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옮겨 온 글

누구에게나 오늘이라는 그물 속에는.....

백수.白水 2011. 2. 11. 09:10

누구에게나 오늘이라는 그물 속에는

풀어야 할 얼킨 그물과 기워야 하는 찢어진 그물이 있다

내 키보다 더 높게 쌓인 오늘이란 그물더미 앞에서

헝클어진 오늘의 끝을 찾으려고 서성이는 나는

찢겨진 가닥 어디를 추켜들고 어디를 먼저 기워야 하는가

- 전순영의 ‘포구에는 -


남들이 저만치 앞서가는데 이상하게 나만 뒷걸음질치는 듯할 때,

세상의 서슬에 무릎 꺾일 때 이들의 용기를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내가 생각한 꿈의 궤도를 따라 도착점까지 직진코스로 달리는 것만이 행복은 아니며,

궤도 수정이 세상의 끝은 아니라는 것.

지나고 보니 목표 지점에서 우회하거나 멀어지는 듯 보였던 숱한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어렴풋이 인생의 참맛도 깨치고  사람 구실에 한 발짝 다가서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고미석 -

 

오늘 하루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하나의 길이 된다

내게 잠시 환한 불 밝혀주는 사랑의 말들도

다른 이를 통해 내안에 들어와

고드름으로 얼어붙는 슬픔도

일을 하다 겪게 되는 사소한 갈등과 고민 설명할 수 없는 오해도

살아갈수록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함도

 

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오늘도 몇 번이고 고개 끄덕이면서

빛을 그리워하는 나

- 이해인의 ‘길 위에서 -

'옮겨 온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처가  (0) 2011.03.23
울렁증 심하신분은 열지마시길.  (0) 2011.03.18
자전거 묘기왕  (0) 2011.03.17
사람이 아프다.  (0) 2011.03.14
그루지아의 설경  (0) 201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