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추석 2

2021년의 추석.

옛 시절 큰일을 치를 때다 치던 차일(遮日: 요즘은 포장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을 앞마당 잔디밭에 치니 풍경과 분위기가 새롭다. 아래 펜션의 야경이 우리 집의 풍경이 되듯, 불을 밝힌 우리 집 모습은 펜션투숙객들의 그윽한 전망이 되었을 것이다. 추석연휴 큰 아들네가 2박3일을 함께했고 멀리 호주에서 살고 있는 작은아들 가족과는 화상상봉으로 그리움을 달랬다. 서해대교 – 해미 – 서산시가 보인다. 산수저수지에서 올려다보는 가야산 산에서 밤을 제법 주웠고 큰손자 우빈(13세, 중1) 키 높이가 나를 따라잡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내 얼굴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을 빼닮아간다. 호주 삼둥이 9.9일 첫돌이 지났다. 얼마나 짓궂게 노는지...

추석 소요(逍遙)

깊어가는 가을, 길게 이어지는 추석연휴도 막바지, 밤중에 소낙비 요란했고 새벽부터 안개비 드리우니 산골마을은 고적(孤寂)하다. 오늘은 개천절! 그리고 43번째 맞는 우리의 결혼기념일. 의미는 찾아서 붙이기 나름인 것이니 내 나름 뜻 깊은 날이다. 우리는 생일 뭐 이런 날들을 따로 특별하게 기념하지는 않는다. 아내보다 일찍 일어나서 쌓인 설거지를 했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날이 궂으니 산행은 어렵고, 명절이라서 음식점은 제대로 문이 열리지 않을 것 같고, 문이 열린다 해도 걸쩍지근한 세상. 물에 담가놓은 도토리를 갈아 볼까나? 점심에는 새로 올라온 연한 머위 순을 뜯어다가 쌉싸롬한 향취를 취해야겠다. 저녁에는 KBS 2TV 10:30분 “나훈아 스페셜”을 봐야할지 아니면 같은 시간대 TV N의 영화“기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