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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아, 이장입니다. LTE, 치직치직 마을방송을 바꾸다

백수.白水 2013. 7. 21. 16:40

 

우리 동네방송은 원래 성능이 떨어지는 데다가, 이장의 마이크방송이 마을회관스피커로 흘러나오기만 하면, 아랫집 이장네 개가 주인의 목소리를 반기며 맹렬하게 짖어대는 통에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다음 블로그에서는 왠지 동영상 올리기가 되지 않아 네이버블로그에 올렸다.

 

듣기: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ybm0913&Redirect=View&logNo=40193464065&categoryNo=1&isAfterWrite=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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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크 대신 휴대전화 들고 언제 어디서나 “아아, 이장입니다”
LG유플러스 장비 보급 강릉 괴일리… 농사-날씨 등 정보전달 빨라져 만족

 

“아…아…! 주민 여러분 마을 이장입니다. 지금 면사무소 앞인데 의사 선생님들이 무료 진료 오셨어요.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서둘러 오세요.”

13일 오후 2시 강원 강릉시 성산면 관음2리(괴일리) 70여 가구의 안방으로 전상진 이장(64)의 목소리가 전달됐다. 집 안에 설치된 무선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목소리에는 잡음이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 TV 농촌 드라마 속 구닥다리 마을방송과는 딴판이었다.

괴일리는 동해안 경포해수욕장에서 차로 20분가량 들어가야 하는 작은 마을이다. 버스도 하루 5번밖에 다니지 않는다. 이 한적한 마을 주민들의 삶은 두 달 전 국내 최초로 이동통신과 결합한 무선 마을방송을 시범 도입하면서 크게 바뀌고 있다.

오전 6시. 괴일리의 아침을 깨우는 소리는 가수 장윤정의 경쾌한 트로트다. 이장은 라디오 DJ라도 된 것처럼 노래 사이사이 오늘의 농사 일정과 생활정보를 전한다. “아…아…! 재동이네가 오늘 9시에 밭을 정리합니다. 놉(일손)이 필요하답니다. 어르신들, 점심때 마을회관에 오세요. 삼계탕을 준비했습니다.”

괴일리의 마을방송도 얼마 전까지는 두꺼운 먼지가 내려앉은 앰프를 켜고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전형적인 구식이었다. 전신주에 매단 스피커는 이장의 목소리를 마을 구석구석까지 전달할 수 없었다. 반상회를 하려면 전화를 수십 통 하거나 직접 뛰어다녀야 했다.

이제 그런 불편은 눈 녹듯 사라졌다. 방송장비에 이동통신용 모뎀을 연결한 덕에 이장은 전국 어디에서든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다. 이장이 아니더라도 마을방송 접속 비밀번호를 알면 주민 누구라도 원격 방송을 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가장 반기는 이는 마을 어르신들이다. 전 이장은 “면사무소에서 내려오는 맞춤형 농사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이장이 일 잘한다’는 어르신들의 칭찬을 듣는다”고 말했다.

산불이나 태풍, 폭설 등 자연재해를 알리는 긴급 정보도 중요하다. 김홍기 괴일리 노인회장(82)은 “2002년 태풍 루사가 불어닥쳤을 때 산사태가 나 마을 주민 5명이 죽거나 다친 일이 있었다”며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도시내기’들은 잘 모르겠지만 여기에선 가끔 찾아오는 자식보다 마을방송이 더 소중하다”고 했다.

이처럼 무선 주파수를 활용하는 농어촌 마을방송이 입에서 입으로 알려지자 일부 산간벽지 마을은 승인을 받지 않고 가정용 무선장비(무전기)를 개조해 방송에 사용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와 통신장비 업체들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농촌지역에 정식으로 인증을 받은 장비를 보급하고 있다.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을 장착해 음질도 크게 개선했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마을은 전국적으로 현재 30여 곳, 준비하고 있는 마을까지 합치면 100여 곳에 이른다.<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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