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유롭게, 자연처럼 자유롭게...

백수.白水 2011. 5. 31. 11:35

오월의 마지막 날.

푸석푸석 흙먼지 날리는 메마른 대지위에

아침부터 안개같은 비가, 아침이슬 같은 보슬비가

꽃잎처럼 가볍게 흩날립니다.

자연이 시골촌부에게 모처럼의 휴식을 줍니다.


육 개월 동안 매일아침 거르지 않고 쓰던 교도소로 보내는 편지.

어제부터 쓰지 않게 되니 마음이 이렇게 홀가분하고 가벼울 수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팔 개월 간의 구속에서 벗어났고

나는 일상에서 부여잡고 있던 끈을 놓아버리니 자유를 얻은 겁니다.

요즘은 수용시설도 현대화되어 좌변기가 설치되어 있고

다른 교도소 수형자들과 펜팔도 한다네요.

기뻐서, 쑥스러워서 그러겠지만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걸 보면

교도소라는 곳이 사람의 인성까지 뜯어고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내려놓는다는 것, 비운다는 것, 버린다는 것이

왜 필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농사를 시작하고 몇 년간은 완벽을 추구했었지요.

씨앗을 심어놓은 자리에 한군데라도 싹이 올라오지 않으면 속이 상해서

다시 빈자리에 씨앗을 뿌려 열심히 메웠고

까치나 고라니가 농작물을 해치면 열심히 올라 다니며 쫓아냈지요.

심는 것도 가급적 권장시기에 맞추려고 조바심을 하고...

그런데 그러한 집착과 서두름이 사람을 일에 얽매이게 하고

마음을 괴롭게 하더라구요.


어떤 이의 글을 보니 인도에서는 나이 육십이 되면 산에 올라가야 할 즉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나이라고 한다네요.

자연스럽게 사는 일, 자연과 함께 사는 일, 자연처럼 살려면

마음도 많이 비우고 버리고 욕심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뿌린다고 모두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까마귀와 까치와 고라니의 몫이 있고,

때로는 가뭄과 냉해 비바람이 즉 자연이 거두어 가기도 합니다.

심은 사람은 남아있는 몫만 거두면 되는 거지요.

내가 팔아먹을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안달하며 욕심을 부렸는지...

욕심과 서두름에 내 육신이 고달팠던 겁니다.


많이 버렸습니다.

농사도 느린 걸음으로 짓기로 했습니다.

금년부터는 마음이 편하고 여유롭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자연처럼 넉넉하게

때로는 마시고, 자주 나돌고, 자유롭게 쓰는 여유를 즐깁니다.

 

 

이맘 때면 대파에 꽃이 피고 이렇게 열매을 맺습니다. 열매 속의 까만씨를 뿌려 다시 번식을 시키지요. 

 

그런데 2층대파를 아시나 모르겠습니다. 꽃이 피어 날 자리에서 다시 대파가 자라고 있습니다.

2층에 자라는 파를 떼어내서 갈라 심으면 번식을 합니다.

 

어떤 놈은 3층까지 자랍니다. 대지가 좁지도 않은데 고층이라니요?.

몇층까지 올라 가는지 정확하게 관찰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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