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 꽃

박주가리와 하수오

백수.白水 2013. 9. 8. 16:08

박주가리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다년생 잡초다.

울타리건 농작물이건 아무거나 곁에 있으면 타고 올라가니 농사짓는 데는 귀찮은 존재다.

요즘 초록색의 열매가 한창 오동통하게 살이 찼는데 모습이 박을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어릴 때 열매를 따서 속살을 먹으면 허기를 잠시 면할 수 있었다.

오늘 아침 추억의 열매를 따먹어보니 보드랍고 아삭거리며 향기가 난다.

 

텃밭에 하수오를 몇 뿌리 심었는데 잎이 하수오와 꼭 닮아서 착각하기 십상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뿌리가 서로 크게 다르다는 것,

캐보면 하수오뿌리는 굵고 울퉁불퉁하지만 박주가리뿌리는 그냥 긴 뿌리다.

 

 

박주가리 꽃

 

박주가리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들판의 풀밭에서 자란다. 땅속줄기가 길게 벋어가고 여기서 자란 덩굴이 길이 3m 정도로 자라며, 자르면 흰젖 같은 유액(乳液)이 나온다. 잎은 마주나고 긴 심장형이며 꽃은 78월에 흰색이나 자주색으로 핀다.

박주가리 열매

주가리의 초록색 겉껍질을 벗기면 이렇게 하얀 속살이 나오는데, 이걸 먹는다.

박주가리 열매 꼬투리

 

종자는 편평한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 한 모양이며 한쪽에 명주실 같은 털이 있다.

흰 유액에 독성분이 들어 있으며 연한 순을 나물로, 잎과 열매를 강장·강정·해독에 약용한다.

종자의 털은 솜 대신 도장밥과 바늘쌈지를 만든다.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텃밭에 심은 하수오 . 

사진에서 왼쪽; 박주가리. 오른쪽; 하수오

하수오

박주가리

 

 

잎이 비슷해 보이지만, 박주가리는 박주가리지이고 하수오(何首烏)는 마디풀서로 다르며 특히 뿌리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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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하얀 빛이 날다

 

추운 겨울이 되면 들판은 하얀 눈으로 뒤덮인다. 갈색으로 변한 풀줄기들도 센 바람을 견디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잎이 떨어져 뽕나무인지도 구별하기 어려운 길가, 갈색의 꼬투리가 나무에 걸쳐 있다. 가까이 다가서니 꼬투리 틈이 약간 벌어져 있다.

 

손으로 꼬투리를 따서 벌어진 틈을 활짝 제쳤다. 기다렸다는 듯이 눈부시게 빛나는 새하얀 털이 춤추듯 날아간다. 그 털 사이 밤색의 까만 알맹이와 함께. 또 다른 꼬투리를 열었다. 하얀 비단으로 덮인 나비처럼 꼬투리 털이 추운 공기에 훨훨 날아간다.

 

, 환희였다. 따뜻한 봄날, 민들레 씨들이 안개처럼 날아간다면, 박주가리는 추운 겨울에 비단옷 가볍게 걸치고 우아하게 춤을 추듯이 날아간다. 나는 갈색 꼬투리를 하나 따서 투명한 병에 넣었다. 혹여 바람이 있어 날아갈까 뚜껑으로 봉하였다.

 

박주가리는 이런 방법으로 번식하는 다년생 잡초다. 꼬투리가 익으면 자연스럽게 터져버리고. 박주가리 꼬투리에 있는 빛나는 솜털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식물이란 모름지기 자기 자신을 음식으로서만 내어주지 않는다. 그만큼 식물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박주가리가 많다면 박주가리의 솜털을 동물의 털 대용품으로 사용했을 것 같다. 하지만 양이 많지 않으니 적은 양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야생이라 많은 양을 채취하지는 못하지만 박주가리의 솜털로 최소한 추울 때 목에 두를 깃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늦가을부터 바람에 날려 보낼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처럼. 봄이 되면 박주가리의 잎이 나온다.

 

6월이면 덩굴로 뻗고 7~8월이 되면 꽃이 핀다. 박주가리는 넝쿨형이라 옆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자신의 지지대로 이용한다. 옥수수가 있으면 옥수수대를 타고 올라간다. 넝쿨 박주가리는 열매가 박을 닮았다고 해서 박주가리라고 불린다. 봄과 가을에 박주가리 잎과 줄기를 잘 데쳐서 물에 씻어 쓴 맛을 없애고 양념을 해서 먹는다. 8월 말부터 박주가리는 울퉁불퉁한 초록 열매를 맺는다.

 

하수오와 닮아서 착각하기 쉽지만 뿌리를 캐어보면 울퉁불퉁한 하수오와 달리 그냥 긴 뿌리이다. 박주가리 씨를 찧어서 상처에 바르면 지혈에 효과가 있고 새살이 오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기운을 보충해주고 젖을 잘 나오게 한다. 박주가리는 잎부터 뿌리, 씨까지 먹지 못하는 것이 없다. 박주가리의 줄기와 잎에서 나오는 하얀 유액은 사마귀를 없애는 데 즉효다. 잎과 줄기를 잘라 사마귀에 바르면 유액이 굳는다.

 

며칠을 이렇게 바르고 나면 어느새 사마귀가 없어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마귀를 없애는 데 박주가리뿐만 아니라 애기똥풀의 노란 유액도 효능이 있다. 애기똥풀의 노란 유액과 박주가리의 하얀 유액은 사마귀를 없앨 정도이니 독성이 있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과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식용과 약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좋다고 마구잡이로 먹고 쓰는 인간의 욕심뿐. 하얗고 눈부시게 빛나는 털이 있는 꼬투리를 먹으면서 기운을 보하는 강장제로 쓰일 만하다고 생각했다. 선녀의 깃털 같은 아름다운 것을 먹는데 어찌 기운이 나지 않을까?

 

[이렇게 먹자]

어린줄기와 잎, 꼬투리, 뿌리 모두 고기와 함께 양념해서 먹는다. 불고기를 만들어 먹을 때 같이 넣는 부재료로 사용해도 좋고, 생선을 조려서 먹을 때, 무와 함께 넣어 조려 먹는 것도 좋다. 닭찜이나 돼지갈비찜을 만들 때 양념 재료로 사용한다. 고기의 맛을 연하게 하므로 고기를 즐겨먹는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뿌리와 어린 꼬투리는 날 것으로 먹기도 한다. 꼬투리는 잎과 뿌리를 섞어 기름에 튀겨서 먹는다.

 

어렸을 때, 박주가리 열매는 배고플 때 따서 먹는 간식이었다. 꼬투리째 생으로 먹으면 풋풋하고 향긋한 단 맛이 도는데 어린 고구마 맛과 비슷하다. 열매 안에 실 같은 것들이 씹히는데 상당히 부드럽다. 많이 먹으면 독성이 있어 해롭다고 어른들은 많이 못 먹게 한다. 덩굴을 잎과 함께 끓여서 국으로 먹어도 좋지만 햇볕에 잘 말려서 나중에 차로 끓여 먹어도 좋다. 넝쿨이라 호박냄새가 약간 나지만 먹기에는 괜찮은 편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약이 되는 잡초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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