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는 노력 끝에 큰 뜻을 이루어 팔자가 활짝 피게 되면 ‘그 사람 고생 많이 하더니 드디어 꽃을 피웠다’고 한다. 하지만 가을꽃이 피어나는 것을 식물학적으로 본다면 한 生의 영광스런 전성기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것이라기보다는 種의 번식시기가 다가 왔다는... 겨울이 오기 전에 빨리 씨를 만들어 종족을 보존해야 한다는 절박한 몸짓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 스스로 출산을 포기하기도하지만 性을 지닌 식물들, 곧 잉태가 가능한 들판의 모든 풀들이 꽃을 피운다. 자연에서 식물의 자손번식행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생존의 최종목표일 정도로 강렬하다. 가을이 되면 강한 독성을 지닌 여뀌도 앙칼스런 며느리밑씻개도 본색을 숨긴 채 연분홍 고운얼굴로 미소 지으며 벌 나비를 유혹한다. 임신을 해야 하니까.... 여뀌꽃 여뀌는 독성이 강하다. 어린 시절 들판에서 쇠꼴을 벨 때 여뀌가 섞이지 않도록 조심조심 가려가며 베어야했다. 냇가에서 친구들과 고기를 잡을 때, 여뀌 풀을 돌로 짓찧어 물에 풀어 놓으면 물고기가 기절하여 하얗게 떠올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밑씻개는 네모진 줄기에 갈고리 같은 가시가 얼마나 억세고 앙칼진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살갗을 할퀴고 옷에 붙어 달린다. 오죽 보기 싫었으면 시어머니가 며느리 밑을 닦을 때나 써야 할 꽃이라고 악담을 했을까...
봉숭아와 물봉선
봉숭아 / 봉숭아과 <원예종>
물봉선 / 물봉선화과 <야생>
눈괴불주머니
뱀딸기
이질풀
취나물꽃
덩굴별꽃의 열매
전남 해남에 수십억 마리가 나타나 들판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그....풀무치
고추좀잠자리
말벌집(露蜂房/노봉방)
낭아초와 참싸리
낭아초
참싸리
조밥나물
개미취
며느리밥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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