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산행

퇴골수정산 단풍과 진달래

백수.白水 2015. 11. 9. 18:32

 

내일부터 준비해서 12() 김장을 하고 그 다음날 고향에 내려가 며칠 지내다 와야 된다.

오늘 말고는 딱히 감악산의 흐드러진 단풍을 구경할 시간이 없다.

아침부터 흐리고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간단하게 챙겨들고 길을 나섰다.

 

퇴골에 있는 수정산!

별로 높지 않아 오르기에 편하고 대신에 전망은 끝내준다.

이 산은 지도나 표지판에 나오지 않고 사람들의 입에도 오르지 않았다.

산을 오르다가 만난 연안이씨 종중묘지(묘비)에서 이곳의 위치를 파주시 적성면 수정산의 서향이라

표기하였기에 수정산 임을 알게 되었고 내가 이렇게 처음으로 써먹는 것이다.

 

 

 

 

입구에서 본 큰툇골, 아침안개가 걷히며 천상으로 오른다.

 

 

 

 

 

 

 

 

 

 

 

 

 

수정산 서록(西麓, 산의 서쪽 기슭)에 자리 잡은 연안이씨종중묘지. , , 서방이 산줄기에 둘러싸여 아늑하고 북방으로 전망이 트였다. 잘은 모르지만 늘 자리가 좋다는 느낌을 갖는다.

 

 

 

 

 

 

 

솔잎에 맺힌 빗방울이 구슬처럼 영롱하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과 아늑한 서식환경이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진달래꽃을 활짝 피웠다. 한두 그루가 아니라 능선 이곳저곳에 지천으로 피었다. 그간의 가뭄으로 꽃의 크기가 작은데 비가 제대로 내렸다면 가을단풍 속에 만나는 진달래능선! 정말 장관이겠다.

 

 

 

 

 

 

 

 

 

 

 

 

 

작은툇골이 끝나면서 막힌 골, 사실은 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오른쪽 맨 뒤끝에 살짝 보이는 파평산

 

 

 

 

 

 

 

 

 

 

 

 

 

 

 

 

감악산정상이 안개에 묻혀있다.

 

 

 

여름사진

 

 

 

 

멀리 보이는 산이 파평산이다.

 

 

 

 

맨 뒤에 있는 개성송악산을 줌으로 당겨보았다.

 

 

 

 

 

 

 

 

 

 

 

 

 

 

 

 

 

 

내가 거쳐 올라온 연안이씨 종중묘지가 내려다보인다.

 

 

 

 

 

 

 

감악산 정상엔 아직도 안개가...

 

 

 

 

 

 

 

 

<상처의 치유, 2014. 01. 11> 

 http://blog.daum.net/ybm0913/2574

 

지난가을 고샅 굴착공사 때 사방으로 내두르는 포크레인의 앞발에 채여 나무가지가 크게 다쳤다.

일그러진 생채기에서 몇날 며칠이나 맑은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무정세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생인손의 고통에

저 혼자 얼마나 몸부림치며 속울음을 울었을까.

 

세상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

눈물방울 상처에 내려앉아 종유석처럼 하얀 딱지가 되었다.

화해를 하겠다고 굳이 지난 상처를 헤집으며 자 잘못을 논하지 말거라.

속으로 참아내는 그 세월이 약이다.

 

보드라운 손보다 굳은살 박혀 거치러진 손이 더 예쁘고

쭉쭉빵빵 매끈한 것보다 참고 견뎌낸 세월의 흔적이 더욱 아름답다.

흉측하다 욕하지 마라.

 

상처에 배어난 송진이 굳어 옹이가 생기고 관솔이 된다.

관솔은 어두운 밤을 밝히고,

깨끗한 송판보다 옹이가 들어찬 목리문(木理文)을 더 치는 법이다.

 

 

 

 

하산 길에 외로이 적성시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한 기의 묘를 만난다.

묘비를 보니 연안이씨(1683-1748, 숙종시대)로 종중묘지에 묻힌 인물들보다 조금 후기의 인물로 보인다.

계곡과 산길을 걷는 동안 사람 하나 들짐승 한 마리 구경하지 못했다.

적막한 길에서 묘지를 만나면 옛 어른을 만난 것처럼 무지 반갑다.

언제 무엇을 하시던 분이었을까... 묘비를 자세히 살피게 되는데 합장묘가 많다.

죽어서도 생전처럼 금슬 좋게 지내라는 후손들의 바람일거다.

 

 

 

 

외롭지 마시라고 들국화 몇 송이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