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일락사 2

추석 소요(逍遙)

깊어가는 가을, 길게 이어지는 추석연휴도 막바지, 밤중에 소낙비 요란했고 새벽부터 안개비 드리우니 산골마을은 고적(孤寂)하다. 오늘은 개천절! 그리고 43번째 맞는 우리의 결혼기념일. 의미는 찾아서 붙이기 나름인 것이니 내 나름 뜻 깊은 날이다. 우리는 생일 뭐 이런 날들을 따로 특별하게 기념하지는 않는다. 아내보다 일찍 일어나서 쌓인 설거지를 했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날이 궂으니 산행은 어렵고, 명절이라서 음식점은 제대로 문이 열리지 않을 것 같고, 문이 열린다 해도 걸쩍지근한 세상. 물에 담가놓은 도토리를 갈아 볼까나? 점심에는 새로 올라온 연한 머위 순을 뜯어다가 쌉싸롬한 향취를 취해야겠다. 저녁에는 KBS 2TV 10:30분 “나훈아 스페셜”을 봐야할지 아니면 같은 시간대 TV N의 영화“기생..

서산가야산길 걷기 / 원효깨달음길 (대곡리 ⇄ 개심사입구)

설날을 하루 앞둔 섣달그믐! 가벼운 배낭하나 걸머메고, 혼자만의 자유를 온전히 누리며 마음이 끌리고 발길이 닿는 대로 슬슬 산길을 걸었다. 세월이라는 것이 달력편집처럼 그렇게 단락이 지어지면서 슬라이드로 한 토막씩 착착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세밑이 되고 보니 착잡한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