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봄 가뭄을 겪어가며 농사일에 고투(苦鬪)하다 보니 어느덧 6월의 하순에 접어들게 되었다.
충청지방에서는 대체로 6월 중순∼7월초까지가 봄 농사를 거두고 가을농사를 준비하는 분수령이 된다.
봄 감자를 캤고, 양파와 마늘을 캐고, 오이를 따고, 하루 이틀 후쯤이면 블루베리를 따기 시작할 것이다.
가뭄 끝 완전한 해갈은 아니지만 며칠 동안 내린 이슬비덕분에 서리태와 콩나물콩을 심었고
오늘 아침에는 들깨를 뿌렸다.
농사는 내가 짓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 세상일이란 무릇 천시(天時)에 달렸다.
잘되면 내가 잘한 게 아니라 운이 좋았던 것.
나는 십분(十分)중 삼분(三分)의 힘을 보탤 뿐이다.
옥수수가 엄청 자랐다.
개꼬리(수꽃)가 올라왔는데 손이 닿지 않는다. 꼭대기까지 260cm.
옥수수자루는 과연 얼마나 크게 매달릴까...
금년 마늘농사 대박!
한 움큼에 마늘두개를 집을 수 없을 만큼 크다.
소주병밑바닥 지름보다 마늘지름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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