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꽃이라고.?
대문 안에 꽃을 피운 '수국'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마침 활짝 꽃을 피운 수국의 사진을 찍으려 대문 안에 있었는지라..내가 금새 대답을 했다.
밖을 넘겨 다 보았더니 양산을 쓴 아주머니들 두분이었다.
급한 짜증이 났지만...꽃을 보고 있던 마음이라 좋은 목소리를 내어 인사를 했다.
"네! 안녕하세요~ 어쩐 일들이세요?"
"꽃이 아주 탐스럽게 피었네요.."
"네! 이쁘게 피었습니다. 작년에 이렇게 많이 피지 않았는데..그런데 무슨 일이신지..."
"예! 요 앞의 절에서 나왔는데요.."
".........."
"가족들과 함께 우리 절에 나오세요!"
"초인종에 써 있는 글씨 못보셨어요?"
"보았는데요...절꽃을 키우시기에..."
"절 꽃이라니요?"
"그 수국이 절꽃이라구요..."
갑자기 핏대가 확 솟구쳤다.
"아주머니 그래요? 그럼 연꽃과 수국이 절꽃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옆에 피어날 장미는 어디 꽃입니까?"
"왜 화를 내세요?"
한 여자분은 가자고 잡아 끄는데 좀 뻔뻔하게 생긴 아줌마가 계속 맞장을 뜬다.
"초인종에 글을 읽었어요? 안 앍었어요? 내가 밖에 있었으니 그렇지 만약 안에서 나왔다면 혼나요.."
우리집 대문 옆 초인종은 이렇게 되어있다.
양산을 쓴 아주머니들이 자꾸 초인종을 눌러서 이렇게 했다.
OO교회에 나오시라는 분들...일단 읽어나 보시라고 파수꾼을 내미는 여호아와 증인의 아주머니들...
이젠 절에서도 양산을 들고 다닌다.
일부러 한눈에도 확실한 종교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 내고 있는데...
쉬는 날, 오수를 즐기고 있을 때도 초인종을 누르고...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화장실에 있을때도 누른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할 말만 하다가 아님 말고 하고 가 버린다.
사워를 하다가 뛰어 나왔을 때는 돌아 버린다...ㅡ,.ㅡ
수국이 절꽃이라는 말은 어렴풋이 들은 적은 있다.
그런데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면전에서 마치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왜 절꽃은 심느냐 이러는 것 같았다.
비오는 날에 빗방울에 젖은 꽃을 특히 이뻐해서 심은 수국인데 확 뽑아 버리고 싶은 걸 꾹 참는다.
이렇게 이쁘게 핀 수국이 뭔 죄가 있겠는가...
이날..흉해서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바보같은 수국 꽃 하나가 너무 크게 꽃을 피워 목이 부러졌다.
난, 이상하게 작은 쏯들이 좋다. 수국도 큰꽃이 아니다. 작은 꽃들이 모여 큰꽃초롬 보이는 것...
작년에는 가지치기를 잘못해서 인지...대문 안쪽의 아래에만 몇송이 꽃을 피웠었다.
한가지 배운 것은 절대로 꽃을 피우기 전에 가지치기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감나무와 마찮가지로 감이 열리고 난 후에 가지치기를 해야 하듯이..
수국도 꽃을 피우고 난 후에 가지치기를 해야 이듬해에 꽃이 많이 핀다.
다음은 아카시아 차례다. 이젠 내가 좋아하는 아카시아도 꽃을 피웠다.
포교, 전도하시는 아주머니들 제발 초인종 누르지 마세요..
수국이 꽃을 피운 집에 무서운 개(?)가 살고 있거든요.
*
첫사진을 제외하고 사진들 모두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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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의칼 사진 : 카메라 SIGMA DP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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