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게 있다. 한데 ‘하룻강아지’의 뜻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라는 말에 끌려 ‘태어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로 이해한다. 어딘지 이상하다. 하루밖에 안 된 강아지가 어떻게 호랑이에게 대들 수 있을까.
하룻강아지의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체로 ‘하릅강아지’가 변한 것으로 본다.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지만 ‘하릅’은 한 살 된 소, 말, 개 등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하릅강아지는 ‘한 살짜리 강아지’다. 우리 조상들은 가축의 나이를 하릅(한 살), 두습(두 살), 세습(세 살) 등으로 셌다.
우리 사전은 ‘하룻강아지’와 ‘하릅강아지’ 둘 다 표제어로 삼고 있다. 하릅망아지와 하룻망아지, 하릅비둘기와 하룻비둘기도 함께 올라 있다. 하룻강아지는 ‘난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강아지’라는 의미를 넘어 이제는 ‘사회적 경험이 적고 얕은 지식을 가진 어린 사람’을 놀림조로 이를 때도 쓴다.
북한의 지뢰와 포격 도발로 촉발된 남북한 긴장이 고위급 접촉으로 풀렸다. 그러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하룻강아지’로 묘사한 패러디물이 등장했다. ‘앞으론 안 까불 께요. 전 애비도 할배도 고모부도 없어요’라는 글과 함께. 그러나 안보는 단판 승부가 아니다. 늘 긴장해야 한다. 작은 싸움에 이겼다고 우쭐대는 것은 ‘하룻강아지’나 하는 일이다. <동아일보 / 손진호 어문기자>
['하룻강아지'의 어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은 '철모르고 함부로 덤비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이 속담에 포함된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가 변한 말입니다. 즉 '하룻'은 '하릅'의 변형입니다.
이 '하릅'은 '두습', '세습', '나릅', '다습', '여습' 등처럼
소, 말, 개 등과 같은 짐승의 나이를 가리키는 말로 '한 살'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하릅강아지'는 '한 살 된 강아지'라는 의미가 됩니다. <국립국어원, 우리말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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