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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산행

서산가야산길 걷기 / 원효깨달음길 (대곡리 ⇄ 개심사입구)

백수.白水 2020. 1. 24. 19:38


설날을 하루 앞둔 섣달그믐! 가벼운 배낭하나 걸머메고, 혼자만의 자유를 온전히 누리며 마음이 끌리고 발길이 닿는 대로 슬슬 산길을 걸었다. 세월이라는 것이 달력편집처럼 그렇게 단락이 지어지면서 슬라이드로 한 토막씩 착착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세밑이 되고 보니 착잡한 일들이 많다.

 

사람은 누구든지 혼자가 되었을 때 자신에 대해 가장 솔직해진다. 쓸쓸함에 젖어들어야, 사색의 여유가 생기고 자신과의 거침없는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산길에서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고, 잘 조성된 임도를 걷는 동안 승용차 3대가 나를 지나쳐간 것이 전부다.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기고, 한 번씩 소리도 질러보면서 말 그대로 유유자적(悠悠自適) 소요음영(逍遙吟詠)하였다.




내포문화숲길24개 코스 중에서예산 수덕사 당진 영탑사구간인 9군데(1.2.3.4.5.6.18.19.21)의 코스가 원효깨달음길이다.


지도에서 적색 선은 금북정맥길 예산덕산 너븐들고개 서산운산 무르티고개구간이고,

청색 선은 원효깨달음길 2구간(대곡리안내소 개심사입구)” 대곡리일락사까지의 길을 표시한 것이다.



원효깨달음길 2코스 http://www.naepotrail.org/?MenuID=11&mode=view&idx=2








출발점은 대곡리(깊은실)마을의 절 법등사 입구,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다가 사라지고 없는 길을 선택한 바람에 무진 애를 먹었다.

처음계획은 임도갈림길(황색선)에서 금북정맥의 485봉에 올라 사방을 조망한 후에 다시 내려와서원효깨달음길을 걷는 것이었다. 그런데 임도갈림길로 가다보니 법등사 앞에서 485봉 쪽으로 올라가는 임도가 보여 시간단축이 되겠다 싶었는데 한참 올라가보니 길은 폐가에서 끝이 나고 말았다.


올라온 시간이 아까워서 못 먹어도 go! 길 없는 길을 헤치고, 찾고 내가며 힘을 들였다.



치성(致誠)터와 샘의 흔적.




길인 듯 아닌 듯, 짐승발자국흔적인지 사람의 발길흔적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결국은 마음 끌리는 대로 발길을 내딛게 되는 것이 인생행로와 똑같다는 생각이다.

어느 길로 갈 것인가? 선택은 자유지만 결과도 역시 자기책임으로 받아들여야하는 것이 우리네인생이 아니던가? 모든 일은 자업자득인 것이지.




길은이란?  점(지점)과 또 다른 점(어느 지점)을 연결하는 선이다. 길은 내는 것이다.

스케치를 할 때 한번 그은 선에 가필(加筆)을 하면할수록 선이 선명하고 굵어지듯이, 길이란 것도 사람과 짐승의 발자취가 더해져야 눈에 선명히 드러나고 큰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큰 산길일수록 예로부터 사람의 왕래가 잦았던 교통의 요로(要路)였음은 당연하다.





내가 지도에 표시를 하지 않았지만 금북정맥길 485봉 바로 아래(맘쪽)470봉이 있는데,



결국 485봉과 470봉사이의 계곡으로 올라와 낙타 등 같은 고개(양옆으로 길 없는 鞍部)에서 리본이 매달린 길을 만났다.



470




470봉에서 산지사방(散之四方) 조망


초미세먼지영향으로 하늘이 탁하다. 해가 서쪽에 있어 동쪽을 바라보면 깨끗하지만 서쪽 등을 보면 역광으로 부옇게 찍혔다. 산 너울을 그윽이 감상한다고 생각으로 따로 산 이름를 설명하지 않는다.

다음에 꽃피고 쾌청한날 다시 올라와 사진을 찍을 것이다.

















사진좌측 앞 봉우리가 485봉.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면 가야산정상이다.



485



470봉에서 사방팔방(四方八方)조망하다























485봉에서 오른쪽 노란리본 쪽으로 가면 가양봉정상, 직진 길로 가면 지도에 표시한 임도갈림길이다









진달래나무가 밀집되어 꽃피는 계절이오면 볼만하겠다.









임도고개(갈림길)를 만났다.



쭉 가면 한서대학으로 가는 길.  시멘트포장길이 원효깨달음길이다.



여기부터가 원효깨달음길, 일락사까지 5km를 걸을 것이다.





오른쪽으로 가야산 줄기가 나지막하게 보인다.





임도고개에서 500m쯤 내려온 지점, 오른쪽으로 가야봉가는 길이 있다.











가운데 암봉이 석문봉(石門峰)





임도고개갈림길에서 2.1km지점에 전망대가 있다.



맑은 날이면 삼준산, 연암산, 천수만A지구방조제, 간월도, 안면도, 도비산이 보인다.



















일락사에서 2.48km지점, 석문봉으로 가는 길이 있다.







높은 봉우리가 일락산



가운데 안부가 사이고개, 오른쪽 높은 봉우리들이 석문봉에서 가까운 암봉들.




가운데 옴팡한 곳에 일락사가 보인다.









다 왔다. 일락사는 330m전방에 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3시간30분 동안 10km남짓 걸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