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 온 글

풍접화 / 이가림

백수.白水 2014. 5. 25. 09:48

풍접화 / 이가림

 

벌거벗은 바람이

살짝 손을 내뻗어

족두리꽃의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족두리꽃이

살짝 손을 내뻗어

바람의 맨살 허리를

몰래 휘어 감는

참 황홀한 애무의 한때를

전주 설예원(雪藝苑) 안마당에서

엉겁결에

나는 엿보았네.

 

그대 이름은 풍접화(風接花)

바람의 손길이 스쳐야

비로소

피가 도는 여인

이 천지간

저 혼자 몸부림쳐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아아,

살갑게 간질이는

바람의 수작(酬酌) 없이는

족두리꽃 한 송이 피어나지 못함을

전주 설예원 안마당에서

문득 나는 엿보았네.

 

 

족두리꽃은 여름에 핀다. 2012. 7.9일 찍었다.

 

나비가 날아 앉아 바람을 희롱하는듯....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모델 / 박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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