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농사 흉년이로소이다.
올해는 일기불순(日氣不順)정도가 아니라 완전한 일기불량(日氣不良)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부터 날이 캄캄하더니만 드디어 비가 퍼붓기 시작합니다.
금년 같은 경우는 농사를 짓는 게 아니라 빌어먹을 놈의 날씨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있는 겁니다.
정신 차리고 똑 바로 관리해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농산데 이거 농사 죽을 쑤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돌아보니 고추농사가 전부 엉망입니다. 장맛비에 휩쓸려 나가고,
침수돼서 줄기 채 시들어 버리고, 역병과 탄저병이 와서 고추가 썩어 갑니다.
비닐하우스에 제대로 남아있는 고추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노지 고추는 100% 망한 듯합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아침에 고추밭 소독을 했지만 우리 집 고추도 비실거립니다.
우리야 작년에 농사지은 것 비축하고 있으니 큰 지장은 없지만 산지인 이곳의 고추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붉은 생고추 40kg한 포대가 작년에 8만원 이었는데 금년에 20만원이라 합니다.
작년에는 가뭄으로 배추 값이 폭등하더니 금년에는 고추 값이 폭등합니다.
농민들. 풍년이면 가격하락으로 돈을 못 벌고, 흉년이면 가격은 좋은데
팔아먹을 물량이 없으니 이래저래 안팍꼽추로 살아갑니다.
홀아버지 모시고 노총각으로 살아가면서 큰 농사를 짓고 있는 문수네는 비닐하우스고추가 잘되었고
만평도 넘게 심은 콩도 작황이 좋으니 다행입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도 동네 할머니들을 사서 콩밭의 잡초를 뽑고 있습니다.
할머니들 아침 6시부터 나와 종일 힘든 일을 하는데 일당이 4만원,
노년에 농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이리도 고달프지요.
이런 사정은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긴 비에 탄저병 전국 농가로 확산. 수확량 줄어 최고 227% 가격 폭등

최근 계속된 폭우로 고추 농가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고추 탄저병에 걸린 고추의 모습. 고추 탄저병 같은 농작물
전염병은 장마가 심한 해에 급증한다. 충북농업기술원제공
경기 파주시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한모 씨는 요즘 밭에 나갈 때마다 속이 썩는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통통하게 자라있던 고추가 올해는 계속된 폭우로 절반 이상 망가졌기 때문이다.
한 씨는 “고춧잎이 누렇게 변하고 줄기가 까맣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며 “배수로도 늘리고 애를 썼는데
워낙 오래 비가 쏟아져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한탄했다.
고추 농사를 망친 건 한 씨뿐이 아니다. 전북 군산시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임모 씨도
올여름 400mm 넘게 내린 비에 고추의 3분의 2를 잃었다.
임 씨는 “하우스 안 고추들이 몽땅 침수돼 잎이랑 줄기가 시들시들하다”며
“장마 후 고추 탄저병까지 돈다고 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15일 고추 농가와 각 지역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폭우가 지난 뒤
경기, 충남북, 전남북,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고추 농가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침수 피해도 문제지만 장마 뒤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고추 전염병’이 더 큰 문제다.
고추 표면이 불에 탄 것처럼 갈색으로 변하는 ‘고추 탄저병’, 역병, 세균성점무늬병, 무름병 등이 대표적이다.
잎과 줄기를 상하게 하는 담배나방도 고추에 피해를 준다. 이런 병들은 비가 잦고 장마가 긴 해에 많이 발생한다.
수확량을 급감시키고 상품가치를 떨어뜨려 농가에 타격이 크다.
실제 충북농업기술원이 조사한 충북지역 고추병 발생 현황을 보면 15일 현재 진딧물에 의해 전염되는
‘오이모자이크 바이러스’ 감염 비율이 66.8%에 달해 지난해보다 두 배로 급증했다. 고추 탄저병도 무섭게 퍼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4.1%의 농가에서 발병했으나 올해는 거의 모든 농가에서 발병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역병 피해를 줄이려면 밭의 물 빠짐을 좋게 하고
병든 작물은 재빨리 따서 버린 뒤 철저히 소독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올여름에는
워낙 많은 비가 계속 내려 관련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고추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고추 값은 전년보다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서울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고추 가격을 보면 품종에 따라
전년보다 적게는 31%에서 많게는 227%까지 가격이 급등했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꽈리 풋고추(중품·4kg)로
지난해 7578원에 거래되던 것이 현재 2만4763원에 거래돼 전년 대비 227% 올랐다.
홍고추(89%), 청양고추(84%), 풋고추(51%), 건고추(31%) 등 다른 고추 품종도 모두 가격이 크게 뛰었다.

농진청은 “올해는 비가 많이 오는 것도 문제지만 계속 오는 게 더 문제”라며 “올여름 장마 기간 대비 강수일수 비중은 82.3%로, 측정 이래 가장 높았고 강수량도 평년의 1.7배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이 때문에 고추뿐 아니라 벼, 포도, 사과 등도 전염병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고추 외에 배추와 무도 폭우 피해를 봐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며 “이달 중순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40%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특히 과거 10년간 기상 변수를 고려할 때 고온 등으로 작황이 더욱 나빠질 확률이 35%”라며 “이럴 경우 무, 배추 가격은 평년의 두 배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농삼물 계량 단위(척관법)
농산물의 부피와 중량 등 계량단위는 미터법을 권장하고 있으나 아직도 실생활에서는 관습에 따라
척관법을 많이 사용한다. 골프장에서 야드로 표시된 거리를 m로 환산하기가 좀 거북스럽듯
가마, 말, 근에 익숙한 농촌에서는 실제로 말 단위로 포장하고 거래되니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농사짓는 나도 매번 잊어버려 동네 분들에게 묻게 되는데 이번 기회에 정리 좀하자.
< 일반적인 척관법 단위 >
○ 길이; 1자 ≒ 30cm. 길이 단위는 이제 거의 m단위로 통용됨
○ 넓이; 1평 ≒ 3.3㎡ ㎡ × 0.3 하면 평으로 환산됨
○ 부피; 1가마 = 10말. 1말 = 10되(18ℓ) 1되 = 1.8ℓ 1되 = 10홉
-.2홉짜리 소주 1병은 360㎟(cc)가 된다.
○ 무게; 1관(3.75㎏) = 100냥. 1냥(37.5g) = 10돈. 1돈 = 3.75g
-.말 한마디로 1,000냥 빚을 갚는다면 금이 얼마일까? 37.5㎏(10관)이니 10,000돈. 금 가격을 잘 모르나
금 1돈에 20만원으로 따져도 한 20억원은 되나? 많긴 많네.
< 농산물 거래단위 >
○ 콩 1말은 7kg
○ 쌀 1말은 8kg. 보통 지대미로 20㎏. 40㎏(5말). 쌀자루(1가마,80㎏)로 판매된다.
○ 팥 1말은 9kg
○ 깨 1말은 6kg
-. 참깨 1말을 볶아 기름을 짜면 참기름이 얼마나 나올까? 아내는 2홉들이 소주병으로 7병(2,5ℓ)정도
나온다는데 9병 나온다는 사람도 있으니 볶는 정도에 따른 차이일거란다.
(많이 볶을수록 많이 나오지만 쓴맛이 난단다)
-. 들깨는 1말에 소주병으로 5.5병(2ℓ)나오는데 7병까지 뽑는 사람도 있단다.
○ 붉은 생고추 1가마 = 60㎏
○ 마른고추 1근 = 600g
○ 고추가루 1근 = 400g(지역에 따라 600g으로 거래 되기도 함.)
#물고추(생고추) 1가마 60㎏을 사서 말려 고추가루를 만든다고 치자.
-.말리면 15%로 줄어드니 건고추로 9㎏이 되고
-.마른고추(9㎏)를 가루로 빻으면 씨를 빼니 80%로 줄어 7.2㎏이 나오는 거다.
-.결론적으로 물고추를 말리면 12%의 고추가루를 만들 수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추품종과 품질에 따라 조금 씩 틀리 것은 불문가지고.
어휴! 계산하고 정리하기 힘들다. 이것 저것 조금씩 수확해 놓고선 흡족해서 얼마나 수확한거냐고 따져보는데
이젠 박씨아저씨한테 뭐 한말은 몇kg이냐고 전화 안 해도 되고 아내와 다투지 않게 되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생명의 잉태(孕胎) (0) | 2011.08.19 |
---|---|
모처럼 쨍하고 해 뜬 날. (0) | 2011.08.18 |
메밀묵과 호박죽 쑤기 (0) | 2011.08.14 |
끝내주는 식탁 (0) | 2011.08.14 |
가마솥에 돼지머리와 족발을 삶아서 (0) | 2011.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