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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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田(귀전) 시골로 돌아와...

백수.白水 2017. 1. 26. 18:26



吏月堂(이월당) . 鶴步 朴榮大(학보 박영대)시인 서().



歸田衣振成難事   <귀전의진성난사>    시골로 돌아와 세속을 털어내기가 참으로 어려워

今得近郊偏片地   <금득근교편편지>    지금에야 근교에 외진 땅 한 조각을 얻었네.

不遠都城世音殘   <불원도성세음잔>    도시에서 멀지 않아 세상 소리 희미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背山松茂爽風吹   <배산송무상풍취>    뒷산 소나무 무성하여 서늘한 바람 불어오네.

養鷄作物久胸懷   <양계작물구흉회>    닭 키우고 채소 재배하는 일을 마음에 품은 지 오래라

築舍起耕何不悸   <축사기경하불계>    닭장 짓고 밭 일구니 어찌 벅차지 않겠는가.

勿問是非花自開   <물문시비화자개>    시비를 묻지 않고 꽃은 저절로 피어나고

筆投虛架雀騷憙   <필투허가작소희>    붓을 던지고 책장을 비우니 참새 재잘대는 소리가 즐겁다.





절친 박영대시인이 시골샐활의 적적함을 위무하는 마음을 담아 

한 자 한 자 한지에 새겨 쓴 설연하장을 보내왔다.

시인은 그의 호 학보가 풍기는 이미지처럼 단아한 기품을 지녔다

오래전 선암계곡에 별서(別墅)하나 마련해두고 

서울과 단양을 오가며 시를 쓰고 왕성한 문예활동을 하고 있는데 

수석과 난다도(茶道), 한학 등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진정한 선비다.

 

조용한 곳에 자리 잡는다고 저절로 마음이 고요해지겠는가...

모든 것이 마음에 달린 것이니 하루하루 먼지를 털듯 

번뇌와 욕심을 털어내면서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며 살 일이다.




설 쇠러 손자들이 온다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아침 7시부터 지금까지 11시간 넘게 들락거리며 사골을 우리고 있다.

 



물이 펄펄 끓어오르면서 한숨을 하얗게 내품고 눈물이 줄줄 흐른다

나는 어려서 부터 불을 땔 때 늘 한숨과 눈물을 생각하는데 

조지 스티븐슨은 이걸 보고 증기기관차를 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