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다가
금요일부터 기온이 뚝 떨어진 후 쌀쌀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처서가 지나고 김장채소 심은 때가 되었는데
너무 가물었던 관계로 땅이 푸석거려서
농협에서 배추모종을 받아놓고도 어찌해야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심을 자리에 거름을 뿌리고 골을 쳐놨는데
골에 상수도물을 끌어다 댈까...?
아니면 조루로 이랑에다가 골고루 물을 주고 심어볼까...?
비 예보는 없지만 천우신조 비를 기다려볼까...?
미적거리며 요 며칠 집주변정리와 잔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엊저녁부터 거친 바람이 불며 비가 내린다.
예보로는 아주 조금 내린다고 했지만 충분하고 넘치게 내리고 있다.
비가 그치고 진 고랑에 물기가 빠지면 배추모종을 내야겠다.
무씨를 뿌리고 알타리, 갓, 월동시금치, 대파, 쪽파씨도 뿌려야 한다.
사람들은 가뭄이나 홍수 지진 등의 천재지변으로 고난과 시련을 겪게 되면
‘하늘도 참 무심하다’하고
이렇게 폭염이 가시고 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면
‘천우신조(天佑神助)로 하늘이 도우셨다’고 한다.
큰 자연현상을 겪을 때마다
도덕경의 天地不仁以萬物爲芻狗(천지불인이만물위추구)라는 구절과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생각한다.
하늘은 세상만물이 느낄 호불호(好不好)와
받게 될 유불리(有不利)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늘 무심(無心)히 무위로 스스로의 법칙으로 작용을 하는 것이다.
고로 자연은 위대하고 불가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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