더딜 것 같습니다. 꿈도 희망도 돈도 명예도 여자도 남자도 친구도 지인도 없는 고립무원의 삶. 김미영 팀장이라도 꼬셔볼려고 전화해서 "대출 5만원도 되나요?" 같은 멘트치며 엄하게 공력 낭비하지 마시고,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알아서 포기하시고 알아서 입적하시고 알아서 성불하세요. 이따 저녁 때 뵙겠습니다. 색즉시공. 색즉시망

 

7월 19일 장난치며 즐거워하는 사람 앞에서 근엄한 표정으로 "너 무슨 생각으로 그러고 사냐" 라고 말하는 당신 덕분에 우리나라 코미디언들이 소재선정에 있어 얼마나 번민하고 있을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김준현님은 정말 위대한 인물입니다. 만약에 예술을 하셨다면 뒤샹 정도는 되셨을 것 같아요. 어쩜 그렇게 껄그러운 세상 잘 해쳐나가시는지. 아무튼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님께서 이미 그렇게 태어나신 것 계속 그러고 사세요. 사세요. 두 번 사세요. 전 이러고 한 번만 살겠습니다

 

7월 19일 비가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맑은 정신으로 분별력있는 하루를 사세요. 물론 결론은 좋지 못할겁니다. 아마도 오늘 하루종일 "오늘은 엘루이를 가야 하나 에덴을 가야 하나"만 생각하시겠지요. 그러다가 해야 할 일 못하고 어영부영하다 대리님에게 털리게 될거에요. 그래도 그나마 상책이라면, 들뜬 마음으로 괜히 되도 않을 시도하지 마시고 고요히 몸을 숨기세요. 그게 그나마 실패의 양적증가를 줄입니다. 실패는 마치 엔트로피와 같습니다. 어떻게 발버둥쳐도 줄일 수 없어요. 그러니 분별력있게 아무 것도 시도하지 마세요

 

7월 19일 쓱 돌아보니 제가 돈을 벌려고 이런다는 둥, 관심에 목말라 이러는 정신병자라는 둥, 감히 혜민스님을 능멸하고자 이런다는 둥 왈가왈부 말이 많습니다. 그분들에게 이 영상을 바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기왕이면 영원히

 

7월 19일 1. 고등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맨 앞자리에서 칠판에 집중하고 있는 키 작고 안경 낀 학우를 괴롭힐 때마다 즐거우시죠? 그래요. 지금을 즐기세요. 10년 후에는 그 친구가 마트가 들어간 건물주가 되어 파지를 줍는 님을 괴롭힐겁니다.
2.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간신히 괜찮은 학교 들어가서 나름 정규직이라며 안심하고 있으니, 고등학교때 님을 괴롭히던 그 일진녀석이 생각나시죠? 그리고 그 녀석이 지금은 까스배달이나 하고 있을 것 같죠? 하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그 친구 지금 순댓국 프렌차이즈 차려서 전국에 로얄티 꼬박꼬박 바치는 매장 30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3. 여러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이게 진실입니다. 포기하세요

 

7월 19일 문학에서 쓰이는 용어가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입니다. 기승전망. 발단 전개 위기 절정 쇠망.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출가.

 

7월 19일 오늘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도 잠을 자고, 꿈에서 Billy Herrington을 만나야지요. 오늘 제게 보내주신 애정과 관심 고맙습니다. 뭐, 당연한 것이긴 합니다만 인사치례로 고맙단 인사를 보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꿈 속에서라도 연인 만나세요

 

7월 19일 제가 페이스북을 시작한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거늘, 전혀 예상치 못했을 정도의 큰 관심과 인기를 누리다 보니 음해세력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심마저도 제게는 너무나 소중합니다. 어머니를 제외한 세상 모든 여성에게 거절당한 괴로움 때문에 출가했던 슬픈 과거가 있기에, 어제부터 받게 된 속세의 뒤늦은 관심은 "환속을 해야 하나" 란 번뇌가 떠오르게 될 정도로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고맙게 받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음해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만나게 되면 삽겹살에 소주 한 잔 해요. 시작은 처음처럼

 

7월 18일 오늘 내게 가혹한 사람에게 감사하세요. 그 사람의 말을 하나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성장시키는 바탕으로 삼을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일은 더 가혹할거니까 덜 가혹한 오늘에 감사하세요. 10년쯤 후에는 칼로 찌를 듯.

 

7월 18일 아침나절에 거칠게 날리던 비가 그치고 햇살이 찬란하니 세상사도 이러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지만 언젠가는 구름이 걷히고 좋은 날이 올거에요. 하지만 당분간은 안 오니까 희망을 가지지는 마세요. 포기하고 낙향해서 젖소나 인삼, 블루베리 같은 특용작물을 키워보세요.

 

7월 18일 걸그룹들의 음악성이 형편없다고 말하기에 앞서 사실 그들의 음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방금 새로 나온 걸그룹의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다 보고 난 뒤에야 스피커가 꺼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가수라고 꼭 노래 잘하란 법 있나요? 섹시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보다 넓은 관용으로 소녀들을 가슴에 품어주세요.

 

7월 18일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다.' 라고 괴테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틀린 말이에요. 우리 인생에 그림자는 없어요. 왜냐면 빛도 없으니까요

 

7월 18일  성형이 문제가 아닙니다. 성형을 했는데도 안 예쁘니 문제고, 성형을 했는데 전만 못하니 문제입니다. 할거면 예쁘게 하세요. 남자들에게 성형을 했건, 안 했건은 문제가 아닙니다. 남자들은 어찌 되었건 예쁜 여자를 좋아합니다

 

7월 18일  그녀라는 바다 뛰어든다는 마음으로 그녀를 사랑하세요. 바깥에서 보면 바다는 너무 넓고 깊어 도저히 견뎌낼 수 없어 보이지만, 당신이 먼저 보인 깊은 사랑이 그 바다를 바꿉니다. 사랑보다 강한 힘과 큰 덩치를 가진 것은 없으니까요. 곧 어부가 오고 그물이 걸리고 가두리양식장이 생길거에요. 그래요. 어장관리.

 

7월 18일 이성의 외모에 끌렸다면 한달이면 실증납니다. 이성의 배경에 끌렸다면 일년이면 실증납니다. 이성의 지식에 끌렸다면 십년이면 실증납니다. 이성의 마음씨에 끌렸다면 백년은 갑니다. 그래서 결론은 오빠 강남 스타일. 오오오오. 오빠 강남 스타일.

 

7월 18일 꿈꾸지만 말고 꿈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꿈을 실천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실패합니다. 그러니, 꿈도 꾸지 마세요. 숙면하세요. 밤에는 잠을 자야죠.

 

7월 18일 남성 여러분. 진리가 여기 있습니다.

 

7월 18일 어머니들께서 자주 쓰시는 말 중에 "길 가는 사람 붙잡고 암만 통사정 해봐라. 십원 한 장 떨어지나." 란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계속 하다 보면 가끔은 마음씨 고운 분이 몇 푼씩 적선해주시곤 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구걸을 합시다. 이러고 사는 것보다 차라리 그 편이 나을 것이란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생각을 바꾸고 앞서가는 사람이 되어 보세요

 

7월 18일 조금만 더 버티면, 한 계절만 더 이어 나가면 지금까지 축적한 것들이 터질 것이라며 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죠. 가끔은 그런 경우가 있긴 해요. 하지만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경우가 대다수랍니다. 잡힐 것 같은 목표는 어디까지나 잡힐 것 같은 목표입니다. 아무리 다가서도 점점 멀어진답니다. 그리고 절대 잡히지 않아요. 그래요. 힘이 들면, 이미 끝난거에요.

 

7월 18일 우리가 자주 열을 내며 다투는 것들을 생각해보면 사실 흐르는 구름보다 가벼운 것이 대부분입니다. 연예인 누군가가 몇 년도에 데뷔를 했네 아니네, 말보로 미디엄의 타르가 6이네 5네, 누가 돈이 얼만큼 있네 없네, 그 사람이 날 좋아하네 싫어하네 등등. 대화를 나누던 순간에는 그렇게 혈압이 오르던 것도 뒤돌아보면 정말 사소한 것들이랍니다. 그러니 이제 하나씩 상대방에게 양보해보세요. 하루하루가 정말 가벼워진답니다. 내가 옳고 상대방이 틀리면 어때요. 그냥 한 수 물러주는거죠. 어짜피 별 것 아니잖아요. 그렇게 하나하나 짐을 덜어보세요. 언젠가는 아주 가벼운 마음, 욕심과 아집이 없는 청정한 마음이 남을거에요. 그리고 세상에서 도태되겠죠. 욕심이 없다면 무엇도 취할 수 없을 터이니까요.그렇게 당신은 망한겁니다. 하지만 뭐 어때요? 그게 뭐 별 것이라도 되나요? 그래요. 그냥 망하세요

 

7월 18일 해서 안 되면 마음이 아프지만 애초에 시도를 안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하지 마세요. 꿈은 잘 때만 꾸세요.

 

7월 18일  학창시절에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를 나오고, 사회에 나와서는 늘 노력해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편안한 성품으로 많은 사람들과 두루 친하고, 인생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희망차게 사는 당신이라 한들 예쁜 여자들은 원빈을 좋아합니다. 페라리를 사면 다 해결될 것 같죠? 페라리를 탄 당신과 비료푸대만 입은 원빈이 있어도 원빈이 이깁니다

 

7월 17일 오늘 효봉스님은 여기까지. 여러분들이 모두 입적하시는 그 날까지 정진과 설파를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7월 17일 비오는 날이면 막걸리와 파전이 생각나시죠? 저도 좋아합니다. 특히 막걸리를 좋아합니다. 스님인데 왜 술을 먹냐구요? 스님은 술을 먹으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집착에 불과합니다. 전 술도, 고기도, 도박도, 마약도, 이명박도 다 좋아합니다. 특히 여자와 함께 할 때 행복합니다. 행복이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가까이 있는 행복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당신의 삶을 풍성히 가꾸어 보세요.

 

7월 17일 속세와의 연을 끊고 출가하게 된 계기가 떠올랐습니다. 20대의 전 지독히도 이성에게 인기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내게는 왜 여자가 없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수많은 밤을 하얗게 태웠고, 결국 이 나이에는 어찌 하더라도 이성에게 인기를 끌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출가를 택했습니다. 여러분들도 포기하고 출가하세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랩을 했거나 펑크를 했었어야 했단 후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출가를 결심한 31살에는 펑크를 하기에도 너무 늦었었고, 언젠가는 생길 것 같은 이성친구는 결국 안 생겼었어요. 아마 여러분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신이 20대던 30대던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출가하세요. 일찍 출가하면 고참도 빨리 됩니다. 고참이 되면 밥과 빨래를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7월 17일 자기 스스로가 남들과는 다르고 보다 독창적이며 보다 능력이 우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게 뭐 틀렸다는 것 까지는 아닙니다. 높은 자존감은 세상 해쳐나가는데 도움이 되니까요. 다만 남들도 다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만은 알아두세요. 각자에게 각자 스스로는 너무 소중하니까요. 세상 사는 왠만한 사람들은 다 자기가 잘난 맛에 삽니다. 당신만 잘난 것이 아닙니다. 다들 잘났습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되도 않는 오만은 버려요. 옆에서 보고 있자니 꼴 같잖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물론, 전 님들보다 네 배는 잘났습니다. 전 이름부터 효봉이니까요

 

7월 17일 봉은사에 있을 때 많은 보살들을 만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부처님께 자식 잘되게 해달라, 사업 성공하게 해달라, 남편이랑 바람 핀 텐프로년 덤프트럭에 치게 해달라 기원하시지만, 사실 부처님은 공무수행으로 인해 바쁘시기에 그런 소소한 일에 신경 쓰실 여력이 없습니다. 이런 실상을 알고 있는 저는 보살님들에게 말씀드릴가도 생각해 봤지만, 저도 일이 바뻤기에 그저 묵묵히 멀리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말씀 올리오니, 스스로의 희망사항은 스스로 알아서 성취하세요. 부처님도 예수님도 알라님도 다들 바쁘신 분들입니다. 그러니 이루어졌으면 하는 일이 있으면 알아서 차근차근 이루어 나아가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우니까요.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보시는 틈틈이 해 주시고.

 

7월 17일 사랑은 어렵습니다. 복잡한 수식처럼 배배 꼬여 있는데, 게다가 논리적이지도 않아요. 사랑은 감성으로 푸는 수학입니다. 그러니 쉬울리가 없죠. 결론은, 포기하세요. 세상은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편히 살 수 있습니다. 사랑이란 어려운 문제는 일찌감치 포기하시고, 집에서 디아블로나 하세요

 

7월 17일 용기를 내서 시도하면 뭔가가 이루어질 것 같죠? 안 돼요. 당신의 모든 운은 당신이 태어났을 때 다 썼어요. 그러니, 포기해요. 포기하면 편해요

 

7월 17일 인생을 사는데 있어 왕도는 없습니다. 삶을 관통하는 진리 따위도 없습니다. 만약에 있다고 하더라도 제가 그걸 알면 여러분에게 말해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냥 지금까지 살아오셨던 그대로 꾸역꾸역 사세요. 다 그런 겁니다. 받아들이세요. 안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