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백수.白水 2015. 6. 21. 15:48

나이를 먹어도 모르고 사는 게 많다. 강변 둑 안에 작은 조립식주택 하나를 갖다 놓고 혼자사시는 68세의 이oo사장님, 산책길에 가끔씩 찾아가 대화를 나눈다. 작년에 이곳으로 오셨는데 인생역정이 한마디로 파란만장하신 분이다.

 

하여튼, 며칠 전 마을회관 잔치자리에서 만났었는데 점심을 먹다가 오른쪽 어금니가 바사삭 부서져 내렸다고...틀니를 할 것인가? 옆에 있는 이빨에 걸 것인가? 임플란트 시술을 할 것인가를 놓고 얘기를 나누던 중에 치차(齒車)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본인이 공업학교를 나왔고 왕년에 전파사를 한 적도 있단다. 옛날 시계는 태엽과 톱니바퀴로 이루어 졌는데 톱니바퀴를 치차(齒車)라고 한단다. 공업기술 분야에서는 흔히 통용되는 말이겠지만 처음 듣는 말이다 보니 신기하고, 알수록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다는 생각이다.

 

나무를 자르는 톱에 이빨이 있으니 톱니. 그렇다면 둥근 바퀴에 이빨이 있으면 齒輪(치륜)이요, 시계처럼 톱니바퀴가 계속 돌면 齒車(치차) 아니겠는가. 시계를 오래 쓰다보면 톱니바퀴가 마모되어 고장이 나는데, 자원이 부족하던 시절, 마모된 부분만 도려내고 그곳에 새로운 톱니를 오려 붙이는 게 시계수리기술이었다고, 임프란트 시술이라는 것도 결국 이러한 기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라고... 딱 맞는 말씀이다. <2013. 12. 15일 글에서>

 

 

 

강가 이사장님, 몸이 좋지 않아 검사받는다고 병원을 오갔었는데 폐암진단을 받았단다. 혼자 외롭게 지내다가 중병을 얻었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 아니겠는가? 그 경황 중에도 자기가 우리 밭을 갈아주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었다며 대신 해주라고 부탁을 하더란다.

 

참 안됐다. 매일 강가를 건너다봐도 타고 다니는 트럭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뭐라고 한들 위로가 되겠는가...불행이 불행한 사람을 다시 덮치는구나. <2014. 03. 29일 글에서>

 

 

 

그리 길지도 그렇다고 그닥 깊지도 않지만 간간히 만나서 세상사와 인생을 논하며 열띤 논쟁을 벌이던 분이었는데...폐암진단을 받고 1년여 투병생활을 하시다가 사망해서 어제 장례를 마쳤다는 소식을 조금 전에 들었다. 70평생 한 많은 인생을 외롭고 불쌍하게 살다가셨다. 그분 이희복의 노래를 들으며 명복을 빈다. 부디 영면하소서!

 

 

 

노년에 부르는...한오백년!!! http://blog.naver.com/ybm0913/40204775807

 

용량이 조금 큰 동영상은 도대체 다음블로그에 올라가질 않는다.

동영상은 (위의 주소 클릭) 네이버블로그로 들어가서 클릭하고 전체화면으로 보면 된다.

사장께서 80세가 넘으신 숲 해설가와 동영상업로드에 관한 대화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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