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내겐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있어요.
그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빈 밤을 오가는 마음 어디로 가야만 하나.
어둠에 갈 곳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미로.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사랑하고 싶어요, 빈 가슴 채울 때까지.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 있는 날까지.
최성수가 부른 동행. 이 노래에서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있나요? 이 말이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즐거움을 함께하면 배가되고 슬픔을 같이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의바르고 정이 흘러넘치는 우리나라 사람들, 나눔을 위해 경조사를 열심히 챙기며 부지런히 쫓아다닐 겁니다. 탓할 일은 아니지만 체면 때문에, 받았으니 돌려줘야하는 부담 때문에 얼굴도장 찍는 경우도 많겠지요. 함께 한다는 것, 사랑의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감동도 없습니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축하해주는 것보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내미는 손길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한번쯤은 경험했을 겁니다.
연예프로를 잘 보지 않는데 차인표가 출연한 힐링캠프를 보고 콧등이 찡하게 저려오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내가 어렴풋이 알기로는 신애라와 재혼했고, 친딸이 하나있는데 딸 둘을 입양해서 같이 키우고 있고, 한국컴패션(국제 어린이 양육기구)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탈북자북송반대를 위해 중국대사관 앞에서 호소문을 낭독했다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그의 진면목을 보게 된 겁니다. 탈북자문제, 그들의 비참한 삶을 얘기하면서 “탈북자들에겐 희망이 없다. 그들도 우리처럼 인간답게 살아봐야 되지 않겠느냐, 그들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우리도 같이 울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얘기를 합니다.
그가 어릴 때 집밖에서 놀다가 지하실 창 쪽문에 머리를 집어넣었는데 들어갔던 머리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지지 않더랍니다. 몸은 밖에 있고 머리는 침묵과 암흑의 공간에서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공포에 질려 울고 소리쳤지만 밖에선 들리지도 않고...그때 같이 놀던 어린 형, 어찌 할 수가 없으니 막 울어재낀 거지요. 다행스럽게도 울음소리에 놀란 어머니가 뛰쳐나와 구해준겁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위해서 같이 울어줘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겁니다.
북송되면 수용소에 끌려가 모진고초를 피할 수 없는데도 인권, 사람사랑, 사람중심의 사회건설, 우리민족끼리를 부르짖는 사람들은 왜 북한인권법을 그리도 반대하는지, 말로만 사람사랑이지 사지를 헤매는 그들을 위해 말 한마디라도 한 적이 있는지, 북한 앞에만 서면 왜 그리 작아지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을 위해 울어준 차인표가 사람다운 사람이고, 가녀리지만 온몸으로 절규한 박선영의원이 존경스러운 거지요.
재정이 열악한 성남의 조그마한 교회, 김정하목사를 소개했습니다. 그 분은 구두닦이를 해서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후원해왔는데, 루게릭병에 걸려 몸은 점점 굳어지니 이젠 휠체어에 실려 다니고, 말을 제대로 못하니 아내가 입술모양을 보며 통역을 하더라고요. 목사님이 거동을 못하게 되자 아내가 구두를 닦아 계속 후원을 했답니다.
한번은 목사님을 강사로 초빙한 적이 있었다합니다. 그런데 그때 강의료를 얼마 드릴까 잠시 계산했었다고.. 그때 그 일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고 목사님에 비하면 자신은 쓰레기 같은 존재라며 울먹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나 같은 사람은 부끄러운 일이 더 많은데 참으로 인간적인 그의 모습을 보게 되었지요.
거지도 나누면 부자요, 부자도 나누지 못하면 거지라 합니다.
남을 위해 같이 울어줄 수 있는 사람, 사랑을 나누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이시대의 영웅입니다.
탈렌트 차인표, 김정하목사, 박선영의원!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강지처의 소중함 (0) | 2012.04.04 |
---|---|
눈비가 내린다. (0) | 2012.04.03 |
닮은 꼴 (0) | 2012.03.19 |
우리들의 만남, 그 어느 하루. (0) | 2012.03.18 |
봄꿈이 부풀고, 봄이 솟아 오른다. (0) | 2012.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