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을 걷다.

백수.白水 2014. 10. 15. 08:22

 

아침기온이 뚝 떨어져 손이 시리고, 어제는 차창에 성에가 얼어붙어 긁어낼 정도였으니 서울보다도 이곳이 3-4도는 쌀쌀할 것이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산야는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가고 농촌에서는 가을걷이로 아주 분주하다.

5월중순경에 심었던 벼! 요즘 황금벌판에서는 이발기계로 머리밀어 올리듯 트랙터로 나락 베기가 한창이고, 개성인삼의 산지로 알려진 이곳에서는 아직도 5년근 인삼 캐기가 마저 끝나지 않았다.

 

개천절연휴가 끝나자마자 나는 바로 가을걷이하느라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고구마를 캐고, 팥과 흰콩 밤콩 쥐눈이콩 그리고 들깨까지 베어 눕히고, 마르면 뒤집어주고, 도리깨로 터는 작업까지 품이 여간 드는 게 아니다. 더구나 아내가 몸살감기로 쭈욱 불편했던 관계로 서툰 농부의 손길이 더욱 더뎠던 것은 불문가지고...

 

다행히 계속 청명해서 거두고 털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흰콩을 5(40kg)이나 했으니 메주 쑤고, 청국장 띄우고, 두부 만들고, 콩국수 해먹기에 부족함이 없고, 들깨도 한가마(60kg)는 했으니 충분하다.

 

내일 비가 오고 난 다음에 쥐눈이콩을 털고, 서리올 때 쯤 서리태를 베어 털고, 도라리씨를 뿌리고, 10월 말경에 김장을 하면 한해농사가 마무리 된다. 그러고 나면 훠이훠이 나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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