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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전원거( 歸田園居)

백수.白水 2011. 4. 5. 19:44

 

歸田園居 / 도연명(陶淵明  365-427)

 

 

 

歸田園居 五首之一

 

少無適俗韻 (소무적속운)  어려서부터 세속과 맞지 않고

性本愛丘山 (성본애구산)  타고나길 자연을 좋아했으나

誤落塵網中 (오락진망중)  어쩌다 세속의 그물에 떨어져

一去三十年 (일거삼십년)  어느덧 삼십년이 흘러버렸네

羈鳥戀舊林 (기조연구림)  떠도는 새 옛 숲을 그리워하고

池魚思故淵 (지어사고연)  연못속의 고기 옛 웅덩이 생각하듯이

開荒南野際 (개황남야제)  남쪽들 가장자리 황무지 일구며

守拙歸園田 (수졸귀원전)  본성대로 살려고 전원에 돌아왔네

方宅十餘畝 (방택십여무)  네모난 텃밭 여남은 이랑에

草屋八九間 (초옥팔구간)  초가집은 여덟아홉 간

楡柳蔭後詹 (유유음후첨)  느릅나무 버드나무 뒷 처마를 덮고

桃李羅堂前 (도리나당전)  복숭아 오얏나무 집 앞에 늘어섰네

曖曖遠人村 (애애원인촌)  아스라이 먼 곳에 인가가 있어

依依墟里煙 (의의허리연)  아련히 마을 연기 피어오르고

狗吠深巷中 (구폐심항중)  동네 어귀에서는 개 짖는 소리

鷄鳴桑樹顚 (계명상수전)  뽕나무 위에서는 닭 우는 소리

戶庭無盡雜 (호정무진잡)  집안에는 번거로운 일이 없고

虛室有餘閒 (허실유여한)  텅 빈 방안에는 한가함 있어

久在樊籠裏 (구제번농리)  오랫동안 새장 속에 갇혀 살다가

復得返自然 (부득반자연)  이제야 다시 자연으로 돌아왔네

 

 

 

歸園田居 之二 (귀원전거2)

 

野外罕人事 (야외한인사)  시골이라 인적이 드물고

窮巷寡輪鞅 (궁항과윤앙)  궁벽한 곳이라 오가는 수레도 드물다.

白日掩荊扉 (백일엄형비)  한낮에도 사립문 굳게 닫혀 있고

虛室絶塵想 (허실절진상)  텅 빈 집은 속세를 끊었네.

時復墟曲中 (시부허곡중)  이무렵 옛 마을로 다시 돌아와

披草共來往 (피초공내왕)  풀섶을 헤치고 함께 오간다.

相見無雜言 (상견무잡언)  서로 만나서 헛된 말 없으며

但道桑麻長 (단도상마장)  다만 서로 농사일만 물을뿐.

桑麻日已長 (상마일이장)  뽕잎과 삼줄기는 날마다 자라나고

我土日已廣 (아토일이광)  나의 밭은 하루하루 넓어져 가네.

常恐霜霰至 (상공상선지)  다만 걱정스런것은 서리나 싸락눈 갑자기 닥쳐

零落同草莽 (영락동초망)  풀더미와 더불어 같이 시들어 버리는 것이네.

 

 

歸田園居 之三 (귀전원거3)

 

種豆南山下 (종두남산하)  남산아래 콩을 심었더니

草盛豆苗稀 (초성두묘희)  풀만 무성하고 콩이 드물더라.

侵晨理荒穢 (침신이황예)  새벽같이 올라가 거친밭을 일구다가

帶月荷鋤歸 (대월하서귀)  달이 올라서야 호미를 메고 돌아오네.

道狹草木長 (도협초목장)  길은 좁고 풀은 무성하여

夕露沾我衣 (석로점아의)  저녁 이슬에 나의 옷이 젖는다.

衣沾不足惜 (의점부족석)  옷이 젖는 것은 아깝지 않으니

但使願無違 (단사원무위)  단지 농사가 잘 되기만을 바랄 뿐.

 

 

歸園田居 之四 (귀원전거4)

 

久去山澤遊 (구거산택유)  오랫만에 산과 연못에 가 노닐며

浪莽林野娛 (낭망임야오)  넓은 숲과 들판을 마냥 즐기네

試携子姪輩 (시휴자질배)  자식과 조카들 손에 손을 잡고

披榛步荒墟 (피진보황허)  덤불 헤쳐 황폐한 마을로 가네

徘徊邱壟間 (배회구롱간)  언덕 위 무덤 사이 서성이니

依依昔人居 (의의석인거)  옛 사람의 거처가 어렴풋하여라.

井灶有遺處 (정조유유처)  우물과 부엌 터는 흔적만 남고

桑竹殘朽株 (상죽잔후주)  뽕나무와 대나무도 그루터기 뿐

借問採薪者 (차문채신자)  나무하는 사람에게 물어 보니

此人皆焉如 (차인개언여)  여기 사람들 모두 어찌 되었오.

薪者向我言 (신자향아언)  나무하는 이 나에게 하는 말이

死沒無復餘 (사몰무부여)  모두 죽어서 남은 이가 없다오

一世異朝市 (일세이조시)  한 세대에 세상 바뀐다 하더니

此語眞不虛 (차어진불허)  이 말은 참으로 빈말이 아니네

人生似幻化 (인생사환화)  인생은 환상인 양 변하여 가니

終當歸空無 (종당귀공무)  끝내는 공과 무로 돌아 가네.

 

 

歸園田居 之五 (귀원전거5)

 

悵恨獨策還 (창한독책환)  비통함에 홀로 지팡이 짚고 돌아와

崎嶇歷榛曲 (기구역진곡)  잡목 덤불 우거진 구비를 지나네

澗水淸且淺 (간수청차천)  산골의 맑은 물은 얕게 흘러도

可以濯吾足 (가이탁오족)  나의 발을 씻을 만하네

漉我新熟酒 (녹아신숙주)  담근 술이 익어 처음으로 걸르니

隻鷄招近屬 (척계초근속)  외로운 닭 한마리 가까운 무리를 부르네

日入室中闇 (일입실중암)  산 넘어 해는 지고 방 안은 어두워

荊薪代明燭 (형신대명촉)  나뭇단 불지피며 촛불 대신 밝히네

歡來苦夕短 (환내고석단)  즐거운 마음에 저녁 짧음이 괴로워

已復至天旭 (이복지천욱)  벌써 아침 하늘이 훤히 밝아오네

 

 

 

陶征君潛·田居 (도정군잠·전거) / 江淹(강엄444-505)

 

 

種苗在東皐 (종묘재동고)  동쪽 물가에 씨앗을 심었더니

苗生滿阡陌 (묘생만천맥)  고랑 마다 무성히 싹이 돋았네

雖有荷鋤倦 (수유하서권)  호미질이 비록 힘이 들기는 해도

濁酒聊自適 (탁주료자적)  탁주 힘을 빌어 스스로 즐기네

日暮巾柴車 (일모건시거)  날 저물어 섶이 수레를 덮고

路暗光已夕 (노암광이석)  길이 어두우니 빛은 이미 저녁

歸人望煙火 (귀인망연화)  불빛 따라 집에 돌아오니

稚子候檐隙 (치자후첨극)  어린 아들 처마 밑에서 기다리네

問君亦何爲 (문군역하위)  그대 더 이상 무엇을 바라는가

百年會有役 (백년회유역)  세월이 가면 무언가 이루어지겠지

但願桑麻成 (단원상마성)  단지 바라는것은 뽕과 삼이 잘 자라나서

蠶月得紡績 (잠월득방적)  잠월에 길쌈을 할 수 있었으면

素心正如此 (소심정여차)  원래 마음 이와 같이 소박하니

開徑望三益 (개경망삼익)  길 치우고 좋은 벗을 기다릴 뿐이네.

 

 

 

*皐(고):            언덕, 물가

*阡陌(천맥): 경작지, 南北으로 길이 난 것을 천(阡),

               東西로 길이 난 것을 맥(陌)이라 함.

*雖有(수유):    비록 ~하여도

*鋤倦(서권):    호미질에 고달프다.

*聊(료):            힘입어, 부족하나마 그대로

*柴車(시거):    섶나무 수레

*煙火(연화):    사람의 집에서 불 때는 연기

*稚子(치자):    10세 전후의 어린아이

*蠶月(잠월): 봄 누에를 치는 시기, 음력 3월을 말함

*素心(소심):    본디 지니고 있는 평소의 마음

*三益(삼익): 논어에 있는 말로 세 가지 유익(有益)한 벗이란 뜻.

               즉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다문(多聞)한 사람을 일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