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비가 내린다.

백수.白水 2016. 4. 20. 22:06

땅을 산 후 측량을 하고 토목공사를 하는 과정,

특히 이웃과의 경계를 획정(劃定)하고 축대를 쌓는 일부터 신경전이 벌어지고 갈등이 생기게 된다.

옹기종기 취락이 형성된 시골집들이라서 도회지처럼 반듯하지 않고

서로가 되는대로 편안하게 울타리를 두르고 살았다.

더구나 20여년이나 빈집으로 방치되었으니 집은 허물어져 폐허가 되었고,

담장이 무너지고 축대가 내려앉아 경계가 흩어져버렸다.

 

원래 논둑이나 축대가 무너져 내리면 윗집()에서 고쳐쌓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그러한 법이나 관례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목마른 놈이 샘 판다는 격언이 제대로 작동한다.

어차피 미관을 해치고 위험이 상존하기에 아쉬운 쪽인 나의 부담으로 축대를 쌓았고,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공사를 하는 김에 내 땅은 찾고 남의 땅은 내주며 경계를 획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이상한 트집을 끼워 넣으며 뒤집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뒷통수를 치기도 한다.


누구 탓을 할 것인가... 

혹시 내가 그들을 아프게 했나?  따질 것 없다. 모든 게 내탓인것이지



너는 네가 세운 뜻으로 너를 가두지 말고,

네가 정한 잣대로 남을 아프게 하지도 마라.

네가 아프면 남도 아프고, 남이 힘들면 너도 힘들게 된다.

해롭고 이롭고는 이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아무 탈이 없을 것이다.”


치를 것 다 치르고 잘 넘어 갔다.

이제 토목공사가 모두 마무리가 되었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건축공사가 시작된다.


더 없이 아름다운 4월의 산하! 

저녁 때부터 내리는 봄비에 세상만물이 함초롬히 생기를 찾았다.



덕숭산의 여명.


덕숭산


무슨 꽃인지? 가까이 다가서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옆집인 노블레스펜션


뒷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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